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 북한 노동당 39호실이 관여한 북한의 불법적인 대북 제재 회피 활동을 심층 취재한 기록영화가 독일에서 제작돼 방영됐습니다. 양희정 기자가 전해드립니다.
세바스찬 바이스(Sebastian Weis) 감독은 자신의 기록영화 ‘39호실’이 3일 독일 공영방송 체트데에프(ZDF)를 통해 첫 선을 보이게 됐다고 자유아시아방송(RFA)에 이날 밝혔습니다.
바이스 감독 : 북한 김정은의 '39호실'은 무기 거래, 마약 밀수, 화폐 위조, 보험 사기, 해외 북한 식당 종업원의 노예노동 등 각종 불법활동을 통해 북한 지도부가 대북 경제 제재를 회피하고 불법 자금을 마련하는 일을 돕고 있습니다. '39호실'이 북한 내 1천 여 개의 기업을 통제하며 불법 수출 등에 관여해 외화를 벌어 들이고 있는 것으로 파악했습니다.
독일 체트데에프(ZDF) 방송은 3일 저녁 ‘39호실’과 더불어 북한 정권을 지탱시키는 요소는 무엇인지를 보여주는 ‘북한의 7개 기둥들’ 등 북한의 정치와 사회에 관한 기록영화 총 7편을 방영했습니다.
바이스 감독은 세계에서 가장 가난한 나라 중 하나인 북한 독재 정권이 어떻게 외화를 마련해 핵 개발로 미국에 도전할 수 있었는지를 파악하기 위해 ‘39호실’을 제작했다고 설명했습니다.
그는 그러면서 지난 2018년 중반부터 지난해 말까지 캄보디아(캄보쟈), 한국, 중국, 미국, 폴란드(뽈스카)는 물론 북한까지 방문해 관련 조사와 촬영을 했다고 덧붙였습니다.
바이스 감독은 특히 캄보디아 시엠립의 북한 식당에서는 유학생을 종업원으로 고용해 임금을 지불하지 않은 채 착취하고 있는 정황을 포착했다고 자유아시아방송(RFA)에 밝혔습니다.
바이스 감독 : 여종업원 중 한 명이 저희에게 그 식당 여종업원들은 인근 예술학교에 유학 온 북한 학생으로 인턴 즉 견습생이기 때문에 임금을 받지 않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바이스 감독은 예술학교 유학생이라는 이 식당 종업원들은 악단과 연주와 노래를 하기도 하고 음식도 나르고 있었다고 전했습니다.
바이스 감독은 ‘39호실’이 연간 사용하는 비자금 규모는 정확히 알 수 없지만 제재에도 불구하고 수 억 달러에 달하는 것으로 본다고 말했습니다.
특히 ‘39호실’ 취재팀은 북한 관리 등 현지 취재를 통해 북한 내에 수백 개의 의류 공장이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고 주장했습니다.
바이스 감독 : 북한 내 의류 생산 규모가 상당한 것을 파악했습니다. 저희는 이들 공장에서 생산된 의류가 아직도 중국으로 수출돼 서방세계로 흘러갈 가능성도 있다고 보고 있습니다.
대북 제재로 인해 중국 당국이 2017년 이후 북한과의 수출입 내용을 제대로 기록하지 않고 있지만, 중국이 아직도 의류 원자재를 북한에 수출해 완성품을 재수입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바이스 감독은 주장했습니다.
앞서 바이스 감독은 2018년 독일의 칼 기어스토퍼(Carl Gierstorfer) 감독 등과 함께 북한 해외 파견 노동자의 노예 노동을 파헤친 기록영화 ‘북한의 비밀 노예: 외화벌이 영웅들(North Korea’s Secret Slaves: Dollar Heroes)’을 제작했습니다.
2년 여에 걸쳐 제작된 이 작품은 전 세계 수 십여 개국에서 방영되었고, 제59차 몬테카를로 텔레비전 축제 기록영화 부문 최고상을 수상하기도 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