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북한 당국이 처음으로 코로나 19 감염자로 의심되는 결과가 나왔다고 발표한 데 대한 배경을 두고 다양한 분석들이 나오고 있습니다. 이것이 북한 내 코로나 19 가 널리 퍼져있다는 걸 의미할 경우 김정은 정권에도 큰 타격을 줄 것이란 전망입니다. 김소영 기자가 보도합니다.
북한 관영매체는 27일 최근 방역기관에서 월북한 것으로 추정되는 탈북민에 대한 검사를 진행한 결과 코로나 19 감염자로 의심된다고 보도했습니다.
그러면서 각 기관에 전염병 발생과 전파를 차단하기 위한 조치를 최대한 취하라고 주문했습니다.
북한과 세계보건기구(WHO)가 그 동안 코로나 19 의심환자들에 대한 격리 상황을 밝힌 적은 있지만 확진자 의심에 대해 언급한 것은 처음입니다.
북한 전문가들은 실제 월북 탈북민의 코로나 19 감염 여부를 떠나 북한이 공식적으로 첫 확진자 발생 가능성을 공개한 것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습니다.
패트리샤 김 미국평화연구소(USIP) 선임연구원은 27일 자유아시아방송(RFA)에 북한 정권이 코로나19 방역을 이유로 비상사태를 선포함으로써 북한 내부 결속을 다지려 하는 것일 수 있다고 추정했습니다.
북한 당국의 미흡한 보건·위생 관리로 코로나 19 감염자가 발생하고, 이에 대한 통제가 어려워지면 김정은 체제를 위태롭게 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김 연구원은 북한 내 코로나19 상황이 당국에서 발표한 것보다 심각할 경우에도 북한이 한국이나 미국 등으로부터 인도주의 지원을 받진 않을 것으로 전망했습니다.
코로나19 발생 초기 한국 정부가 인도주의 지원을 공식 제안했으나 북한은 이를 거부하고, 대신 6월 개성 남북공동연락사무소 폭파 등과 같은 강경 대응 전략으로 돌아섰다는 게 김 연구원의 설명입니다.
미국 북한인권위원회(HRNK)의 그렉 스칼라튜 사무총장은 27일 자유아시아방송(RFA)과의 통화에서 북한은 코로나19 발생 시점부터 이를 내부 선전도구로 이용해 왔다며, 한국에서 온 탈북민에게 전염병 확산 원인을 돌리면서 대남 비난 메시지를 우회적으로 전하는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스칼라튜 사무총장: 북한이 "역시 코로나 19 위기의 원인은 한국이다, 탈북민이다"라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북한 당국이 코로나19 위기를 보건, 위생 위기로 대처하기 보다는 선전용으로 이용하는 것 같습니다.
스칼라튜 사무총장은 코로나19가 신분에 상관없이 누구나 감염될 수 있기 때문에 북한 내 고위 지배계층이 특별 관리됐던 90년대 고난의 행군 때보다 김정은 정권 유지에 훨씬 더 심각한 위협이 될 수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그는 또 북한 당국의 코로나19 감염 의심자에 대한 공식 발표는 국제사회에 대한 간접적인 지원 요청 메시지가 될 수 있다고 추정했습니다.
스칼라튜 사무총장: 북한 당국이 코로나19가 있다는 것을 인정해야 국제 지원, 유엔 기관의 지원을 받을 수 있고... 김씨 일가 정권 입장에서 이것은 '도와달라' '살려달라'는 메시지를 포함했을 수 있습니다.
한편 한국 정부는 27일 북한 당국이 코로나19 감염 의심자라고 발표한 탈북민에 대해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은 적이 없는 것은 물론 접촉자로 분류된 적도 없다며 북한 측 주장을 반박했습니다.
북한 내 코로나19 상황을 주기적으로 점검해 온 세계보건기구(WHO)는 이와 관련한 자유아시아방송(RFA)의 논평 요청에 27일 오후까지 답하지 않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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