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청정국?” 북 접경지역 사망자 재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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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 요즘 북한의 접경지역에서 코로나 사망자가 발생하고 있다는 소식입니다. 코로나 확진자로 자택에 격리된 환자들은 의약품과 식량을 공급받지 못해 사망에 이르는 경우가 많아 주민들의 원성이 높다고 현지 소식통들이 밝혔습니다. 북한 내부 소식, 손혜민 기자가 보도합니다.

양강도의 한 주민 소식통은 20일 자유아시아방송에 “가을철에 들어 선기가 나면서(날씨가 선선해지면서) 중국과 국경을 마주한 김형직군에는 코로나에 확진된 농민들이 늘어나고 사망자도 나오고 있다”고 전했습니다.

소식통은 “지난 주 초(12일)에도 무창리에 살고 있는 60대 부부가 코로나에 확진되어 자택에 격리된지 열흘 만에 사망하였다”고 덧붙였습니다.

소식통은 또 “방역당국은 코로나로 사망된 부부의 시신을 한 동네에 살고 있는 아들에게도 알리지 않고 구급차로 실어다 동네에서 떨어진 산에 묻어버렸다”면서 “돌아가신 부모의 장례식도 못하게 된 아들은 방역당국의 처사에 울분을 터뜨리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소식통에 의하면, 매일 호담당의사들이 인민반세대들을 돌며 주민들의 체온을 점검하고 있는데 3일 이상 고열 증상이 멈추지 않으면, 해당 환자를 군 방역지휘부에 보고하게 됩니다. 보고를 받은 군 방역지휘부는 방역 성원이 호담당의사와 함께 고열환자의 집에 찾아가 코로나 검사를 진행하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코로나 검사는 중국에서 수입한 자가검사용 도구를 사용하는데 고열환자의 코안 분비물을 넣고 양성과 음성을 판정하며, 양성으로 판정된 환자와 그 동거 가족은 방역당국이 20일 간 자택격리를 지시한다는 게 소식통의 전언입니다.

원래 코로나 확진자와 의심증상 환자들은 해당 지역 방역당국이 관리하는 집단격리시설에 격리되었으나, 지난 8월 10일 김정은이 전국비상방역총화회의를 개최하고 코로나 종식을 선포한 이후 자택격리방식으로 전환되었다고 소식통은 말했습니다.

소식통은 “자택에 격리된 코로나 확진자와 해당 가족들은 방역당국이 하루 한 번 공급하는 해열제 두 알이 전부이며, 식량은 전혀 공급하지 않고 있어 주민들 속에서는 코로나 환자들이 제대로 먹지 못해 사망하는 것이 아니냐며 무작정 격리시켜 놓고 환자들을 돌보지 않고 있는 당국을 비난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같은 날 양강도 김정숙군의 한 주민 소식통도 “그제(18일) 송전리에서는 72세 여성이 코로나에 확진되어 자택에 격리된지 일주일 만에 사망했다”면서 “격리기간 방역당국은 환자에게 매일 해열제 두 알 공급 한 것이 전부이다”라고 전했습니다.

소식통은 “72세 여성과 함께 살면서 코로나 감염 의심자로 자택격리조치 되었던 40대의 딸과 사위, 손자 손녀에게도 해열제 두 알은 공급되었으나 격리기간 식량은 전혀 공급되지 않았다”면서 “장마당 장사도 하지 못하고 자택에 격리된 가족들은 텃밭에 있는 옥수수와 감자로 끼니를 이으며 코로나 보다 굶어 죽지 않기 위해 모지름을 써야 했다”고 언급했습니다.

소식통은 이어서 “해당 가족들은 코로나에 확진되었던 어머니가 사망하자 간소한 장례식이라도 준비했으나 군 방역당국은 코로나 사망자는 장례식을 할 수 없다며 즉시 시신을구급차에 싣고 어디론가 가버렸다”고 설명했습니다.

소식통에 의하면, 코로나 사망자의 시신은 인가와 떨어진 산속에 방호복을 입은 방역성원들이 묻었으며, 매장지의 위치만 가족에게 알려준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소식통은 “주민들은 코로나 환자들에 대한 의약품과 식량 공급 대책은 세우지 않고 주민들이 코로나 증세로 죽어나가고 있는데도 코로나 청정국이라고 거짓 선전하는 당국을 원망하고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이런 가운데 미국의 북한전문매체 'NK뉴스'는 최근 북한의 통계를 인용해 올해 초 코로나 확진자 발생을 시인한 이후 북한 당국은 450만 명 가량의 북한 주민들이 코로나 의심 환자로 분류됐다고 밝힌 바 있는데 그중 약 75명 만이 고열로 사망한 것으로 밝히고 있다고 전했습니다.

북한 당국은 공식적으로 코로나로 인한 사망자를 인정하지 않고 있습니다.

기자 손혜민, 에디터 오중석, 웹팀 김상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