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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이 집단체조 ‘아리랑’의 공연 기간을 보름 더 연장했습니다. 3년 연속 공연 기간을 늘림으로써 더 많은 외화를 벌어들이려는 의도로 풀이됩니다.
노정민 기자가 보도합니다.
북한의 집단체조 공연인 ‘아리랑(Arirang)'이 다음달 25일까지 연장됩니다.
중국 고려여행사의 사이먼 카커럴(Simon Cockerell)대표는 ‘아리랑’ 공연이 북한의 당 창건 기념일인 오는 10월 10일까지 예정돼 있었지만 10월 25일까지 연장한다는 통보를 받았다고 29일 자유아시아방송(RFA)에 밝혔습니다.
북한이 ‘아리랑’ 공연의 기간을 연장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닙니다. 2008년에는 9월 30일에 끝나는 공연 기간을 10월 10일까지 연장했고 지난해에는 ‘아리랑’ 공연이 10월 17일까지 열린 바 있습니다. 이처럼 북한은 과거 9월 30일까지였던 ‘아리랑’ 공연기간을 최근 계속 늘리고 있습니다. 특히 올해는 지난해(8.10~10.17)보다 일주일가량 일찍 개막했기 때문에 전체적으로 ‘아리랑’ 공연은 16일을 더 하게 됩니다.
북한 당국이 처음부터 ‘아리랑’ 공연의 기간을 늘리고 추가로 연장 공연을 결정한 것은 중국과 서방의 외국인 관광객이 공연을 더 관람하도록 함으로써 외화를 벌어들이려는 목적으로 풀이됩니다.
또 올해는 미국과 유럽에서 ‘아리랑’ 공연의 관람에 관한 상품이 많아졌고 외국인 관광객도 지난해보다 20% 이상 증가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하지만 이번 ‘아리랑’ 공연의 연장은 미국인 관광객을 추가로 유치하는 데 별다른 도움이 되지 않을 전망입니다.
미국 일리노이주의 ‘아시아 태평양 여행사’의 관계자는 북한에 입국하는 비자를 받으려면 약 3주 가량의 기간이 필요하기 때문에 ‘아리랑’ 공연이 15일간 연장돼도 지금 방북을 신청하기에 너무 늦었다고 전했습니다.
여행사 관계자: ‘아리랑’ 공연이 연장됐다 해도 지금 신청하기에는 너무 늦었습니다. 지금 신청해도 10월 말까지는 갈 수 없을 겁니다. 단, 정확한 수치는 알 수 없지만 올해 ‘아리랑’ 공연을 관람한 미국인 관광객이 늘어난 것은 확실합니다.
반면, 고려 여행사를 비롯한 중국의 여행사는 연장된 ‘아리랑’ 공연의 관람객을 유치하기 위해 막바지 홍보 활동을 벌여 대조를 이뤘습니다.
올해로 6번째를 맞이한 ‘아리랑’ 공연은 10만 명이 동원되는 세계 최대 규모의 집단체조와 예술 공연으로 관람료는 좌석에 따라 적게는 80유로에서 많게는 300유로로 지난해와 같은 수준입니다. 하지만 이를 관람하는 외국인 관광객은 수백 명에서 수천 명에 그쳐 많은 외화를 벌어들일 수 있을지는 회의적입니다.
또 국제사회는 ‘아리랑’ 공연이 어린 학생들을 혹독하게 훈련시키고 실수를 하면 과도하게 징계해 인권을 침해하고 있다고 지적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