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 북한 당국이 코로나 확산을 방지한다면서 주민 대상 사상교양선전을 대폭 강화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전국적인 봉쇄조치로 생계를 위협받고 있는 주민들은 당국의 선전내용에 반발하고 있다고 현지소식통들은 전했습니다.
북한 내부 소식 이명철 기자가 보도합니다.
함경북도 회령시의 한 주민소식통은 23일 “21일 중앙당에서 ‘코로나비루스 확산을 철저히 막기 위한 당조직들의 사업대책안’을 내려 보냈다”면서 “대책안에는 코로나비루스의 확산을 막기 위해서 주민들을 사회주의 사상교양으로 단단하게 무장시키는 것이 중요하다며 사상교양 선전을 집중적으로 벌리(벌이)도록 지시했다”고 자유아시아방송에 밝혔습니다.
소식통은 “중앙의 지시 내용은 최근 급속히 번지고 있는 코로나비루스의 확산을 심각한 위기로 지정하고 출판물, 보도수단, 가두방송을 동원해 코로나 예방과 관련한 위생선전 사업을 벌리는 한편 주민들을 사회주의 사상으로 무장시켜 코로나비루스의 확산을 막을 것을 지시했다”고 말했습니다.
소식통은 또 “지시문에 따르면 코로나비루스 예방사업은 혁명 수뇌부 결사옹위와 관련되는 정치적 문제라고 규정했다”면서 “각 기관 기업소의 선전선동대와 지역별 인민반장들이 동원되어 매일같이 선전선동 사업을 강행하고 있어 가뜩이나 생활난에 시달리는 주민들을 더욱 짜증나게 하고 있다”고 언급했습니다.
소식통은 이어서 “주민들은 소독약도 공급해주지 않으면서 말로 떠들어댄다고 코로나비루스를 막을 수 있냐며 당국의 선전을 비난하고 있다”면서 “당장 먹고 살 수 있도록 이동 제한을 풀어주는 것이 주민들이 살길인데 무슨 소리를 하고 있는지 모르겠다며 당국을 원망하고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이와 관련 평안북도 용천군의 한 주민소식통은 같은 날 “협동농장들에서는 모내기철이 되어 많은 사람이 모여 일을 하고 있는데 도당 선전부 성원들이 가두방송차로 코로나비루스 확산을 막자는 내용의 정치선전을 진행하고 있다”면서 “코로나 방역을 위해 사람이 모이는 것을 금지시키더니 농장원들이 모여 일하는데 와서는 사회주의 사상으로 코로나를 막을 수 있다고 선전하고 있다”고 전했습니다.
소식통은 “땀 흘리며 일하는 농장원과 농촌지원자들에게 선전원들은 높은 정치의식과 고도의 자각성을 가져야 코로나 방역에서 성공할 수 있다고 주장하고 있어 농장원들속에서는 농사일이 힘든 것보다 선전원들의 헛소리를 듣는 것이 더 괴롭다는 반응이 나오고 있다”고 주장했습니다.
소식통은 “농장과 공장 주변에는 코로나 방역과 관련해 중앙에서 제작한 각종 선전화들로 거리와 마을, 아파트 벽면을 도배하고 있다”면서 “선전화 구호들이 코로나 비루스를 막아주는 것도 아닌데 과도한 선전선동전을 펼치는 당국에 대해 주민 불만이 고조되고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기자 이명철, 에티터 오중석, 웹팀 김상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