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IE “북 돼지열병, 백신 부재로 확산방지 어려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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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 세계동물보건기구(OIE)는 북한에서 지난 5월 처음 발병이 보고된 아프리카 돼지열병과 관련해 "백신이 없어 확산을 막는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김소영 기자가 보도합니다.

세계동물보건기구(OIE)는 지난 10일 북한의 최근 돼지열병 상황을 묻는 자유아시아방송(RFA) 질문에 “5월 30일 북한이 공식적으로 보고한 내용 외에 추가된 내용은 없다”고 전했습니다.

북한은 당시 이 기구에 자강도 우시군 소재 복상협동농장에서 아프리카돼지열병이 1건 발생했다고 보고한 바 있습니다.

세계동물보건기구는 다만 북한 당국의 관련 부처에서 돼지열병의 통제와 예방 조치를 이행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전했습니다.

지난달 24일 한국 국가정보원 측은 북한에 돼지열병이 퍼지면서 막대한 피해를 입고 있는 것으로 파악했다고 밝혔습니다. 한국 국회 이혜훈 정보위원장의 말입니다.

이혜훈 정보위원장 : '평안북도에 돼지가 전멸했다. 아예 돼지가 다 없어졌다. 그래서 고기 있는 집이 없다' 그런 불평이 나올 정도로...

한국 국가정보원은 이달 9일에도 “북한은 발병돼지 살처분, 돼지고기 유통 전면금지 등의 조치를 취하고 있지만 7월 이후 여러 지역에서 지속적으로 발병하고 있다”며 “북한 지역에 돼지열병이 상당히 확산됐다는 징후가 있다”고 보고했습니다.

세계동물보건기구는 돼지에게만 발생하는 바이러스성 질병인 아프리카 돼지열병에 대한 백신이 없기 때문에 북한 내 질병 통제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전했습니다. (Unfortunately, in the absence of a vaccine, the control of the disease has become very challenging for the region.)

이 기구는 바이러스에 대한 효과적인 백신 부재로 질병의 확산을 막기 위해서는 예방이 필수적이라고 강조했습니다. 그러면서 아프리카 돼지 열병이 발생한 지역 농장 직원이나 돼지고기 식품 운송자 등 관련자들이 특히 예방에 가장 큰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세계동물보건기구는 한국에서 발생한 돼지열병이 북한으로부터 넘어온 것이 아니냐는 주장과 관련해 현재 한국 정부가 감염 경로에 대해 조사 중에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이어 지난 7일 한국 정부가 이 기구에 제출한 최근 후속 보고서를 인용해 “한국 당국이 현재 역학조사를 진행 중이며 감염의 원인은 아직 알려지거나 결론이 나지 않았다”고 전했습니다.

지난 2일에는 한반도 DMZ, 즉 비무장지대 중간을 잇는 군사분계선에서 멀지 않은 곳에서 돼지열병에 감염된 멧돼지 폐사체가 발견되면서 야생 멧돼지 또는 분변이 북한에서 넘어와 바이러스를 퍼트린 것 아니냐는 주장도 나오고 있습니다.

아프리카 돼지열병은 현재까지 한국에서 강원도 철원군과 인접한 경기도 연천군을 비롯한 4개 지역 14개 농장에서 발병했습니다.

한편 미국 일간지 월스트리트저널은 지난 2월 하노이 2차 미북정상회담 이후 남북한 간 분위기가 경색되면서 아프키라 돼지열병 통제에 대한 남북 협력이 이뤄지지 못하고 있다고 9일 보도했습니다.

신문은 그러면서 지난 2007년 구제역 발생 당시 남북이 함께 감염 예방과 통제에 나섰던 것과 대조를 이룬다고 전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