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건강 이상설이 제기된 가운데 일본에서 김정은 위원장 유고 시 여동생인 김여정 노동당 제1부부장이 최고지도자 권한을 대행하도록 하는 준비가 진행되고 있다는 보도가 나왔습니다.
서울에서 서재덕 기자가 보도합니다.
일본 요미우리신문은 22일 한미일 소식통을 인용해 북한이 지난해 말부터 긴급사태 발생시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여동생인 김여정 노동당 제1부부장이 최고지도자 권한을 대행할 수 있도록 준비하고 있다고 보도했습니다.
지난해 12월 평양에서 노동당 중앙위원회 총회가 개최됐을 당시 김정은 위원장의 유고로 통치를 할 수 없게 될 경우 '권한을 모두 김여정에게 집중한다'는 내부 결정이 내려졌다는 겁니다.
보도에 따르면 한미일 소식통은 "이 같은 내부 결정 이후 김여정 제1부부장 명의로 당과 군에 지시문이 많이 내려오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김여정 제1부부장은 체제 선전을 담당하는 당 선전선동부에 소속된 것으로 알려졌지만, 지난해 말 당 중앙위 총회를 거쳐 인사권을 장악한 핵심 부서인 조직지도부 제1부부장에 취임했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습니다.
한국에서는 지난 11일 개최된 노동당 정치국 회의에서 김여정 제1부부장의 위상을 강화하는 조치가 내려졌을 것이란 관측이 나오기도 했습니다.
조한범 통일연구원 선임연구위원: 김여정 제1부부장이 정치국 후보위원을 한번 하긴 했지만 대미·대남 담화를 낸 직후 정치국 후보위원으로 등장했단 점에서 위상이 이전보다 훨씬 강화됐을 가능성이 있습니다.
요미우리 신문은 김정은 위원장의 건강 상태와 관련해 고혈압과 심장병, 당뇨병이 복합적으로 악화되면서 지난 1월 프랑스 의료진이 방북했다는 정보도 나오고 있다고 전했습니다.
그 이후부터 '김여정 제1부부장 권한 대행' 준비 작업에 속도가 붙었다는 설명입니다.
앞서 미국의 CNN 방송은 지난 21일 김 위원장이 수술을 받은 후 위험한 상황에 처해 있다는 첩보를 미국 정부가 주시하고 있다고 보도한 바 있습니다.
일본 정부도 요미우리 신문의 보도와 관련해 북한의 동향을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스가 요시히데 일본 관방장관: 북한을 둘러싼 동향에 대해 중대한 관심을 갖고 관련 정보 수집과 분석에 힘쓰고 있습니다.
스가 요시히데 일본 관방장관은 이날 기자설명회에서 북핵과 미사일, 북한에 의한 일본인 납치 문제 등 모든 현안을 포괄적으로 해결하고 불행한 과거를 청산해 북한과의 국교정상화를 지향한다는 입장에는 변함이 없다며 이같이 말했습니다.
이런 가운데 한국 청와대는 이날 김정은 위원장의 건강 이상설과 관련해 지난 21일 밝힌 북한 내부에 특이동향이 식별되지 않았다는 입장이 여전히 유효하다고 거듭 밝혔습니다.
윤상현 한국 국회 외교통상위원장은 이날 국회 외교통일위원회 비공개 간담회 이후 기자들과 만나 김정은 위원장에 대해 제기된 신변 이상설과 관련해 현재 북한의 반응이 전혀 없다며 상황을 조금 더 지켜봐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김정은 위원장이 집권 이후 처음으로 김일성 주석의 생일인 태양절 행사나 최고인민회의에 불참한 것 자체가 특이동향이라고 지적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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