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북한 당국이 김정은 생일(1.8)선물용 어린이 간식을 지방정부 자체로 생산해 공급하도록 지시하는 바람에 북한의 밀가루와 설탕 가격이 급등하고 있다고 현지 소식통들이 밝혔습니다.
북한 내부 소식 손혜민 기자의 보도입니다.
평안남도 은산군의 한 주민 소식통은 28일 "그제부터 장마당에서 밀가루 1키로 가격이 내화 1만2천에서 3만원으로 급등했다"면서 "설탕가격도 1만3천원에서 2만5천원으로 크게 뛰었다"라고 자유아시아방송에 전했습니다.
소식통은 "이처럼 갑자기 장마당에서 밀가루와 설탕 가격이 급등하는 원인은 지난주 초, 중앙에서 각 지방에 1월 8일(김정은생일)을 맞으며 어린이 당과류선물을 지방정부에서 자체 생산해 공급하라는 지시를 내렸기 때문이다"라고 설명했습니다.
소식통은 이어서 "당국이 강제로 떠맡긴 김정은 생일선물 당과류 생산과제를 수행해야 하는 지방정부는 지역주민들에게 세대별로 내화 5천원을 선물생산자금으로 바치도록 강제하고 그 돈으로 장마당과 국영매점에서 밀가루와 설탕을 싹쓸이하다시피 사들이고 있어 가격 폭등을 불러왔다"고 강조했습니다.
소식통은 또 "코로나 사태로 국경무역이 오래 멈춰선 때문에 지역 장마당에 유통되고 있는 수입산 밀가루와 설탕의 물량이 매우 제한적"이라면서 "이 때문에 식료공장들에서 선물용 당과류 생산을 다 마치기 전에는 밀가루와 설탕가격은 계속 오를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지적했습니다.
소식통은 코로나 사태 이전 북한 지방정부는 자체 무역활동과 외화벌이를 통해 선물 당과류 자재를 조달했지만 코로나로 무역 등이 막히면서 당과류 선물 자재를 직수입 못하고 북한 내 시장에서 구입하기 때문에 수요에 비해 지역시장 물량이 부족해 가격상승이 불가피하다고 설명했습니다.
이와 관련 평안북도 의주군의 한 주민 소식통은 같은날 "오늘부터 의주군 식료공장들에서는 김정은 생일선물 당과류 생산에 들어갔다"면서 "선물 당과류 생산 원료는 지방정부가 알아서 해결하라는 당국의 지시로 군 당이 직접 주민세대별로 내화 5천원씩을 부과한 다음 자금을 모아 장마당에서 구입해 사용하고 있다"고 전했습니다.
소식통은 "어린이 선물용 당과류 생산은 오는 12월 20일까지 끝내야 하기 때문에 지방정부는 당과류 자재를 확보하기 위해 군내 밀가루와 설탕 유통량을 장악하고 모든 원료를 식료공장에 돌리고 있다"면서 "이로 인해 장마당에는 밀가루와 설탕이 고갈되고 있어 밀가루 1키로 가격이 1만5천에서 3만원, 설탕은 1만3천에서 2만원으로 폭등했다"고 덧붙였습니다.
소식통은 이어서 "당과류 생산 부자재인 달걀도 주민세대당 한알 씩 강제로 할당되어 주민들이 장마당에서 달걀을 구매해 지방 당 조직에 바치느라 장마당 매대에 달걀이 품귀를 보이기 시작하며 달걀 한 알 가격이 내화 1,100원에서 1,500원으로 올라갔다"고 말했습니다.
소식통은 그러면서 "김정은 생일선물 당과류 생산으로 장마당 물가가 올라가기 시작하자 주민들 속에서는 백성들의 주머니를 털어내 어린이 선물 당과류를 공급한다며 민생 혼란을 조장하고 있는 당국에 강한 불만을 드러내고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한편 북한에서는 2013년부터 김정은 생일(1.8)을 맞아 출산예정(임신 8개월이상, 1월8일 전후)인 탁아소, 유치원, 소학교 학생들에 당과류 선물을 공급해왔으나 2019년부터는 신정(1.1)에 김정은 생일선물 당과류를 전국 어린이들에게 공급하고 있습니다.
2022년 김정은 생일(1.8)선물 당과류도 신정(1.1)에 공급될 예정이라고 소식통들은 전했습니다. 서울에서 RFA 자유아시아방송 손혜민입니다.
기자 손혜민, 에디터 오중석, 웹팀 김상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