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캄보디아 학살 두치가 직접 고문∙살해”

지난 1970년대 캄보디아의 크메르 루즈 정권 때 악명 높았던 수용소의 소장을 지낸 일명 '두치‘가 당시 양민들의 학살을 지시했을 뿐만 아니라 직접 고문하고 죽였다는 새로운 증언이 나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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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아시아방송 장명화입니다.

문:

일명 ‘두치’로 알려진 올해 66살의 카잉 구엑 에아브 씨에 대한 유엔의 국제 전범재판이 3주째로 접어들고 있죠? 먼저, 20일 재판이 어떻게 진행됐습니까?

답:

네. 이날 재판에서는 두 명의 증인이 나와 악명 높은 ‘투올 슬랭’ 수용소의 소장이었던 에아브 씨가 수감자들에게 무차별로 폭력을 휘두르고 이들을 총살했다고 증언했습니다. 첫 증인으로 증언대에 선 56세의 찬 웨은 씨는 지난 1970년대 초에 에아브 씨가 소장으로 있는 수용소에서 식량을 모으는 일을 할 때, 에아브 씨가 자신의 눈앞에서 삼촌을 총으로 쏴 죽이는 모습을 목격했다며 울먹였습니다. 그러자 에아브 씨는 찬 씨의 증언이 조작됐다며 크게 반발했습니다. 찬 씨가 수용소에서 일한 적이 한 번도 없다면서, 다른 곳에서 들은 소문에다 거짓말을 보탠 ‘완전한 날조’라는 주장입니다.

문:

에아브 씨는 지난달 30일 재판이 시작됐을 때 투올 슬랭 수용소에서 일어났던 만행들의 책임을 인정하지 않았습니까?

답:

네. 그렇습니다. 유엔이 지원하는 국제전범재판소가 현재 캄보디아에서 진행되고 있는데요, 에아브 씨는 인류에 대한 범죄와 전쟁 범죄, 그리고 고문과 살인 혐의를 받고 있습니다. 그런데 방금 말씀하셨듯이, 에아브 씨는 수용소에서 1만 5천여 명의 수감자들이 학살될 당시 이를 감독한 책임은 시인했습니다. 하지만, 직접 수감자를 죽인 적은 한 번도 없었고, 단지 두 명의 수감자를 학대 (abuse)한 게 전부라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문:

증인들의 진술 내용을 좀 더 자세히 전해주시죠.

답:

네. 찬 씨는 에아브 씨가 정규적으로 수감자들을 구타했다고 증언했습니다. 특히 그가 어느 여성 수감자의 옷을 허리까지 벗기고 그 여성의 가슴을 기름에 푹 적신 횃불로 지졌다고 증언했는데요, 이를 들은 방청객들은 큰 충격을 받았다고 현지 언론은 전하고 있습니다. 게다가 에아브 씨가 수감자들을 수갑에 채워 구덩이에 몰아넣은 뒤, 열대성 호우 속에 익사하도록 놔두기도 했다는군요. 이어 두 번째 증언자로 나선 올해 53세의 찬 콘 씨도 비슷한 증언을 하고 있습니다. 우선 찬 씨는 에아브 씨의 주장과는 달리 첫 증인이 실제로 수용소에서 일했다고 말했습니다. 찬 씨는 에아브 씨의 밑에서 수용소 교도관으로 일한 만큼 그의 증언에 신빙성이 높다고 보입니다. 찬 씨는 또 수갑이 채워진 세네 명의 수감자가 구덩이에서 익사한 장면을 자신도 목격했다고 진술했습니다.

문:

크메르 루즈 정권에 대한 국제사회의 심판은 어떻게 시작된 겁니까?


답:

지난 2003년 유엔과 캄보디아 정부의 합의로 시작됐습니다. 캄보디아 정부와 유엔은 지난 1990년대부터 캄보디아의 학살을 단죄하기 위한 법정에 대해 협의를 진행해 왔지만 2003년에 합의가 이뤄지기까지 오랜 시간이 걸렸습니다. 올해가 2009년이니까 재판이 착수되고 나서 무려 7년 만에 첫 재판이 시작되게 된 셈입니다. 법정을 구성하는 데만 3년이 걸렸습니다. 캄보디아와 유엔이 정한 판사 15명이 국제재판정을 구성한 게 지난 2006년이었습니다. 그 후로 다시 햇수로 3년이 지나 첫 재판이 열리게 된 거죠.

문:

유엔 국제전범재판소의 심판을 기다리는 크메르 루즈 정권의 인사들에는 또 누가 있습니까?


답:

에아브 씨 말고도 4명이 더 있습니다. 크메르 루즈 정권의 2인자였던 누온 체아 씨와 주석직을 맡았던 키우 삼판 씨, 외무장관을 지낸 렝 사리 씨와 부인인 렝 트리드 전 사회부 장관 등입니다. 크메르 루즈를 이끌었던 폴 포트 씨는 90년대 말에 붙잡혀 가택 연금에 처했다가 일 년도 안 돼 사망했습니다.


MC:

네. 지금까지 캄보디아의 크메르 루즈 공산정권에서 악명 높았던 수용소 소장을 지낸 카잉 구엑 에아브 씨의 최근 재판 소식, 장명화 기자와 함께 알아봤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