앵커: 북한 무역회사들이 중국에서 시내버스로 운행되던 디젤 중고차량들을 계속해서 밀반입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북한에서 버스로 사용하려는 것으로 보이는데 대북제재를 정면으로 위반하는 것이어서 문제가 될 수 있다고 현지 소식통들은 전했습니다.
김준호 기자가 보도합니다.
중국 단둥의 한 대북 소식통은 “요즘 단둥의 시내버스 회사들이 4~5년 전 시내버스를 천연가스 차량으로 교체하면서 차고에 방치했던 디젤 중고버스를 한두 대씩 야금야금 북한에 판매하고 있다”고 자유아시아방송(RFA)에 전했습니다.
소식통은 “사용기간이 5~6년 정도밖에 되지 않은 디젤 버스들은 폐차시키기에는 아까워 차고에 보관하고 있던 것인데 올 봄부터 북조선 무역기관들이 밀수를 통해 한두 대씩 사들여가고있다”면서 “오래 사용하지 않던 차량들이라 차량 내부를 다시 손보고 손상된 부분을 수리해 도색까지 하는데 약 2만위안의 경비가 들어가 대당 7만위안(약 1만 달러)에 팔리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소식통은 이어서 “북조선측에서는 많은 대수를 주문하고 있지만 대북제재를 피해 밀수로 들여보내기 때문에 한꺼번에 대량으로 보내지 못하고 일주일에 5대 정도를 넘긴다”면서 “최근 부쩍 강화된 중국 해관의 밀수 단속망을 피해야 하는 어려움이 있다”고 언급했습니다.
소식통은 또 “버스 한 대를 북조선으로 도강(밀수)하는 비용이 2만 위안에 달할 정도로 비싼 편인데도 밀수꾼들은 덩치가 커 단속의 위험이 큰 버스 도강 작업을 하기 싫어한다”고 덧붙였습니다.
소식통은 그러면서 “무슨 이유 때문인지 요즘 압록강 하구의 중국측 밀수단속이 강화되었다”면서 “이를 피해 수풍댐 상류 지점에 새로운 밀수 통로가 형성되었는데 이 곳에서도 밀수꾼들과 (밀수) 단속을 하는 중국해관과의 숨바꼭질이 계속되고 있는 실정”이라고 지적했습니다.
이와 관련 신의주의 한 주민 소식통은 “신의주의 시내버스들이 모두 낡아서 그런지 차량 배차 간격이 초창기에 비해 상당히 멀어졌다”면서 “차량 부품수입이 안 되다 보니 제때 수리를 못해 서있는 차들이 많기 때문으로 보인다”고 분석했습니다.
소식통은 “수리를 잘 해서 내부와 외관이 깨끗한 중국제 디젤 버스를 밀수로 들여오고 있다는 얘기는 들었는데 아직은 신의주 시내버스 중에서 그런 차량을 보지 못했다”면서 “아마도 지금 들여오는 차량은 신의주가 아닌 다른 도시에 배치되는 것 같다”고 설명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