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북한 당국이 코로나19 차단을 위해 해상길도 폐쇄한 가운데, 대북 구호물자를 실은 컨테이너들이 북한으로 출발하지 못한 채 중국 항구에 발이 묶였습니다. 지예원 기자가 보도합니다.
북한의 결핵 및 간염환자 치료 등 대북의료지원 활동을 벌여온 미국 구호단체 '조선의 그리스도인 벗들'(CFK)은 최근 공개한 자체 소식지를 통해, 코로나19가 대북 인도주의 지원 물품 운송에 상당한 어려움을 초래하고 있다고 전했습니다.
북한이 코로나19 유입 차단을 위해 국경을 봉쇄하면서 북중 해상로 역시 막혀 대북 지원물자가 모두 중국 항구에 발이 묶인 겁니다.
특히, 이 단체는 북한의 새로운 검역조치에 따라 중국 랴오닝성 다롄에서 북한 남포항으로 구호물자를 실어 나르던 선박의 운항이 갑작스럽게 중단됐다고 알렸습니다.
이에 따라, 이 단체의 대북 구호물품을 실은 해상 컨테이너 3개가 다롄에 지난달 말 도착했지만 남포항으로 운송되지 못한 채 다롄항에 발이 묶여있는 상황이라고 알렸습니다.
이 단체의 컨테이너에는 북한 내 결핵·간염 병원 및 요양원 보수공사 재료, 검사·의료 장비, 비누, 식품 등이 적재돼 있지만, 북중 해상길이 언제 다시 열려 북한 주민들에게 전달될 수 있을 지는 아직 불투명합니다.
중국에서 컨테이너가 남포항으로 출발할 때까지 컨테이너 보관 및 대여 비용도 계속 추가적으로 발생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아울러, 이 단체는 미국 사우스캐롤라이나주 찰스턴항에서 20피트(약 6미터) 규모의 대북 구호품 컨테이너 운송을 철회했고, 인도에서 운송될 예정이었던 1만 4천 세트의 결핵 치료약 역시 지원을 보류하는 등 북중 해상 운송 중단 여파로 다른 대북 구호품 운송도 줄줄이 영향을 받고 있다고 우려했습니다.
이밖에도, 이 단체는 중국 내 코로나19사태가 대북 구호물자 구매에도 상당한 차질을 빚고 있다고 알렸습니다.
중국 내 공장들이 거의 2달 간의 봉쇄조치 이후 여전히 가동을 재개하려는 과정에 있어, 지난 12월 주문한 온실, 트랙터, 병원 침대, 검사 물품 등의 생산이 모두 일단 보류된 상태라는 겁니다.
또한, 이 단체는 코로나19 관련 긴급대응 물자를 북한에 보내기 위해 노력하고 있지만, 북한 국경폐쇄 및 대북제재 문제 등 현실적인 문제로 인해 구호품 전달이 실질적으로 가능한지도 확실치 않다고 우려했습니다.
이러한 대북 구호품 운송 문제 이외에도, 이 단체는 지난 2월 초 북한 당국으로부터 방북 승인을 받아 3월 방북 예정이었지만, 이마저도 코로나19 사태로 무기한 연기됐다고 전했습니다.
한편, 북한에 의료·재활기기를 지원하고 있는 한국의 '선양하나' 측도 5일 공개한 자체 소식지에서 코로나19로 인한 북한의 국경 폐쇄로 대북지원 활동을 진행하기 어려운 상황이라고 우려했습니다.
북한에 대한 농업 기술 관련 지원활동을 펼치고 있는 구호단체인 미국 친우봉사단(AFSC) 역시 북한의 봄철 모내기 시기를 앞둔 지난 2월 말 방북 예정이었으나 코로나19로 무기한 연기돼 대북 농업 지원활동에 상당한 차질을 빚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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