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권침해의 현장 아리랑 공연의 기네스북 등재는 안타까운 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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워싱턴-김나리 kimn@rfa.org

북한의 체제 선전과 외화벌이용으로 개최하는 집단체조 공연인 ‘아리랑 공연’이 15일 세계 최고의 기록을 담고 있는 ‘기네스북’에 등재된 것이 사실로 드러났습니다. 그러나 북한 인권단체들은 아리랑 공연의 아동학대와 인권침해 등의 요소는 전혀 고려되지 않고 세계 기록으로 등재된 사실에 우려를 표시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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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평양에서 열리는 대규모 아리랑 공연 - PHOTO courtesy of 기독교방송국/안윤석

기네스북에 최근 등재된 아리랑 공연은 10만 명이 출연하는 대집단 체조와 예술공연 입니다. 뉴욕 주재 기네스 세계기록회사 관계자는 17일 자유아시아방송과의 통화에서 지난 15일 공식적인 증서가 북한에 전달됐다고 밝혔습니다.

관계자: (On our database, Yes that is effected. A Guinness World Representative were there and presented the certificate and it is for the largest gymnastic and artistic performance...)

"맞습니다. 데이터베이스를 검색해 본 결과, 지난 15일 기네스 세계 기록회사 대표가 북한 측에 증서를 전달했다고 나옵니다. 아리랑 공연은 세계적으로 가장 대규모의 집단체조와 예술 공연으로 기네스북에 등재됐습니다."

이번 아리랑 공연의 기네스북의 기록 등재를 북한측이 신청했는지 여부는 확실하지 않습니다. 기네스측은 아리랑 공연 말고도 사람이 살지 않는 건물치고는 최대로 기록된 평양 유경호텔을 포함해 약 10개의 기록물을 등재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아리랑 공연의 내막을 아는 사람들은 이번 기네스북 등재 소식에 당혹감을 감추지 못했습니다. 북한 인권향상을 위해 힘쓰고 있는 단체인 디펜스 포럼(Defense Forum Foundation)의 수잔숄티 대표는 17일 자유아시아방송과의 통화에서 인권침해 시비를 불러일으키고 있는 아리랑 공연이 기네스북에 실린 데 대해 충격을 표시했습니다.

Scholte: (It's terrible to offer the great dictator a glory.)

"최악의 독재자에게 영예를 안겨주었네요. 끔찍한 일이라고 할 수밖에 없습니다."

숄티 대표는 아리랑 공연 참가 학생들은 북한 정권에 의해 세뇌를 당해 인권침해 사실 조차도 인식하지 못하는 점은 비극이라고 말했습니다.

Scholte: (It's tragic and a tragedy to see these young girls and boys and people involved in it. They don't know how they are being exploited...)

"어린 여자아이들과 남자 아이들이 아리랑 게임에서 대형카드를 들고 매스게임을 하는 모습은 비극입니다. 이들은 북한 정권에 의해 세뇌로 당연히 해야 하는 일로 받아들여 자신의 권리가 침해당하는 힘든 상황도 인식하지를 못합니다."

실제로 아리랑 공연 출연자 가운데 상당수는 평양시내 유치원생과 소학생, 그리고 중학생들입니다. 남한에 정착한 탈북자들은 아리랑 공연이 국가차원의 인권침해라고 지적합니다. 이들은 평양시내 수 만 명의 아동들이 최소한 공연 6개월 전부터 준비를 위해 혹독한 훈련을 받아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탈북자들의 증언에 따르면, 일부 청소년들은 아리랑 공연의 매스게임 중 죽기도 합니다. 어릴 적 아리랑 공연에 출연한 적이 있는 탈북자 김춘애씨는 아이들이 강제로 동원된다고 밝혔습니다.

김춘애: 아침에 아이들이 일어나면 막 코피를 쏟아요. 힘들어서... 밥도 못먹고 학교를 가야하거든요. 그래도 부모는 어찌 할 수가 없어요.

국제인권단체 휴먼라이츠워치의 케이 석(Kay Seok) 북한담당 연구원은 자유아시아방송과의 통화에서 아리랑 집단체조에 동원되는 아동들의 인권침해에 대한 우려는 분명히 있지만, 내부 실정을 정확히 파악할 수 없는 상황이 안타깝다고 말했습니다.

Kay Seok: 아동같은 경우에는 노동을 할 때도 하루에 몇 시간 이상 하면 안된다는 아동보호를 위해 많은 나라에서 정하고 있는 원칙이나 기준이 있는데, 이게 집단체조를 하는 어린이들에게 적용이 돼서 제대로 어린이들의 건강이나 교육권이 보호가 되는 상황에서 훈련을 한 것인지. 저희들이 그런 걸 자세히 알 수가 없습니다.

한편 유엔아동권리위원회 부의장을 맡고 있는 성균관대 교수는 아리랑 공연에 출연하는 아동들이 혹독한 훈련을 받는 것은 유엔아동권리협약에 심각히 위배된다고 밝힌 바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