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픈도어스, 북한 내 기독교인들 서한 공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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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PDATED: 11/18/22 10:00 EST

앵커 :국제 기독교선교단체 오픈도어스(Open Doors)는 최근 북한 내 기독교인들로부터 서한을 받았다며, 북한 기독교인들의 어려운 상황을 간접적으로 담은 편지 내용을 일부 공개했습니다. 서혜준 기자가 보도합니다.

‘오픈도어스(Open Doors)’는 26일 홈페이지에 공개한 기고문을 통해 최근 북한 내 기독교인들로부터 두 통의 편지를 전달 받았다고 밝혔습니다.

단체는 “중국에 위치한 오픈도어스 은신처에서 생활하는 (탈북) 신자들을 통해 (북한 내 기독교인들의) 소식을 가끔 전해듣지만 북한으로부터 직접 소식을 듣는 경우는 드물다”고 설명했습니다.

그러면서 “최근 밀반입된 편지의 내용을 구체적으로 밝힐 수는 없지만 북한에서 기독교인들이 어떻게 신앙 생활을 이어가는지를 보여준다”고 말했습니다.

공개된 첫번째 편지의 필자는 “현재 코로나로 인해 무역이 심각하게 제한되고 있어 결과적으로 구할 수 있는 물품이 너무나도 적다”며 “코로나 대유행, 박해와 같은 우리가 직면한 모든 시련은 전쟁의 시기를 연상케 한다”고 밝혔습니다.

그렇지만 “이러한 어려움에도 믿음에 충실할 것”이라며 “북한교회의 미래는 우리의 믿음과 가족, 다음 세대에 달려있다”고 덧붙였습니다.

또 다른 편지의 필자는 “우리는 우리가 처한 고난에 움츠러들지 않는다”며 “믿음생활을 이어갈 수 있도록 오픈도어스와 전 세계 기독교 자선단체들의 지속적인 지지와 지원에 감사하다”고 전하며 이러한 상황에도 믿음을 갖고 단합할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탈북해 영국에 정착한 인권 운동가 티모시 조 씨는 27일 자유아시아방송(RFA)과의 통화에서 “두 편지는 (북한 내 기독교인이) 편지의 사진을 찍어 중국 지하교회의 선교사에게 전달했을 가능성이 크다”고 밝혔습니다.

그는 “가끔씩 이런 편지는 그대로 사진을 찍어서 공개하는데 필자의 신변 보호를 위해 그렇게 하지 않은 것 같다”고 설명했습니다.

이어 한 북한 소식통을 인용해 코로나로 인한 여파로 물가가 크게 상승했고 구할 수 있는 물품들이 부족해 이러한 상황과 더불어 “북한 내 기독교인 박해 상황은 개선되지 않았고 진전이 없다”고 평가했습니다.

아울러 그는 “북한 내 지하 교인들이 늘었는지 줄었는지 짐작하기는 어렵다”면서 “이전에 성경을 100권을 전달하면 실제 전달되는 성경은 최대 10권일 것으로 예상할 만큼 성경이 얼만큼 분포가 됐는지도 확인할 수 없다”고 말했습니다.

그렇지만 북한 내부에서는 성경을 접한 기독교인들을 통해 다른 북한 주민들에게 구두로 복음이 전파되는 경우가 대부분이라고 덧붙였습니다.

앞서 오픈도어스가 지난 1월 발표한 ‘2022 세계 기독교 감시 목록(2022 World Watch List)’ 보고서는 북한에서 기독교인이라는 것이 발각되면 당사자와 가족들은 정치범수용소에 수감되거나 처형당한다고 설명하며, 아프가니스탄에 이어 북한을 기독교 박해가 극심한 국가 2위로 기록했습니다.

당시 화상으로 진행된 보고서 발간 행사에서 데이비드 커리 오픈도어스 미국지부 회장은 북한이 2위로 떨어진 것은 탈레반의 아프가니스탄 점령으로 인한 폭력사태가 증가했기 때문이라며 북한 내 상황이 개선된 것은 아니라고 강조했습니다.

커리 회장 : 20년 만에 처음으로 북한이 2위에 올랐지만, (1위에 오른) 아프가니스탄의 기독교 박해 상황이 더 나빠진 것이지 북한의 상황이 나아진 것이 아니라는 것을 확실히 하고 싶습니다. 북한 당국에 의한 박해는 계속해서 심각한 수준을 유지하고 있습니다.

기자 서혜준, 에디터 양성원, 웹팀 이경하

*수정합니다: 티모시 조 씨의 요청에 따라 그의 직책명 '오픈도어스 영국지부 언론담당자'를 삭제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