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지난해 하반기 북한의 오징어, 그러니까 북한에서 말하는 낙지 조업량도 줄고 불법 조업행위도 크게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홍알벗 기자입니다.
영국의 비영리 조사기관인 '글로벌 피싱 와치'(Global Fishing Watch)는 20일, 보고서 '북한과 러시아에서의 암흑함대 탐지(A 2020 Analysis: Detecting the Dark Fleets in North Korea and Russia)'를 발표했습니다.
여기서 '암흑함대(Dark Fleets)'는 자동추적장치를 끄거나 공개적인 교신을 하지 않아 해상감시체계에 위치가 잘 잡히지 않는 북한 오징어잡이 어선들을 가리키는데, 지난 한해동안 이 북한 암흑함대의 선박 수가 급격하게 줄었다고 보고서는 주장했습니다.
'글로벌 피싱 와치'는 지난해 7월, 북한과 러시아 해역에서 이뤄지는 북한 어선과 중국 어선의 불법 조업실태를 고발한 바 있습니다.
이 기관은 이번 보고에서, 북한 해역에서 불법 조업하던 중국 오징어잡이 어선의 수가 2019년 700여 척에서 지난 해 300여척으로 절반 가까이 줄었다고 분석했습니다.
그러면서, 불법으로 북한 해역에 들어와 조업하는 중국 어선에 밀려 러시아 앞바다까지 가서 역시 불법으로 조업하던 북한 오징어잡이 배는 지난해 하반기 거의 자취를 감췄다고 밝혔습니다.
보고서는 인공위성 사진자료 등을 근거로, 2019년 러시아 근해에서 조업하는 북한 오징어잡이 배의 수는 하루 3천 척 가량 됐지만 지난해는 많아야 200 척에 머물러 약 95% 급감했다고 설명했습니다.
조업 일수와 어선의 감소로 인해 러시아 해역에서 오징어를 잡던 수천 척의 북한 어선이 지난 해 대부분 사라졌으며, 노후된 어선과 열악한 환경 때문에 어부가 숨진채 일본 등으로 떠내려가던 일명 '유령선'도 거의 발생하지 않았다고 밝혔습니다.
보고서 작성자인 이 단체의 박재윤 선임데이터분석연구원은 21일 자유아시아방송(RFA)과의 전화통화에서,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한 북한 당국이 국경 봉쇄 및 방역 강화 방침으로 지난해 하반기부터 북한의 주요 해산물인 오징어잡이가 중단된 상태라고 말했습니다.
박재윤 연구원: 지난해 5월부터 8월까지는 평상시대로 조업이 이뤄졌습니다. 하지만 9월부터 12월까지 북한 해역에서의 오징어잡이 조업은 급격하게 감소했습니다.
그러면서 박 연구원은 코로나19가 통제권안에 들어와 북한 당국이 국경을 다시 열기 전까지는 예전과 같은 활발한 오징어잡이는 기대하기 힘들 것이라고 덧붙였습니다.
이와 함께, 다른 나라 해역에서 이뤄지고 있는 북한 어선과 중국 어선의 불법 조업에 대한 강력한 감시 및 단속이 필요하다고 강조했습니다.
박재윤 연구원: 코로나19가 없었다면 지금도 여전히 북한의 조업은 계속됐을 겁니다. 앞으로의 전망은 예측하기 힘들지만 불법조업을 방지하기 위해서는 북한 당국이 선박관리를 투명하게 하고 감시를 강화해야 합니다.
유엔 안보리는 2017년 대북제재 2397호를 통해 타국 어선이 북한 영해에서 조업하는 것을 대북제재 위반으로 규정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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