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군 단독 DMZ 유해발굴 시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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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북한이 비무장지대(DMZ)에서의 남북 공동유해발굴에 공식 답변을 하지 않고 있는 가운데 한국군이 단독으로 유해발굴작업에 착수했습니다.

서울에서 홍승욱 기자가 보도합니다.

한국 국방부가 1일 한국군 단독으로 강원도 철원 비무장지대(DMZ) 남측 지역에서 남북 간 6·25전쟁, 즉 한국전쟁에서 숨진 한국군과 북한군의 유해발굴 작업에 착수했습니다.

지난해 9월 남북이 군사합의를 통해 공동유해발굴을 시작하기로 한 날이지만 북한이 소극적인 태도로 침묵을 지키고 있어 불발된 겁니다.

노재천 한국 국방부 부대변인 :한국군은 오늘부터 군사분계선 이남지역 화살머리고지 일대에서 향후 실시될 남북공동 발굴작업에 대비한 사전 준비 차원에서 작년에 이은 추가 지뢰 제거 및 기초 발굴 작업을 진행할 예정입니다.

국방부는 향후 북한이 호응해 올 경우 즉각 남북 공동발굴로 전환할 수 있도록 준비 작업을 하는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한국군 단독으로 이뤄지는 유해발굴 작업에는 발굴단 100여 명이 투입됩니다.

비무장지대 남측 지역을 관할하는 한국 육군 5사단장이 발굴작업을 총괄하고 한국 국방부 유해발굴감식단장도 지원에 나설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앞서 남북은 공동유해발굴 사전 작업으로 지난해 말까지 지뢰제거 작업을 진행했고 발굴 지역을 남북으로 잇는 전술도로도 만들었습니다.

하지만 지난 2월 하노이회담 결렬을 전후해 북한이 소극적인 태도를 보이면서 9·19 남북군사합의 이행도 답보 상태에 빠졌습니다.

지난달 한국 국방부가 남측 유해발굴단 구성을 완료했다고 북한에 통보했지만 답변이 없는 상황입니다.

역시 9·19 남북군사합의 사항인 한강하구 민간선박 자유항행도 북한 측 협조가 이뤄지지 않아 결국 연기됐습니다.

비무장지대 공동유해발굴과 한강하구 민간선박 자유항행은 9·19 남북군사합의에 시행 일자를 명시한 합의사항 가운데 첫 불이행 사례가 됐습니다.

좀처럼 실마리를 찾지 못하는 군사합의 이행 방안을 마련하자며 한국 국방부가 남북 군사회담을 제의했지만 북한은 역시 묵묵부답입니다.

한국 내 전문가들은 미북관계가 잘 풀려야만 남북관계에도 성의를 보여온 것이 북한의 전통적인 태도였다면서 이번에도 역시 그러한 기조가 이어지고 있다고 분석합니다.

신범철 아산정책연구원 안보통일센터장 :미북대화가 재개돼야 할 것입니다. 미북 간 실무협상 등에서 미북대화 재개가 이뤄져야 남북관계에도 북한이 성의를 보일 것인데 지금은 대화 자체가 닫혀 있잖아요. 실무협상이든 고위급대화든 미북대화가 재개되는 시점이 남북 간 합의사항 이행이 되는 시점이라고 평가하고 있습니다.

한편 한국 통일부는 개성 남북공동연락사무소에 북한 측 인원들이 복귀한 이후에도 모습을 보이지 않았던 김광성 소장 대리가 연락사무소에 복귀해 근무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현재연락사무소에 근무하는 북측 인원은 10명 정도로 지난달 22일 철수하기 이전 수준을 회복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