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 한국 정부가 동해 NLL, 즉 북방한계선을 넘어와 예인 조치한 북한 소형 목선과 선박에 타고 있던 선원 3명을 모두 북한으로 돌려보냈습니다.
서울에서 홍승욱 기자가 보도합니다.
지난 27일 늦은 밤 동해 NLL, 즉 북방한계선을 넘어 한국 군 측에 예인 조치된 북한 소형 목선.
한국 정부는 29일 오후 3시 반쯤 목선과 선원 3명 전원을 북한 측에 인계했다고 밝혔습니다.
이상민 한국 통일부 대변인 : 기본적으로 한국 정부는 북한 주민의 자유의사에 따라서 송환을 결정했고 이에 따른 필요한 대북조치를 시행한 바 있습니다.
북한 선원들은 조사 과정에서 항로를 착오해 NLL을 넘었으며 한국으로 귀순할 의사는 없다고 진술했고 한국 통일부는 이날 아침 개성 남북공동연락사무소를 통해 관련 내용을 담은 대북통지문을 전달했습니다.
해당 목선이 NLL 이남으로 넘어온 지 이틀 만에, 한국 군 당국이 예인 후 조사를 벌인 지 하루 만에 신속하게 송환 결정이 난 것입니다.
앞서 북한 소형 목선이 지난달 강원도 삼척항까지 내려왔을 당시에는 북한으로 돌아가겠다는 의사를 밝힌 선원 2명을 월선 사흘 만에 귀환 조치한 바 있습니다.
한국 합동참모본부에 따르면 해당 목선은 지난 27일 밤 10시쯤 동해 NLL 북방 5.5킬로미터 해상에서 한국 측 감시체계에 최초로 포착됐고 밤 11시 반 쯤에는 NLL을 넘어 다음 날 새벽 한국 군 측에 예인됐습니다.
합참은 목선이 지난 25일 새벽 강원도 통천항에서 출항해 동쪽으로 약 157킬로미터 지점에서 사흘 동안 오징어 조업을 했고 27일 오전 불빛이 보이는 곳을 원산항으로 착각해 잘못된 방향으로 이동하면서 남측 해역으로 들어오게 됐다고 설명했습니다.
경운기 엔진을 장착한 길이 10미터짜리 목선에는 그물과 어구, 오징어 등이 실려 있었고 휴대전화 1대, 개인 의류, 식기류와 음식물 등 실제 조업한 흔적도 발견됐다고 밝혔습니다.
당초 선원 3명 가운데 1명이 입고 있었던 것으로 알려진 군복은 장마당에서 직접 원단을 구입해 만든 것으로 선원 가운데 군인은 없는 것으로 확인됐고 예인된 목선은 ‘군 소속 부업선’인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합참은 해당 목선이 예인 당시 돛대에 흰색수건을 걸고 있었던 것과 관련해 “흰색 천은 출항 시부터 부착돼 있던 것으로 대형 선박들과의 충돌 예방을 위해 통상적으로 부착해온 것이라는 진술이 있었다”고 설명했습니다.
또 선원들의 진술 내용과 전원이 송환 요청을 한 점, 선박 검사 결과 등을 토대로 종합 판단한 결과 대공 혐의점은 없는 것으로 판단했다고 밝혔습니다.
노재천 한국 국방부 부대변인 : 대공 용의점이 없는 것으로, 현재 합동조사 결과에 대해서는 정리 중인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합참에 따르면 동해에서 NLL을 넘어 불법조업을 하다 적발돼 퇴거 조치된 북한어선은 지난 5월 31일부터 7월 14일까지 모두 380여 척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의 40여 척에 비해 8배 넘게 늘었습니다.
이 같은 현상과 관련해 한국 내에서는 안보 공백이 발생한 것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오고 있습니다.
아울러 한국 정부가 충분한 조사 없이 성급하게 북한 선원들을 돌려보낸 것 아니냐는 비판도 제기됩니다.
한국의 제1 야당인 자유한국당은 28일 논평을 통해 “동해가 손쉽게 드나들 수 있는 경계의 구멍으로 전락해 버린 것은 아닌가”라며 “석연찮은 점들이 있는 만큼 한국 정부는 한 점의 의혹도 남지 않도록 철저히 조사하고 결과를 투명하게 공개해야 한다”고 밝혔습니다.
또 다른 야당인 바른미래당도 논평에서 “북한의 눈치를 보거나 정보의 왜곡이 있어서는 안 된다”며 “항로와 진술, 정황 등을 정밀하게 조사해야 하고 한 치의 빈틈이나 실수도 있어서는 안 된다”고 촉구했습니다.
이런 가운데 북한에 나포된 러시아 어선에 승선한 한국인 선원 2명이 억류 11일 만에 무사히 한국으로 돌아왔습니다.
한국 통일부에 따르면 28일 러시아 어선 ‘샹 하이린 8호’가 같은 날 오후 1시쯤 한국인 2명과 러시아인 15명 등 선원 17명 전원을 태우고 속초항에 입항했습니다.
귀환한 한국 국민 2명의 건강이 모두 양호한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한국 정부는 구체적인 단속 경위 등에 대한 관계기관 합동정보조사를 벌였습니다.
앞서 러시아 국적의 300톤급 홍게잡이 어선 ‘샹 하이린 8호’는 지난 16일 속초항을 출발해 러시아 자루비노항으로 향하던 중 기관 고장으로 표류하다가 17일 동해상 북측 수역으로 넘어가 억류돼 왔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