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진핑 방북…평양서 북중 정상회담 개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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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 시진핑, 습근평 중국 국가주석과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평양에서 정상회담을 가졌습니다. 중국 최고지도자의 방북은 14년만입니다.

서울의 목용재 기자가 보도합니다.

시진핑, 습근평 중국 국가주석은 20일 취임 이후 처음으로 평양을 방문했습니다. 중국 최고지도자의 방북은 지난 2005년 10월 후진타오, 호금도 전 국가주석 이후 14년만입니다.

중국 외교부는 시 주석과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이날 정상회담을 가졌다고 밝혔습니다. 시 주석과 김 위원장 간의 정상회담은 이번이 다섯번째입니다.

양 정상은 정상회담에서 북중관계 발전을 위한 방안을 논의했습니다. 한반도 비핵화와 관련한 문제 등도 논의했을 것으로 관측됩니다.

중국중앙방송(CCTV)에 따르면 시진핑 주석은 이날 정상회담에서 “한반도 문제의 정치적 해결 추진을 지지한다”며 “중국은 한반도 비핵화 실현을 위해 적극적인 역할을 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이에 김정은 위원장은 “지난 1년간 북한은 한반도 긴장 완화를 위해 적극적인 조치를 취했지만 유관국의 적극적인 반응을 얻지 못했다”면서 “북한은 인내심을 유지하며 유관국과의 한반도 문제 해결에 성과가 있길 원한다”고 말했습니다.

루캉 중국 외교부 대변인도 이날 정례 기자설명회에서 “양 정상은 공동의 관심사와 양국관계, 미래 발전을 위한 중대한 문제에 대해 의견을 교환했다”며 “시 주석의 이번 방북이 양국관계 발전을 올바른 방향으로 이끌기를 바란다”고 밝혔습니다.

북중 정상회담 결과에 대해서는 적절한 시기에 발표하겠다는 입장도 덧붙였습니다.

중국 매체들에 따르면 시진핑 주석과 펑리위안 여사가 탑승한 전용기는 이날 정오쯤 평양 순안공항에 도착했습니다. 당쉐샹 중국 공산당 중앙판공청 주임과 양제츠 외교담당 정치국원, 왕이 외교 담당 국무위원 겸 외교부장, 허리펑 국가발전개혁위원회 주임 등이 시 주석을 수행했습니다.

김정은 위원장과 리설주 여사는 순안공항에 나와 시 주석 내외를 직접 영접했습니다. 시 주석의 방북을 환영하는 행사에는 1만여 명의 북한 주민들이 동원됐습니다.

중국 매체들에 따르면 북한은 시 주석을 역대 최고 수준으로 예우했습니다. 북한은 평양 순안공항에서 한 차례 대규모 영접 행사를 진행한 뒤 금수산태양궁전 광장에서도 시 주석을 환영하는 별도의 행사를 개최했습니다.

북한의 고위 인사들도 대거 동원돼 평양 순안공항에서 시진핑 주석 내외를 맞이했습니다. 시 주석을 맞이하기 위해 나온 북한의 고위 인사들 가운데 ‘숙청설’이 제기됐던 김영철 노동당 부위원장의 모습도 포착됐습니다.

이 자리에는 김여정 당 제1부부장과 박봉주 국무위원회 부위원장 등 북한의 고위 인사들이 함께했습니다.

이런 가운데 한국 청와대는 이날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상임위원회를 열고 시 주석의 방북 동향에 대해 논의했습니다. 또한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를 위한 미북협상이 조속히 재개될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라는 점도 강조했습니다.

한국의 고민정 청와대 대변인은 북중 정상회담을 계기로 북핵 문제 해결 구도가 남북미 3자에서 중국이 포함된 4자 형태로 바뀔 가능성에 대해 “어떤 새로운 방식이 나올지 예단하기 어렵지만 결국 미북 간에 문제를 풀게 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한국 외교부는 이번 북중 정상회담이 한반도 평화 정착에 기여하길 기대한다는 입장을 재확인했습니다.

김인철 한국 외교부 대변인 : 시 주석은 지난 19일 노동신문 기고문에서 한반도에 평화와 대화의 대세가 형성됐고 한반도 문제와 관련한 대화와 협상이 진전을 이루도록 공동으로 추동할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한국 정부는 시 주석의 이번 방북이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와 항구적 평화 정착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합니다.

일본 정부는 중국으로부터 시 주석의 방북 결과에 대해 설명을 듣고 싶다는 입장을 밝혔습니다.

스가 요시히데 일본 관방장관은 이날 기자설명회에서 “시 주석의 방북에 대해 관심을 갖고 관련 정보를 수집, 분석하려 힘쓰고 있다”며 “이와 관련해 중국으로부터 적절한 설명을 듣고 싶다”고 말했습니다.

시진핑 주석은 방북 마지막 날인 21일 북중 친선의 상징인 북중 우의탑을 참배하고 김 위원장과 오찬을 겸한 회담을 가진 뒤 귀국할 것으로 보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