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북-러정상회담이 열릴 것으로 알려진 러시아 블라디보스토크 시내가 삼엄한 경비와 통제하에 놓여있다는 소식입니다. 철도역 부근과 주요 도로, 교량 등에 대한 통행금지 조치가 취해졌으며 통제 구간과 지역에 대해서는 방송을 통해 주민들에게 자세히 통지되었다고 현지 소식통들은 밝혔습니다.
관련 소식 김지은 기자가 보도합니다.
러시아 블라디보스토크의 한 소식통은 23일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블라디보스토크 방문을 앞두고 일부 구간에서 교통이 전면 통제되고 있다”면서 “통행금지 구간과 시간 등 자세한 내용은 22일 현지 방송을 통해 주민들에게 전달되었다”고 자유아시아방송에 전했습니다.
소식통은 “이번 통제조치는 블라디보스토크 경찰과 정보부, 모스크바의 특수부대가 합동으로 진행하고 있다”면서 “통제 기간은 22일부터 26일까지인데 북-러 정상회담이 끝나는 25일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이 중국을 향해 출발하는 것과 동시에 사실상 통제가 해제될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습니다.
소식통은 또 “북-러정상회담을 계기로 통행이 금지된 구간은 러시아 블라디보스토크 철도역과 정상회담이 예정된 극동연방대학으로 가는 두 번째 다리(금각 2교)”라며 “회담장소로 예상되는 극동연방대학과 연결된 금각 2교와 맞닿은 바닷길도 전면 통제되고 있는 상황”이라고 지적했습니다.
소식통은 이어서 “교량에 대한 통제로 어제 (22일) 남한의 동해항을 출발하여 블라디보스토크항에 도착 예정이던 여객선 DBS크루즈가 하룻밤을 바다위에서 보내고 오늘(23일) 아침 8시경에야 항구에 들어왔다”면서 “일부 주민들은 북-러정상회담을 대비한다지만 경계가 지나친 것 아니냐며 불만을 제기하고 있다”고 덧붙였습니다.
소식통은 그러면서 “블라디보스토크 철도역과 일부 도로, 회담장으로 연결된 다리가 통제되고 있지만 공항은 전혀 통제되지 않고 있다”면서 “공항에 대한 경비가 없는 걸로 봐서는 김정은이 열차편으로 블라디보스토크에 오는 것이 확실시 된다”고 주장했습니다.
이와 관련 블라디보스토크의 또 다른 소식통은 같은 날 “현재 극동연방대학에는 한국학생 400여명이 유학중인데 이들과 5천명의 기숙학생을 포함하여 3만 명이 넘는 학생을 대학에서 전원 철수시키고 학교를 비운 채 주변지역을 철저하게 경비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소식통은 “북-러 정상회담을 앞두고 이곳 블라디보스토크에 파견된 북한근로자 문제가 다시 관심을 끌고 있다”면서 “북한 근로자들은 다른 나라의 근로자들에 비해 월등한 노동력을 인정받는데도 북한당국에 의한 과도한 착취, 열악한 근로환경 등 인권문제가 제기되어 러시아 당국이 올해 안에 철수시킬 것으로 알려졌기 때문”이라고 지적했습니다.
소식통은 이어서 “블라디보스토크의 건설현장에서 노동시간이 길고 기술이 좋은 반면 임금이 싼 북한근로자들은 상당히 인기가 있다”면서 “때문에 이번 북-러정상회담에서 북한 근로자 파견 문제가 어떻게 논의 될지에 대해 현지인들도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고 강조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