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북한 김정은위원장이 러시아대통령과 정상회담을 갖기 위해 러시아를 방문한다는 소식이 북한 매체를 통해 전해지면서 북한주민들의 반응이 엇갈리고 있다고 복수의 소식통들은 전했습니다.
북한 내부 소식 손혜민 기자가 보도합니다.
오늘(24일) 북한선전매체들은 최고지도자가 북러정상회담에 참석하기 위해 새벽 전용열차로 러시아를 향해 출발했다는 보도를 지체없이 보도했습니다. 2012년 집권한 김정은이 처음으로 러시아를 방문하고 북-러 수뇌회담을 갖는다는 소식에 북한 주민들의 반응이 엇갈리고 있다고 현지 소식통들은 밝혔습니다.
평안북도의 한 소식통은 24일 “(김정은)원수님이 로씨야련방 뿌찐대통령의 초청에 의하여 로씨야를 방문한다는 보도가 어제부터 오늘에 이어 연일 노동신문과 방송으로 전해지면서 주민들은 반가움을 드러내고 있다”면서 “요즘 로씨야산 밀가루가 남포항으로 들어와 널리 쓰이고 있다는 소문이 퍼지고 있었는데 (김정은이)로씨야를 방문한다는 보도를 들으니 헛소문이 아닌 것으로 밝혀졌다”고 자유아시아방송에 전했습니다.
소식통은 “4월에 들어서면서 대부분의 주민들은 비축했던 식량이 떨어져 햇감자가 나오는 6월까지 어떻게나 버텨야 하는 데 요즘 장마당 쌀값까지 오를 분위기여서 살아갈 걱정이 크다”면서 “그런데 최고존엄이 로씨야에 갔으니 로씨야산 밀가루가 들어와 쌀값을 끌어 내릴 것이라는 희망으로 한시름 놓는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같은 날 평안남도의 한 소식통은 “로씨야에서 밀가루가 들어오든 말든 신경을 쓰지 않는다“면서 “지금까지 상당한 량의 밀가루가 로씨야에서 들어왔지만 일반 주민들에게는 전혀 공급되지 않았다”고 덧붙였습니다.
이와 관련 평성사범대학을 졸업하고 교사로 일하다 중국에 나온 한 사사여행자는 24일 “지난해에 이어 올해 네 번이나 중국 주석과 만났던 최고존엄이 이번에는 로씨아를 방문한다는 소식을 어제(23일) 알게 되었다”면서 “왜서인지 60년대 중소분쟁으로 곤란을 겪던 우리나라 역사가 떠올라 불안한 마음이 들었다”고 지적했습니다.
소식통은 “60년대 당시 우리 수뇌부는 개인숭배를 비판하고 사회주의 정치경제를 재편하려는 소련공산당 지도부의 움직임을 ‘수정주의자’로 비판하면서 중국과 관계 개선을 이어나갔다”면서 “하지만 이후 중국과도 갈등을 빚게 되자 중앙에서는 사상사업에서 수정주의와 교조주의를 없애고 주체를 세우라고 강조했는데, 지금 우리나라가 또 러시아와 가까워 진다면 중국이 어찌 생각할지 걱정된다”고 언급했습니다.
소식통은 “얼마전만해도 선전매체들은 조-중 두나라는 순치의 관계라고 선전하면서 중국과의 경제협력 재개에 희망을 걸고있었는데 이번에 최고존엄이 로씨야대통령을 만나려 갔다는 것은 자칫 중국의 심기를 건드릴 수도 있는 일”이라면서 “중국과 로씨야 간에 갈등이 재연된다면 우리나라 정세는 더 혼란스러워 질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한편, 밀가루를 비롯한 식량이나 식품은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의 대북제재 대상이 아닙니다. 앞서 지난 3월 북한은 러시아에 밀 10만톤을 지원해달라고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고 이에 러시아는 5만톤을 북한에 지원하기로 하고 이미 일부 지원이 이뤄졌습니다. 지난달 4일 북한 주재 러시아 대사관 측은 청진항에 러시아(가) 지원한 밀 2천 여톤이 하역됐다고 전했고 이달 초 북한 관영 언론도 러시아가 기증하는 밀이 2일 흥남항에 도착했다고 보도한 바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