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북한이 최근 외부 정보 유입의 철저한 차단을 공표한 가운데 체제 유지와 선전을 위한 북한 내 유선방송 확대에 나서는 모습입니다. 김소영 기자가 보도합니다.
북한정보기술 웹사이트 '노스코리아테크'의 마틴 윌리엄스 편집장은 11일 미국의 북한 전문매체 '38노스'에 기고한 글에서 최근 김정은 총비서가 '제3의 방송'으로 불리는 유선 라디오 방송을 더욱 활성화할 것을 지시했다며, 이는 날로 증가하는 외부 정보 유입에 맞서 주민들에 대한 사상교육을 강화하려는 시도로 보인다고 밝혔습니다.
지난 1월 9일 북한 관영매체는 김 총비서가 "도시에서 산간 마을까지 전국의 모든 주민들이 더 나은 문화적 삶을 누릴 수 있도록 유선방송과 케이블 TV 통신망을 재정비하고, 관련 기술력을 높이도록 지시했다"고 보도했습니다.
이후 1월 30일 이 매체에 관련 부처 관계자가 나와 이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노력 중이라고 전했습니다.
윌리엄스 편집장은 12일 자유아시아방송(RFA)에 북한 당국이 유선방송 확대를 통해 외부 영상물 소지와 같은 북한에서 규정하는 불법 행위를 비판하는 등 북한 주민들에 대한 사상교육을 더욱 강화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그는 유선방송 전선이나 수신기의 노후화, 만성적인 전력 부족 등으로 선전용으로서 유선방송의 영향력이 떨어지면서 김 총비서가 이에 대한 전반적인 개선을 지시한 것으로 풀이했습니다.
윌리엄스 편집장: 미 중앙정보국(CIA)에서 파악하듯이 유선방송은 놀라울 정도로 북한 주민들에 대한 선전에 효과적입니다. 이번 지시는 북한이 외국 언론, 외부 정보에 대항하는 조치의 일환으로, 유선방송 활성화를 통해 전국적으로 사상교육에 나서려는 것으로 보입니다.
윌리엄스 편집장은 유선 라디오 방송이 대부분 평양에서 방송되는 내용을 중계 방송하지만 지역별 방송 시간을 통해 불법 행위자에 대한 공개 비난이나 처벌 소식을 알리는 등 체제 유지 및 선전용으로 이용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그는 그러나 북한의 기반시설 노후화 문제가 단 기간에 해결되기 어렵기 때문에 김정은 총비서의 지시사항대로 전국에 걸쳐 높은 질의 유선방송을 내보내는 목표를 쉽게 달성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내다봤습니다.
윌리엄스 편집장은 다만, 공개적으로 유선방송의 확대를 지시한 것은 이미 북한 내 외부 정보 유입 문제가 심각하다는 사실을 말해 준다고 설명했습니다.
한국 통일부는 북한 언론 관련 보고서에서 북한이 라디오 수신기가 부족하기 때문에 이를 보완하기 위해 유선 라디오 방송에 중점을 두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유선방송은 평양으로부터 각 도·시·군까지 연결되어 공장·기업소와 협동농장의 유선방송실을 통해 각 가정의 스피커로 중앙방송을 중계하며, 각 가정에서 소유하고 있는 개인 라디오는 다이얼을 고정시켜 자유롭게 다른 방송을 듣지 못하도록 통제하고 있습니다.
한편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회는 지난해 12월 반사회주의 사상문화의 유입·유포 행위를 철저히 막고 사상·정신·문화를 수호하기 위해 지켜야 할 규정을 정하는 반동사상문화배격법을 안건으로 채택하는 등 외부 정보 차단 의지를 나타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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