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한국 통일부는 코로나로 의심되는 신규 환자 수가 한 명도 없다고 발표한 북한이 종식선언에 나설 가능성과 관련해 예단하지 않고 신중히 지켜보겠다는 입장을 재확인했습니다.
서울에서 홍승욱 기자가 보도합니다.
관영매체를 통해 코로나에 감염된 것으로 의심되는 신규 발열 환자 수가 엿새째 한 명도 없으며 현재 치료중인 환자도 없다고 주장한 북한.
지난 4월 말부터 북한 내에서 발생한 발열 환자 총 477만여 명 가운데 99.9%에 해당하는 환자들이 완치됐다고 발표했습니다.
한국 통일부 당국자는 북한이 조만간 코로나 종식선언을 할 가능성과 관련해 “북한의 향후 정책을 예측하지 않고 지켜볼 필요가 있다”고 밝혔습니다.
이 당국자는 4일 기자들과 만나 “북한 측 발표로 볼 때는 신규 발열자와 격리돼 치료받는 환자는 없는 것으로 보인다”며 북한의 동향을 주시한다는 기존 입장이 현재도 유효하다면서 이같이 말했습니다.
조중훈 한국 통일부 대변인 (지난 1일):북한의 향후 정책을 예측하지 않고 현시점에서는 지켜볼 필요가 있다는 말씀을 드리겠습니다. 남북 간 보건·방역 협력에 대한 수요는 여전히 있는 만큼 남북 간 보건·방역 협력에 대해서는 문을 열어 놓고 북한의 호응을 계속해서 기다리겠다는 말씀을 드리겠습니다.
북한 당국으로서는 주민들에게 방역 성공을 알려 민심을 안정시키고 코로나 사태를 정상 상황으로 전환할 필요가 있지만, 한편으론 북한 내 코로나 상황이 발표와 다를 가능성 등을 배제할 수 없다는 입장인 것으로 풀이됩니다.
북한이 코로나 발생 초기부터 취해온 이른바 ‘최대비상방역체계’를 과감히 조정하지 못하고 있는 내부 사정이 있을 가능성도 제기됩니다.
이런 가운데 이신화 신임 한국 북한인권국제협력대사는 엘리자베스 살몬 신임 유엔 북한인권특별보고관과 화상통화를 하고 향후 협력 방안을 논의했습니다.
한국 외교부에 따르면 이 대사는 전날 오후 진행된 화상통화에서 살몬 보고관의 임명을 축하하고, 북한인권 증진을 위해 국제사회가 단합된 목소리로 대응해 나가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이어 살몬 보고관과 유엔 등 국제무대에서 이어갈 긴밀한 협력에 대한 기대도 나타냈습니다.
살몬 보고관도 이 대사의 임명을 축하하고, 북한인권 실상 파악과 개선 방안 모색을 위해 적극 노력해 나갈 것이라며 이 대사와 지속적으로 소통해 나가겠다고 말했습니다.
지난달 28일 활동을 시작한 이 대사와 지난 1일부터 최대 6년의 임기를 개시한 살몬 보고관은 비슷한 시기에 새로 활동에 나서게 됐습니다.
한국 외교부와 미국 민주주의 관련 단체들 간의 협의도 이뤄졌습니다.
이도훈 한국 외교부 2차관은 이날 NED, 즉 민주주의진흥재단 등 미국의 민주주의 관련 단체 대표단을 만나 국제사회의 민주주의 증진을 위한 협력 방안 등을 논의했습니다.
미국의 비영리단체인 NED는 북한과 중국 등 권위주의 국가 내 민주화 운동과 인권 증진을 위한 지원 활동을 활발히 펼쳐오고 있습니다.
한국 외교부에 따르면 이 차관은 이날 면담에서 한국 정부가 민주화와 경제발전을 달성한 경험을 바탕으로 전 세계의 민주주의 및 인권 증진 노력에 보다 적극적으로 참여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데이먼 윌슨 NED 소장도 “전 세계 민주주의 증진을 위해 한국과의 협력을 강화해 나갈 것을 희망한다”고 밝힌 가운데, 이날 면담에는 윌슨 소장과 마이클 아브라모위츠 프리덤하우스 회장, 데릭 미첼 전미민주주의연구소(NDI) 소장, 이숙종 동아시아연구원(EAI) 이사 등이 참석했습니다.
한편 박진 한국 외교부 장관은 이날 아세안(ASEAN), 즉 동남아시아국가연합 관련 연쇄 외교장관회의가 열리는 캄보디아 프놈펜에서 개최된 ‘아세안+3(한중일) 외교장관회의’에 참석해 2019년 이후 열리지 않고 있는 한중일 3국 정상회의 재개를 제안했습니다.
박 장관은 그러면서 북한의 도발에 대해 단호히 대응하되 대화의 문을 항상 열어두고 유연하고 열린 입장을 견지하겠다며 한국의 대북정책에 대한 지지와 협조를 당부했습니다.
또 림 족 호이 아세안 사무총장과 따로 면담하면서 북한의 도발 중단 및 조속한 대화 복귀를 위한 아세안의 지속적인 역할을 주문했습니다.
기자 홍승욱, 에디터 오중석, 웹팀 김상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