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내 야생멧돼지 ASF 바이러스, 북한 거쳐 유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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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한국 내 야생멧돼지 아프리카돼지열병이 북한을 거쳐 비무장지대 인근 접경지역을 통해 유입된 것이라는 조사 결과가 나왔습니다.

서울에서 서재덕 기자가 보도합니다.

한국 환경부 소속 국립환경과학원은 7일 한국 내 야생멧돼지 아프리카돼지열병(ASF)의 발생 원인과 전파경로 등을 분석한 역학조사 중간결과를 발표했습니다.

국립환경과학원은 이날 기자설명회에서 한국 내 야생멧돼지 ASF는 러시아와 중국에서 유행하던 바이러스, 즉 비루스가 비무장지대(DMZ) 인근 접경지역을 통해 유입된 것으로 추정된다고 밝혔습니다.

유승도 한국 국립환경과학원 환경건강연구부장: 한국 내 야생멧돼지에서 검출된 500여 건의 ASF 바이러스가 모두 유전형Ⅱ 타입으로 러시아, 중국의 야생멧돼지나 사육돼지에서 검출되고 있는 바이러스와 동일한 겁니다.

국립환경과학원은 북한의 ASF 유전형의 경우 아직 국제적으로 보고되지 않았지만 북한 내 ASF가 발병한 만큼 북한이 같은 유전형의 ASF를 전파하는 데 중간다리 역할을 했을 것이라고 판단했습니다.

앞서 북한은 지난해 5월 30일 OIE, 즉 세계동물보건기구에 ASF 발생 사실을 공식 보고한 바 있습니다.

국립환경과학원은 실제로 한국 내 ASF 초기 발생지점을 살펴보면 철원과 연천, 파주 모두 남방한계선 1킬로미터 이내였으며 지난 2월에 실시한 비무장지대 환경조사에서도 ASF 바이러스가 검출됐다고 설명했습니다.

이번 역학조사는 지난해 10월 2일 야생멧돼지 폐사체에서 처음으로 ASF가 확인된 이후 한국 내에서 발생한 585건을 대상으로 진행됐습니다.

이와 관련해 ASF와 코로나19, 즉 신형 코로나바이러스(비루스) 등 감염병 확산을 막기 위해 북한과의 보건협력이 필요하다는 것이 한국 정부의 기본 입장입니다.

한국 정부는 문재인 한국 대통령의 3·1절 기념사 등을 통해 북한에 방역협력을 거듭 제안하고 있지만 북한은 현재까지 별다른 응답이 없는 상황입니다.

여상기 한국 통일부 대변인(지난 6일): 북한과 방역협력과 관련해선 북한의 호응이 필요하기 때문에 한국 정부가 내부적으로 종합적인 검토를 하고 있습니다만 아직까지 실행 단계에 있는 것은 없다고 보시면 될 것 같습니다.

미국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김정은 위원장에게 보낸 친서와 국무부, 재무부의 공식 입장을 통해 북한에 신형 코로나 관련 협조 의사를 밝혔지만 북한은 별다른 반응을 보이지 않고 있습니다.

북한은 지난 2월 2일 자국 내 신형 코로나 확진자가 발생하지 않았다고 주장한 이후 여전히 같은 입장을 유지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