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신형 코로나바이러스(비루스) 사태로 전 세계 크고 작은 국제구호단체들의 대북지원 활동이 모두 중단된 상태인데요. 국제사회의 대북제재에 치명적인 전염병까지 더해지면서 북한 주민들의 고통이 커지고 있습니다. 보도에 홍알벗 기자입니다.
미국과 캐나다에 기반을 둔 국제구호단체 메노나이트 중앙위원회(MCC)는 최근 자체 홈페이지를 통해 7월까지의 모든 고기통조림 제작 일정을 취소한다고 발표했습니다.
북미 지역에서 빠르게 확산되고 있는 신형 코로나바이러스 때문에 취한 조치입니다.
이 단체는 지난 2018년 4월부터 지난해 3월까지 전 세계 10개국에 모두 67만개의 고기 통조림을 지원했습니다.
이 가운데 14만여개는 북한으로 들어갔는데, 이는 에티오피아에 이어 두 번째로 많은 양입니다.
하지만, 메노나이트 중앙위원회는 직원과 자원봉사자 등 단체 관계자들의 건강과 안전을 위해 고기통조림 제작 등 활동을 취소하거나 연기한다고 밝혔습니다.
이 때문에 올해 북한 주민을 위한 고기통조림 공급이 차질을 빚게 되면서 언제 다시 활동이 재개될지 알 수 없게 됐습니다.
이 뿐만이 아닙니다. 독일 카리타스는 수년에 걸쳐 북한에 온실과 노인건강원을 세우고 결핵환자들을 위한 채소 재배 및 공급 요령을 지도하고 노인들을 위한 의약품을 지원해 왔지만 지금은 아무것도 할 수 없는 처지가 돼 버렸습니다.
스위스의 국제 구호단체 '아가페 인터내셔널'의 북한의료진 초청 연수를 비롯해 위생농법 전수 및 훈련활동, 그리고 치즈 제조와 온실 지원 사업 등도 모두 중단 또는 연기됐습니다.
이밖에도 두유생산을 위해 콩을 지원하는 캐나다의 대북지원단체 '퍼스트 스텝스', 그리고 지난해 말 새롭게 북한의 진료소 지원사업을 시작한 미국의 대북 구호단체 '조선의 그리스도인 벗들'도 언제 다시 활동을 시작할 수 있을지 막막하기만 합니다.
사정이 이렇자 북한 주민들의 건강과 생활이 걱정입니다.
그렉 스칼라튜 미국 북한인권위원회 사무총장은 1일, 신형 코로나바이러스 사태와 같은 전 세계적 재난상황 속에서도 대북지원을 힘들게 만든 것은 강력한 대북제재를 초래한 북한 정권에게 있다며, 고통받는 주민을 위한 북한 당국의 정책변화가 절실하다고 자유아시아방송(RFA)에 말했습니다.
스칼라튜 사무총장: 세계 곳곳에서 위기상황이 터지고 지원이 필요한 사람들이 많습니다. 그만큼 (북한을 지원하는 것이) 훨씬 더 어렵죠. 적절한 환경이 아니면 (지원이) 어렵습니다. 그것이 NGO의 잘못도 아니고, 북한 주민들의 잘못도 아니고, 다른 정부의 잘못도 아닙니다. 북한 정권의 잘못으로 봐야 합니다.
한편, 최근 국경없는 의사회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관련 대북 의료 지원 용품이 북한에 도착한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인도주의적 지원을 위한 대북제재 면제 범위가 소규모 지원단체로까지 더 확대되어야 한다는 지적도 함께 제기되고 있습니다.
0:00 / 0: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