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 회령 조직범죄 단속에 보위사령부 투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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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최근 경제악화로 성매매 등 조직범죄가 증가한 북∙중 국경도시 함경북도 회령에 평양에서 인민군 보위사령부 요원이 투입돼 강력한 단속에 나선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양희정 기자가 보도합니다.

일본 아시아프레스 오사카 사무소의 이시마루 지로 대표는 2일 자유아시아방송(RFA)에 지난달부터 북한 보위사령부 요원이 함경북도 회령시에서 검열을 시작했다는 소식이 인근 도시로 퍼지면서 주변 지역에서까지 긴장감이 감돌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이시마루 대표: 회령시에 보위사령부가 투입된 원인은 역시 거기서 범죄가, 그것도 조직적인 각성제 관련 범죄가 많아졌기 때문에 질서 유지를 위해서 보위사령부가 투입…

보위사령부는 군대 내 장병의 간첩 활동이나 반 김정은 분자의 적발 등 군을 정치적으로 감시하는 기관인데, 이 기관이 사회안전국과 보위국이 담당하는 일반적 치안 유지에 나서게 된 것으로 미뤄 회령에서 마약(각성제/필로폰) 밀매, 매춘 등과 관련한 조직 범죄가 얼마나 심각한 지 가늠할 수 있다고 그는 설명했습니다.

특히 과거 함경남도 함흥 등지에서 집중 생산되던 마약이 국경지역인 회령시 부근 조직범죄망에 의해 생산∙판매되고 있어 중앙에서 인민군 보위사령부 요원이 회령에 투입된 것으로 추정된다고 그는 말했습니다.

현지 소식통에 따르면, 코로나19로 인한 국경봉쇄로 공식, 비공식 무역과 북한 내 사람의 이동 제한 등으로 경제가 급속히 악화되면서 현금 수입을 잃은 주민들은 마약 판매망에 가담하고 있다고 이시마루 대표는 설명했습니다. 그는 또 주민들이 마약 복용과 매춘 등에 가담해 현실 도피에 나서고 있다고 덧붙였습니다.

이시마루 대표는 그러면서 평양에서 파견된 보위사령부 요원들은 현지 보위국, 사회안전국과 공조해 수사에 나서고 있는데, 함정 수사와 영장 없는 가택 수색을 하고 있어 용의자가 대량으로 체포되고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이시마루 대표: 용의자를 체포하면 가족, 연고자, 관계자를 몽땅 구속시킨답니다. 그래서 별도로 심문을 하고 '아는 것 다 말해라'라는 식으로 아주 강압적인 수사를 하니까 사람들이 너무 공포에 떨고 있고, 뇌물도 안 통한다고 하니까 결과적으로 많은 사람들이 체포되고 있고, 특히 여성들이 많다고 합니다.

이처럼 사회 질서유지에 보위사령부 요원까지 파견한 것은 김정은 정권이 지난 7월말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한 특별 경보를 발령하고 사회 질서가 무너지는 것을 간과하지 않겠다는 의지를 드러낸 것과 맥락을 같이 한다고 이시마루 대표는 진단했습니다.

따라서 향후 다른 도시에도 보위사령부 투입이 확대될 가능성이 있다고 그는 내다봤습니다.

이와 관련해 북한 군부 무역기관에서 일하던 한 탈북민은 2일 자유아시아방송(RFA)에 국경지역 간부들 부정부패를 들춰내겠다는 의도가 있을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국경 보위사령부가 연루된 마약 밀매사업이나 회령시 간부와 연계됐을 수 있는 대규모 매춘 사업 등을 단속하기 위해 중앙에서 투입된 보위사령부가 직접 나섰을 수 있다는 것입니다.

또 북한과 자주 전화 통화를 하는 다른 탈북민은 최근 회령 지역에 코로나19가 확산되었고 국경지대 단속이 매우 심해졌다는 말을 전해 들었다고 2일 자유아시아방송(RFA)에 밝혔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