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당국의 시장폐쇄 조치와 화폐개혁 등으로 인해 생계가 어렵게 된 주민들 속에서 반체제 기운이 급속하게 확산되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정영 기자가 보도합니다.
최근 들어 북한에서 취해진 화폐개혁과 장마당폐쇄, 외화사용금지 등으로 살길이 막힌 주민들 속에서 반 김정일 기운이 고조되고 있습니다.
특히 국경지역을 비롯한 큰 도시 주민들 속에서는 김정일 위원장에 대한 존칭어를 사용하지 않고 이름을 막 부르는 현상과 권력기관원들에게 맞서 싸우는 사례들이 늘었다고 익명을 요구한 한 내부 소식통이 3일 자유아시아방송(RFA)에 전했습니다.
“이전에는 (주민들이)좀 옹호해왔는데, 이제는 ‘김정일’, ‘김정일’이라고 존칭어도 부르지 않고 막 부르고 완전히 이제는 사람들이 싸움도 이판사판 막 나갑니다”
과거에는 김정일을 가리켜 ‘장군님’이라고 불러왔던 국경지역 주민들이 이제는 이름을 거리낌 없이 사용하고 “이젠 악밖에 남지 않았다. 이판사판 해볼 테면 해보자”고 벼르고 있다고 이 소식통은 말했습니다.
함경북도 가족들과 연락하고 있는 한국 내 탈북자들도 2일 자유아시아방송(RFA)과의 전화통화에서 “화폐개혁 이전에는 장사를 해먹고 살던 가족들이 국가에서 뭐라고 하든 상관하지 않았다. 그런데 지금은 장사를 못하게 자꾸 이랬다저랬다 들볶기만 해 사람들의 불만이 커진 것 같다”고 현지 분위기를 전했습니다.
북한 동해지구에서 가장 큰 도매시장으로 소문난 청진 수남 장마당에서는 쌀 판매를 단속하는 보안원, 규찰대들과 마찰을 빚는 시장 주민들을 쉽게 발견할 수 있다고 가족들과 연락하고 있는 다른 탈북자들도 전했습니다.
권력기관원들에게 대항하는 주민들의 행동은 점차 폭력적인 양상으로 치닫고 있습니다. 화폐개혁 이후에 평안남도 평성시와 남포시에서는 보안원들의 집에 경고성 협박문이 나붙고, 누군가 보안원의 집에 돌을 던져 유리창을 부수는 등 개인 테러 행위도 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탈북 지식인 단체인 ‘NK지식인연대’는 ‘지난 1월 29일 청진시의 한 20대 청년이 자기 아버지를 조사해 감옥에 넣어 사망하게 한 함경북도 보안국 감찰원을 칼로 여러 곳을 찔러 중퇴에 빠뜨렸다’고 자체 홈페이지에서 밝히고 권력기관원들에 대한 주민들의 증오가 극한점에 달했다고 전했습니다.
이처럼 권력기관원들에 대한 폭력행위가 빈번해지자, 북한 당국은 전체 보안원들에게 전시상태에 버금가는 비상태세를 갖출 것을 지시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함경북도 보안기관원과 접촉하고 있는 한 내부 소식통은 2일 “시, 군보안서의 호안과(교통과), 경제감찰과(산업기관 감시과) 등 비(非)투쟁 부서 사람들까지 모두 무기를 휴대하고 ‘1호 장탄’을 하게 했다”면서 “보안원들에게 달려드는 내부 반동분자들을 즉석에서 사격해도 좋다는 내부방침이 있었다”고 전했습니다.
‘1호 장탄’이란 격발키를 당기고 방아쇠를 당기면 바로 쏠 수 있게 탄창에 실탄을 장전하는 것이라고 이 소식통은 덧붙였습니다.
과거 호안과와 경제감찰과를 비롯한 비투쟁 부서 성원들은 무기를 휴대하지 않았다면서 권력기관이 무기휴대를 한 것은 그만큼 내부 상황이 험악하다는 것을 보여준다고 이 소식통은 말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