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대기오염으로 인한 아동 사망률이 남북한 간 현격한 격차를 보인다는 유엔 보고서가 처음 공개됐습니다. 지예원 기자가 보도합니다.
세계보건기구(WHO)는 대기오염이 아동 건강과 생존에 얼마나 큰 악영향을 미치고 있는지 국제사회가 간과하고 있다고 우려했습니다.
이 기구는 29일 발표한 ‘대기오염과 아동 건강’(Air Pollution and Child Health: Prescribing Clean Air) 보고서를 통해 대기중 초미세먼지로 인한 아동 사망의 거의 대부분이 저∙중소득국가(LMIC)에 집중돼 있다면서 이와 같이 밝혔습니다.
이와 관련, 테드로스 아드하놈 게브레예수스(Tedros Adhanom Ghebreyesus) 세계보건기구 사무총장은 30일 스위스 제네바 세계보건기구 본부에서 대기오염과 건강을 주제로 사상 처음 열린 국제회의(First Global Conference on Air Pollution and Health: Improving Air Quality, Combatting Climate Change – Saving Lives) 개회사에서 대기오염이 전 세계 어린이들의 건강을 위협하고 있다고 우려했습니다.
게브레예수스 사무총장 : 일부 아동들은 태아 및 어린 나이에 대기오염에 노출됐기 때문에 완전한 잠재력을 발휘하지 못할 것입니다. (Some of our children will not reach their full potential because of exposure to air pollution in the womb and early lives.)
이 보고서는 대기오염이 어린이들의 신경발달 장애, 비만, 폐기능 손상, 폐렴, 천식, 중이염, 백혈병을 비롯한 소아암 등 여러 방면에서 건강을 해친다고 강조했습니다.
또한, 빈곤은 대기오염이 건강에 미치는 악영향을 더 심화할 수 있는데, 이는 적절한 정보와 치료, 그리고 여타 의료 서비스에 대한 접근이 제한되기 때문이라고 이 보고서는 설명했습니다.
아울러, 이 보고서에 따르면 실내외 초미세먼지에 대한 노출과 이와 관련된 질병으로 사망한 남북한 아동 비율이 현격한 차이를 보였습니다.
2016년 기준 5세 미만 북한 아동 10만 명당 사망률은 39.4명으로, 같은 조건 남한 아동 10만 명당 사망률인 0.3명보다 무려 120배 이상인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이와 마찬가지로 2016년 기준 5세에서 14세 북한 아동 10만 명당 사망률은 1.3명인데 비해, 남한의 경우 사망률은 전무한 것으로 집계됐습니다.
이런 가운데, 북한의 사정은 아프리카 대륙의 저∙중소득국가보다는 사정이 다소 나은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아프리카 저∙중소득국가 아동 10만 명당 사망률은 5세 미만인 경우 무려 184.1명에 달해 같은 조건 북한 아동 사망률 39.4명보다 4배 이상 웃도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이와 비슷하게, 5세에서 14세 아동의 경우 아프리카 저∙중소득 국가 10만 명당 사망률은 12.9명으로 북한의 1.3명보다 약 10배나 높은 것으로 집계됐습니다.
한편, 세계보건기구는 올해 사상 처음으로 대기오염과 아동 건강을 주제로 한 보고서를 발표했다면서, 앞으로 2-3년마다 이 보고서를 수정해 주기적으로 발표하는 것을 고려하고 있다고 30일 자유아시아방송(RFA)에 전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