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 자동차 연 1만대 생산은 ‘헛구호’

재일본 조선인총연합회 기관지인 조선신보는 14일 “승리자동차연합기업소가 2012년까지 생산 규모를 1년에 1만대까지 끌어 올린다”고 보도했습니다. 하지만, 북한 경제를 잘 아는 탈북자들은 북한 당국이 내세운 '연간 1만대'의 생산 목표는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고 지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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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에서 노재완 기자가 보도합니다.

북한은 자동차 생산도 절대적으로 부족하지만, 외화 부족으로 자동차 생산에 필요한 원자재나 부품을 제때 투입하지 못해 설비의 노후화가 심각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이런 가운데 최근 북한이 덕천에 있는 승리자동차연합기업소가 생산 규모를 1970년대 생산 수준으로 회복하고, 자동차 산업을 정상화하겠다고 했습니다.

"2012년까지 1년에 1만대를 생산하겠다"고 한 것입니다.

재일본 조선인총연합회 기관지인 조선신보는 14일 이 같은 내용을 보도하면서 "연간 1만대 생산은 1970년대 최고의 실적"에 해당된다고 밝혔습니다.

그러나, 현재 북한의 경제구조를 고려하면 북한이 내세운 승리자동차의 연간 1만대 생산 목표는 구호에 그칠 가능성이 높다고 탈북자들은 말합니다.

과거 체코 주재 조선체코신발기술합작회사 사장을 지낸 김태산 씨의 말입니다.

김태산: 현실적으로 경제라는 것은 모든 것이 받쳐주지 않으면 안 되는 겁니다. 90년대 초부터 시작된 고난의 행군시기에 공장을 세워 놓다 보니까 공장이 몽땅 노후화돼서 돌아가지 않고 있습니다. 그런데 아직도 원료자재와 전기, 그리고 먹을 것도 해결되지 않은 상황에서 어떻게 1년에 1만대를 생산할 수 있겠다고 볼 수 있겠습니까.

북한은 남북경협이 활성화하기 시작한 2000년대 이후 자동차 산업을 부흥시키려고 나름의 노력을 해왔습니다.

당시 김정일 국방위원장은 현지지도에서 “자동차 생산을 높은 수준에서 정상화 하는 데 대한 과업”을 제시했습니다.

이후 북한은 자동차 생산 공정의 현대화와 외자유치 활동을 적극적으로 전개하는 모습을 보입니다.

이듬해인 2002년 4월에 남측의 평화자동차와 북측의 조선민흥총회사가 손을 잡고 남포에 연간 1만대 생산 규모의 자동차종합공장을 준공했습니다. 하지만, 평화자동차총회사의 남포공장은 아직도 북한 내 수요가 없어 연간 천대 미만으로 생산하고 있습니다.

2007년에는 남북정상회담이 끝난 직후 12월 남북경제협력공동위원회 제1차 회의를 위해 한국에 온 북한 대표단이 제일 먼저 경기도 광명시에 있는 기아자동차 공장을 방문했습니다.

북한은 6.25전쟁 직후부터 자동차 공업에 대한 자립 의지가 높았습니다. 비록 주요 부품을 수입해 조립 생산하는 수준이었지만, 한 때 버스나 승용차도 생산했습니다. 그러다가 ‘고난의 행군’ 시기였던 90년대 중반부터는 거의 자동차를 생산하지 못했습니다. 이 때문에 현재 북한에는 자동차 연료와 부품이 없어 길가에 세워 놓은 차량들이 많습니다.

자동차의 생산 증대보다는 오히려 부품 조달이 더 시급한 상황인 것입니다.

북한이 강성대국의 해로 삼은 2012년까지 자동차 생산대수를 70년대 이전으로 정상화하겠다고 밝혔지만, 현대화가 되지 않은 기존의 설비와 부품 조달 사정을 볼 때 구호에 그칠 것이란 전망이 지배적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