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 북한의 공동묘지에 새 묘지가 크게 늘어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북한당국은 최고지도자의 적극적인 방역지휘로 코로나를 막아냈다고 선전하고 있지만 새로 생겨난 묘지를 보는 주민들은 코로나로 인한 인명피해를 실감하고 있다고 소식통들은 밝혔습니다.
북한 내부소식 김지은 기자가 보도합니다.
함경북도의 한 주민소식통은 26일 “요즘 청진시 공동묘지들에 새 묘지가 크게 늘어나 보는 이들의 마음을 아프게 하고 있다”면서 “갓 생긴 묘는 풀이 돋지 않은 맨흙으로 된 봉분이어서 최근 사망자의 것임을 알 수 있다”고 자유아시아방송에 전했습니다.
소식통은 “청진시 청암구역 정산동 공동묘지는 워낙 산비탈에 조성되어있어 멀리서도 묘지들이 잘 보인다”면서 “때문에 몇 달 새에 공동묘지에 벌겋게 황토가 그대로 드러난 새 묘지들이 크게 늘어났다는 것을 한 눈에 확인할 수 있다”고 증언했습니다.
소식통은 또 “새로 생긴 묘에는 풀이 돋지 않은데다 비석도 없이 흙이 거칠게 덮여 있어서 급하게 조성된 묘임을 한 눈에 알 수 있다”면서 “이를 보는 주민들은 새로 생긴 묘지의 주인들은 대부분 코로나로 인한 사망자로 짐작하고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소식통은 이어서 “지난 90년대 고난의 행군 시기에는 정처 없이 떠돌던 꽃제비나 일반 주민이 사망하면 안전부에서 정산동 공동묘지에 관도 없이 대충 매장했다”면서 (주민들이 직접 목격한 바에 따르면) “지난 봄부터 공동묘지에 관도 없이 그냥 매장하고 비석도 세우지 않은 허술한 묘들이 늘어나고 있다”고 덧붙였습니다.
소식통은 그러면서 “정산동 뒷산은 산 하나가 통째로 공동묘지로 3천기가 넘는 묘가 산기슭에서 산릉선까지 꽉 차있다”면서 “수십년 동안 매장을 계속하면서 산 양옆은 물론 아래위로 묘지들이 다닥다닥 붙어있어 새 묘를 쓸 수 없게 된 정산동 주민들이 옆 산을 이용하면서 공동묘지 옆 산에 새로 생긴 묘가 200여기에달하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고 주장했습니다.
이 소식통은 “작년에 생긴 묘라면 잔디는 몰라도 잡풀이라도 자랐을텐데 몇달사이에 새로 생긴 묘여서 그냥 흙으로 되어 있다”고 덧붙였습니다.
이와 관련 평안북도의 한 주민소식통은 같은 날 “회창군에 있는 홍고개에는 회창군 주민들이 사용하는 공동묘지가 3개의 야산에 조성되어 있는데 요즘 이 공동묘지에는 새 묘를 쓸 틈이 없을 정도로 묘들이 꽉 들어차 있다”고 자유아시아방송에 전했습니다.
소식통은 “주민들은 코로나 이전에는 상을 당하면 집에서 3일 장례를 치르고 관에 안치하여 공동묘지에 매장하고 봉분에 정히 잔디를 입혔다”면서 “그런데 요즘엔 비석도 없고 잔디도 없는 맨흙이 덮혀있는 묘들이 크게 늘어나면서 군내 주민들이 안타까워하고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소식통은 “이 지역은 빨간 진흙으로 된 언덕이라는 의미에서 옛날부터 홍고개로 불리워 왔다”면서 “1년에 많아야 100여기가 새로 생겨나던 홍고개 공동묘지에 올해 들어서만 150개가 넘는 새 묘가 생겨나면서 지역 주민들이 코로나 피해의 심각성을 절감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소식통은 또 “최악의 식량난으로 아사자가 속출하던 고난의 행군시기에도 홍고개 공동묘지에 이처럼 많은 새 묘가 등장하지는 않았다”면서 “고난의 행군시기에는 아사자를 공동묘지에 매장할 엄두를 못 낸 경우도 많았다고 하지만 홍고개 공동묘지에 이처럼 새 묘지가 늘어나는 것은 올해 처음 겪는 일이다”라고 강조했습니다.
한편 북한 관영 매체는 코로나로 의심되는 북한의 신규 발열 환자 수가 사흘째 1만 명 이하를 유지하고 있다고 주장했습니다. 조선중앙통신은 26일, 지난 25일 오후 6시부터 24시간 동안 전국에서 새로 발생한 발열 환자가 총 7천300여 명, 완쾌된 환자는 9천90여 명이라고 전했습니다. 신규 사망자 통계는 이날도 공개되지 않았고, 북한 당국이 밝힌 지난 15일 기준 누적 사망자는 73명입니다.
기자 김지은, 에디터 오중석, 웹팀 김상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