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요소 수출 제한, 북 농업생산에도 악영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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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최근 한국의 산업 전반에 영향을 주고 있는 중국의 요소 수출 제한이 내년 북한의 농업 생산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왔습니다. 이경하 기자가 보도합니다.

한국의 코트라(KOTRA), 즉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는 24일 ‘중국 비료수출 제한, 북중 교역에 미치는 영향’이란 보고서를 공개하며, 중국의 요소 수출 제한 조치가 내년 북한의 농업 생산에 지장을 줄 수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특히 보고서는 “요소 등 비료가격의 폭등세, 중국 정부의 수출제한 조치가 2022년 상반기까지 지속될 경우 대북한 비료수출의 감소로 인한 북한 농업생산에 대한 부정적인 영향은 불가피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습니다.

앞서, 중국은 지난달 11일 요소수의 원료이자 농업용 비료로 쓰이는 ‘요소’에 대한 수출 전 검사를 의무화한 바 있습니다.

중국 해관총서에 따르면 별도 검역·검사 없이 수출이 가능했던 요소·칼륨비료·인산비료 등 29종의 비료 품목에 대해 반드시 중국 당국의 검역을 거치도록 했습니다.

또 보고서는 중국이 규제 강화를 통해 요소, 비료 등의 수출을 억제하고, 중국 내수시장에 요소, 비료 등을 우선적으로 공급하기 위해 수출제한 조치로 한 것이라고 분석했습니다.

중국이 국제적으로 비료와 요소 등 가격이 폭등하자 자국 내 요소 등 비료의 안정적 확보에 나섰다는 설명입니다.

그러면서 보고서는 중국의 요소 수출 제한 조치가 북한에 미치는 단기적 영향은 미미하겠지만, 국제 원자재 가격 상승세에 따른 대북 수출량 감소 가능성이 있다고 우려했습니다.

특히 보고서는 올해 9월 누계 기준, 비료(HS 31)는 중국의 대북한 수출 1위를 차지한 품목이라고 지적했습니다.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 1월부터 9월까지 북한의 대중 비료 수입액은 전년도 동기 대비 342.3%가 급증한 2천420만 달러로 대폭 확대됐습니다.

이에 보고서는 석탄 등 산업생산 원료의 가격 급등세가 이어지고 있어 중국 내 비료 및 요소 생산의 회복세는 당분간 기대하기 어려운 상황이라고 분석했습니다.

하지만 보고서는 계절적으로 비료 비수기인 겨울인 만큼, 중국 정부의 이번 비료 수출제한은 단기적으로 대북한 수출에 대한 직접적인 영향은 크지 않을 것으로 전망했습니다.

이와 관련 미 연구기관 한미경제연구소(KEI)의 트로이 스탠가론 선임국장은 24일 자유아시아방송(RFA)에 “중국의 요소 수출 제한 결정으로 북한이 식량 압박에 직면할 가능성이 높다”고 밝혔습니다. (North Korea will likely face increasing pressures on food due to the China’s decision to restrict exports of urea.)

스탠가론 선임국장: 북한의 중국 비료 수입은 올해 증가했지만, 코로나19 이전 수준보다 절반 가량 감소했습니다. 중국에서 북한으로 수입되는 비료의 원료는 주로 요소 기반입니다.

그러면서 스탠가론 선임국장은 내년 북한이 중국으로부터 요소, 암모늄 등의 수입에 어려움을 겪을 것으로 보이며, 북한 내 농업 생산에 차질이 불가피할 것으로 전망했습니다.

기자 이경하, 에디터 양성원, 웹팀 이경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