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 북한당국이 전국에서 진행되는 8.15기념행사에 모든 화교들이 의무적으로 참가할 것을 지시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북한 화교위원회는 화교들의 이동을 일시 제한하고 중국에 나가있는 화교들도 즉시 돌아오도록 조치를 취했다고 소식통들은 밝혔습니다.
관련소식 김지은 기자가 보도합니다.
북한에 거주하는 화교들의 각종 정치행사 참여가 화교위원회와 북한당국에 의해 조직되고 강요되고 있다는 소식입니다.
함경북도의 한 화교소식통은 13일 “요즘 8.15를 즈음한 행사가 화교위원회의 주최로 준비되고 있다”면서 “평양과 각 지방에서 동시에 김일성, 김정일 태양상 헌화증정행사가 진행되고 중공군참전 기념비와 여러 유적지 탐방이 예정돼 있다”고 자유아시아방송에 전했습니다.
소식통은 “청진시 화교위원회가 지난 7월부터 평양에서 열리는 8.15해방 기념행사에 참가할 대표단을 구성했다”면서 “화교위원회의 주요 위원들과 일부 화교들은 태양상에 화환을 증정하고 일정에 맞춰 유적지를 돌아보게 된다”고 설명했습니다.
소식통은 또 “하지만 화교위원회의 행사 참가 독려에도 불구하고 화교들의 반응은 냉담하다”면서 “8.15해방 기념행사 대표단원은 기본적으로 5천위안이상을 기부해야 되고 그 외에 개인 비용도 따로 준비해야 하기 때문”이라고 지적했습니다.
소식통은 이어서 “화교위원회 간부들 외에 행사에 참가하는 화교들은 주로 중국을 오가며 교역을 해서 먹고사는 사람들”이라며 “이들은 북한당국이 화교 장사꾼들에 대해 비자발급을 제한하거나 중국과의 교역에서 불이익을 줄 수 있기 때문에 마지 못해 행사에 참여하는 것”이라고 덧붙였습니다.
소식통은 그러면서 “당국에서는 이미 지난 달에 중국에 있는 화교들까지 평양에서 열리는 8.15해방기념행사에 빠짐없이 참가할 것을 지시했다”면서 “화교들은 이번 행사참여 지시를 거부하면 귀국 후 다시 중국으로 출국하지 못하게 될까 봐 서둘러 귀국했다”고 강조했습니다.
이와 관련 함경북도의 또 다른 화교소식통은 13일 “올해에는 평양에서 진행되는 8.15해방 기념행사가 굉장히 크게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면서 “화교위원장이 직접 중국에 나가 중국에 체류중인 청진시 화교들을 일일이 찾아 다니며 행사 참여를 독려했다”고 자유아시아방송에 전했습니다.
소식통은 “조-중 관계는 북조선의 화교 정책에서 잘 드러나고 있다”면서 “요즘 당국이 화교위원회 전담 출입국 사무부를 도 소재지 중심에 새로 이전해 각종 편의를 봐주는 한편 화교들의 삼지연군건설, 단천발전소건설 등 국가대상건설에 대한 지원이 부쩍 늘어난 것은 활발한 조-중 관계를 반영하는 것”이라고 언급했습니다.
소식통은 또 “이달 들어 보위부에서 8.15해방기념행사 참가를 이유로 조선 거주 화교들의 출국을 제한하고 있다”면서 “청진 주재 중국영사관은 청진화교위원회에 평양과 청진에서 동시에 진행되는 8.15행사에 참가해 태양상에 헌화할 것을 지시했다”고 말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