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 젊은 층에 중국어 학습 열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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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 북한의 젊은이들 가운데 중국어 학습 열기가 고조되고 있다는 소식입니다. 북한경제의 대중국 의존도가 점차 높아지는데다 올해 들어 북-중 관계가 다시 호전되었기 때문이라고 소식통들은 전했습니다.

김준호 기자가 보도합니다.

지난 주 중국을 방문한 한 평양 주민 소식통은 “작년까지만 해도 평양의 젊은이들이 가장 배우고 싶어하는 외국어는 영어였다”면서 중국어에 대한 관심도 적지 않지만 중국어를 정식으로 배우려는 사람은 영어에 비해 그리 많지 않았다”고 밝혔습니다.

소식통은 “젊은이들의 중국어 학습 대한 열의가 높아진 이유는 중국과의 관계가 좋아지면서 중국과의 교류가 활발해졌고 중국에 진출해 일할 수 있는 기회가 늘어났기 때문”이라면서 “유엔 대북제재 국면에서 경제적으로 중국에 더욱 의존할 수밖에 없는 상황에서 중국어를 잘 하는 사람들이 더 필요해진 것도 하나의 원인으로 작용했을 것”이라고 풀이했습니다.

소식통은 또 “중국과의 관계가 좋아지면서 장성택 처형 이후 방영이 금지되었던 중국 영화를 텔레비전에서 다시 보여주기 시작한 것도 젊은 층의 중국어에 대한 관심을 자극했을 수 있다”면서 “일부 젊은이들은 중국어를 배우기 위해 목란비디오에서 조선말 자막을 넣어 판매하는 중국 영화 알판(CD)을 구입해서 보기도 한다”고 덧붙였습니다.

소식통은 이어서 “젊은이들 가운데에는 언젠가 중국에 갈 기회가 있을 것에 대비해 중국어를 공부하는 사람도 있다”면서 “특히 외화벌이 근로자로 중국에 파견되고자 사업(로비)을 벌리고 있는 사람들은 과외선생을 집으로 불러 개인교습으로 중국어 공부를 하는 사람도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이와 관련 중국에 나온 또 다른 평양 주민 소식통은 “중국어를 배우려는 젊은이들이 갑자기 늘기는 했지만 그래도 아직은 학생들이 가장 많이 선택하는 외국어는 영어”라면서 “조선의 학생들도 오래 전부터 영어가 국제적인 필수 언어라는 사실을 굳게 인식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습니다.

소식통은 “사실 중국어에 대한 학생들의 관심은 높아졌다 낮아졌다를 반복하면서 좀 기복이 있다”면서 “이는 정치적으로 중국과의 관계가 어떠한가에 따라 많이 좌우된다”고 주장했습니다.

한편 중국 연변자치주 공산당 기관지 연변일보는 지난 9월 17일자 신문에 “조선의 젊은이들 가운데 중국어 학습 열기가 높아지고 있다”며 “평양 인민대학습당의 외국어 강습반 중 중국어 강습반이 4~5개나 되는데 학생수가 수백명에 달하며 대부분이 젊은 층”이라고 보도한 바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