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방송, 재일조선인 학교 관련 이례적 보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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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북한이 참가하는 평창 동계올림픽 개막이 임박한 시기에 일본의 한 방송이 이례적으로 도쿄의 조선인학교를 특집으로 다룬 내용이 주목받고 있습니다. 일본 도쿄에서 폴 김 기자가 전해드립니다.

리용호 북한 외무상이 안토니우 구테흐스 UN 사무총장에게 미국의 핵전쟁을 막아달라고 주장하는 서한을 보낸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지난달 30일 일본의 한 TV방송이 내보낸 ‘동경 조선고교 특집’ 프로그램의 내용이 주목받고 있습니다.

당시 이례적으로 동경 조선학교의 일상과 교실풍경, 학교장의 인터뷰가 상세하게 소개됐습니다.

조선학교 학생들의 진학과 관련하여 심층 기획된 이 프로그램에서는 미국 유학 계획을 세웠던 이 학교 여고생이 미국 정부에 신청한 비자가 거부 당하면서 미국 유학을 포기하는 내용이 포함돼 있어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습니다.

특히 조선학교 교실 안에 김일성·김정일 사진을 걸고 수업하는 방송을 여과없이 내 보냈으며 조선학교 출신의 일본 내 대학 진학률과 조총련 산하 조선대학교 진학율의 비율도 이례적으로 공개했습니다.

일본에서 조선학교는 조총련의 폐쇄적 조직과 활동을 지탱해 왔다는 여론과 비판이 줄곧 제기돼 왔습니다.

과거 조총련이 일본인 납치 등 각종 불법행위로 수세에 몰리자, 조선학교 간 통폐합이 추진되고, 교사 급여도 지불되지 못하는 상황이 벌어졌고 현재는 조선학교에 입학하는 학생 수와 조선대학교에 입학하는 학생수가 크게 줄어든 상황입니다.

이는 조선학교 쇠락으로 인한 조총련 동반 몰락으로 해석되기도 합니다.

최근 일본 법원은 조선학교에 대한 일본 정부의 수업료 무상화 제도를 배제하는 판결을 연이어 내놓고 있는데 이에 대해 조선학교 측은 강력히 반발하며 소송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이런 가운데 북한이 참가하는 동계올림픽 개막이 다가오면서 조총련의 움직임도 빨라지고 있고 한국으로 보낼 응원단 또한 조총련과 조선학교 출신들이 주축인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조총련 내부 사정에 밝은 관계자는, 대규모 응원단 파견에 맞춰 한국 정부가 조총련 출신의 여행증명서 발급 제한조치를 완화한 가운데 조선학교 측이 일본 방송에 협조한 이유가 수업료 무상화 관련 사안과 함께 미국의 비자 발급 거부에 대한 문제 제기를 위한 일본 내 여론을 형성하려는 전략일 가능성이 크다고 분석했습니다.

이번 동경 조선학교 특집방송은 지난해 말 촬영된 것으로 알려지고 있으며 지난달 30일 첫 방송에 이어 추가 방송이 예정돼 있어 앞으로 어떤 내용이 소개될지 주목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