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북-중 국경을 넘나들며 밀수품을 전문으로 운반하던 밀수선들이 일주일 전부터 모습을 보이지 않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북-중 당국의 묵인아래 주로 유엔 대북제재 품목을 실어 나르던 밀수선들이 갑자기 자취를 감췄다고 현지 소식통들은 전했습니다.
김준호 기자가 보도합니다.
북-중간의 밀무역 사정에 밝은 중국 단둥의 한 소식통은 “중국과 북조선 사이 해역에서 밀수 대행을 전문으로 하던 중국 선박들이 한주일 가량 전부터 모습을 감췄다”면서 “얼마 전까지 활발하게 움직이던 밀수 배들이 갑자기 왜 사라졌는지 그 배경이 궁금하다”고 자유아시아방송(RFA)에 밝혔습니다.
소식통은 “밀수 전문 선박들은 중국과 북조선 양국의 단속 기관과 연계를 갖고 밀수를 대행해주며 큰돈을 벌어왔다”면서 “이들 밀수꾼들이 일시에 잠적한 것은 북-중 양국의 밀수 단속 기관들 내부에 이상기류가 생긴 때문으로 짐작된다”고 말했습니다.
소식통은 이어서 “뚱강(東港) 일대에서 밀수선 여러 척을 보유한 채 활발하게 움직이던 북-중 밀수의 큰 손으로 꼽히는 쑹(宋)모 형제들이 일제히 잠적한 것으로 알려졌다”면서 “쑹모 형제들이 밀수선을 움직이지 못한다는 것은 다른 밀수선들도 함께 발이 묶였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언급했습니다.
소식통은 또 “이처럼 밀수선박들이 한꺼번에 모두 자취를 감춘 것은 지난 몇 년 동안 처음 겪는 일로 중국당국이 밀수 단속에 대한 엄중한 지시를 내리지 않고서는 이런 상황이 일어나기는 어렵다”고 주장했습니다.
소식통은 그러면서 “밀수 선박들이 일제히 활동을 멈추자 누구보다 다급해진 사람들은 제2경제산업(군수산업)에 필요한 물자를 밀수하던 북조선 군부 소속의 무역일꾼들과 북조선 수산물을 싼 값에 들여오던 뚱강의 수산물 업자들”이라면서 “이들도 역시 갑자기 전개되는 상황이 심상치 않다는 판단아래 납작 엎드려 눈치를 살피고 있는 형편”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이와 관련 단둥의 또 다른 소식통은 “중국 국경 경비대는 북조선 경비대처럼 국경 연선에 초소를 배치하고 밀수나 월경을 24시간 단속하는 것이 아니다”라면서 “일정한 시간 에 국경연선지역을 순찰을 돌며 감시를 하기 때문에 순찰 시간을 피해 밀수를 하고 있는 실정인데 이런 순찰 간격에 문제가 생긴 것일 수도 있다”고 전했습니다.
소식통은 “랴오닝 성과 인접한 국경은 물론 장백을 비롯한 지린성(길림성)과 인접한 국경지역 역시 밀수 단속이 엄중하다”면서 “북-중 국경을 넘나들며 보따리 장사를 하는 생계형 밀수꾼들도 요즘은 잔뜩 몸을 사린 채 상황이 호전되기를 기다리고 있다”고 강조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