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 북한이 코로나 의심 발열 환자 수가 대폭 감소했다고 주장한 가운데 한국 통일부는 북한의 방역정책 전환 여부를 지켜보겠다는 입장을 밝혔습니다.
서울에서 이정은 기자가 보도합니다.
한국 통일부는 29일 북한 보도만 놓고 본다면 북한 내 코로나 상황이 어느 정도 통제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진단했습니다.
이효정 한국 통일부 부대변인은 이날 기자설명회에서 북한 관영매체에 따르면 신규 발열자 수가 보도일 기준 지난 1일 4천100여명에서 이날 3명으로 대폭 감소했다며 이같이 말했습니다.
이효정 부대변인은 다만 향후 북한이 국경봉쇄를 해제하는 등 방역 정책을 전환할지 여부는 추가적으로 지켜봐야 한다고 밝혔습니다.
이효정 한국 통일부 부대변인 :정부는 향후 북한이 방역 단계를 조정할지, 국경봉쇄 해제 등 정책 전환을 해나갈지 여부 등에 대해서는 추가적으로 지켜보겠다는 입장입니다.
북한이 지난 6월 중국으로부터 ‘침습적 인공호흡기’ 3천554개를 수입했다는 자유아시아방송(RFA)의 지난 22일 보도에 대한 통일부의 판단을 묻는 질의에 이 부대변인은 현재 이와 관련 설명할 만한 정보를 가지고 있지 않다고 말했습니다.
북한의 대중국 석탄 수출 움직임이 활발해지고 있다는 보도에 대해서도 통일부 차원에서 확인할 만한 내용은 없다고 덧붙였습니다.
한국 내 전문가들은 북한에서 실제로 코로나로 인해 사망한 사람들의 수가 당국의 주장보다 월등히 많을 것이라는 분석을 제기했습니다.
신영전 한양대학교 의과대학 교수는 이날 한국개발연구원(KDI)이 발표한 ‘북한경제리뷰 7월호’에 기고한 글에서 북한이 코로나로 총 74명이 사망했다고 발표한 것과 관련 이는 상식적으로 불가능한 수치라고 진단했습니다.
그러면서 지난 20일 기준 북한의 누적 발열자 수인 480만여 명에 백신 미접종자의 오미크론 치명률인 0.6%를 적용할 경우 북한 내 코로나로 인한 사망자 수는 최소 2만8천8백 명에 이른다고 분석했습니다.
또 무증상자나 미보고자 등을 감안하면 사망자 수가 5만여 명에 달할 수도 있다고 추산했습니다.
그러면서 북한은 코로나로 인해 상당한 수의 사망자가 발생하는 등 직간접적인 어려움을 겪고 있을 가능성이 높지만 새로운 대규모 문제가 발생하지 않는 한 공식적으로는 코로나 대응 성공을 선언할 것으로 내다봤습니다.
안동일 연세대학교 보건대학원 교수도 지난달 17일 연세의료원이 주최한 화상세미나에서 북한 내 오미크론 변이로 인한 사망자 수는 연간 약 3만 명에 달할 것으로 예측하며 이는 북한 당국에 상당한 정치적 부담으로 작용할 것으로 분석했습니다.
이에 더해 오미크론 변이보다 치사율이 높은 변이가 생겨날 경우 코로나는 결과적으로 북한에서 90년대 고난의 행군보다도 더 많은 사망자를 유발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습니다.
안동일 연세대학교 보건대학원 교수 (지난 6월 17일 세미나): 이 3만 명이라는 숫자는 사실 정치적으로 공산당이 감당하기가 쉽지 않은 상당히 부담스러운 숫자일 것으로 보여집니다… 코로나 상황이 몇 년간 지속될지에 따라서 전체 피해 규모는 더 커질 수도 있고 정치적으로 더 부담이 될 수 있는 상황입니다.
그러면서 북한은 이번 코로나 사태를 계기로 ‘제로 코로나’, 즉 봉쇄를 통한 코로나 근절은 가능하지 않다는 점을 학습하게 됐을 것으로 예상했습니다.
기자 이정은, 에디터 오중석, 웹팀 김상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