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코백스 협력 여부에 미·국제단체 입장차…“북 당국 통제 때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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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미국 국무부가 북한이 코로나19, 즉 코로나 비루스 백신(왁찐) 도입을 위한 코백스와의 협력을 거절했다고 밝힌 데 대해, 세계백신연합은 북한이 협력을 지속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전문가들은 외부 지원에 대한 북한 당국의 강력한 통제로 소극적인 태도가 지속되면서 이러한 의견차가 생긴 것으로 분석했습니다. 지정은 기자가 보도합니다.

세계백신면역연합(GAVI·가비) 대변인은 12일 자유아시아방송(RFA)에 "(코로나19 백신 공동구매 국제프로젝트인) 코백스와 가비의 관점에서 볼 때, 북한 당국은 코로나19 확산 대응에 대한 협력을 거절하지 않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From the perspective of COVAX and Gavi, the government of DPRK is not refusing to cooperate on the response for the COVID-19 pandemic.)

가비 측 대변인은 북한이 코백스에 협력하지 않고 있다는 미국 국무부의 입장에 대한 자유아시아방송(RFA) 논평 요청에 이같이 답했습니다.

국무부는 11일 자유아시아방송(RFA)에 "우리는 전 세계적으로 코로나19 백신을 지원하는데 지속적인 관심을 갖고 있다"면서 "(그러나 북한은) 코백스와의 협력을 거절했고, 코로나19 대응 지원을 위한 한국의 제안도 거부했다"고 지적했습니다. (We have an abiding interest in supporting vaccinations around the world. The DPRK has refused to cooperate with COVAX and rejected offers of COVID-19 assistance from the ROK.)

이와 관련해 가비 측 대변인은 "현재 북한 보건성은 코로나19 백신 도입을 위해 필요한 기술적 부분과, 백신 도입의 필수 요건인 국가 백신 보급·접종 계획을 운용할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Currently the Ministry of Public Health (MOPH) is working on technical aspects and the operationalization of the National Deployment and Vaccination Plan (NDVP) which is a pre-requisite for a COVID-19 vaccine introduction.)

그러면서 북한에 대한 코백스의 지원은 공여국들의 자금을 통해 코로나19 백신을 지원받는 다른 코백스 선구매공약매커니즘(COVAX AMC) 대상국들과도 동일한 목표와 과정을 따르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해당 목표와 과정에는 코백스 퍼실리티의 공급 능력에 따라 참가국 인구의 20%까지 접종하는 방안을 비롯해 국가 백신 보급·접종 계획 및 다른 기술적 고려사항 등이 포함됩니다. (The support for DPRK follows the same objectives and processes as for other COVAX AMC eligible Gavi countries(e.g. coverage of up to 20% of the population depending on the capacity of the COVAX Facility, national vaccine deployment plan, other technical considerations).)

가비 측 대변인은 또 유엔 제재 대상 국가들에도 코백스의 백신 지원은 제재가 면제되어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The understanding of Gavi and Alliance partners is that COVAX support should be covered by exceptions for humanitarian aid under the UN sanctions regime for the country for which an application has to be submitted to the Sanctions Committee.)

국무부 논평과 관련해 유니세프(UNICEF:유엔아동기금)의 쉬마 이슬람 아시아태평양지역 대변인 역시 이날 자유아시아방송(RFA)에 "(북한) 당국은 코백스, 세계보건기구(WHO), 유니세프와 계속 조율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The government continues to coordinate with COVAX, WHO and UNICEF.)

미국 국무부는 이날 가비와 유니세프 대변인의 입장에 대한 자유아시아방송(RFA) 논평 요청에 "미국은 북한과 백신을 공유할 계획이 없다"며 구체적인 답변을 피했습니다. (We have no plans to share vaccines with the DPRK.)

이와 관련해 해리 카지아니스(Harry Kazianis) 미국 국가이익센터 한국 담당 국장은 12일 자유아시아방송(RFA)에 미국과 가비의 의견차는 국제사회와의 협력에 대한 미국과 북한 당국의 정의가 다르기 때문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즉 북한 당국이 코로나19 백신을 지원받을 의사는 있어도 외부로부터의 영향과 정보를 통제하는 등 북한 당국의 조건에 맞춰 백신을 도입하기 위해 느리고 소극적인 태도를 보이고 있어, 이러한 상황이 미국에는 협력적인 태도로 보이지 않을 것이라는 분석입니다.

카지아니스 국장: 북한은 통제가 엄격한 매우 폐쇄된 사회이며 북한 당국은 주민들이 외부 세계에 대해 알지 못하게 하기 위해 애쓰고 있습니다. 그래서 북한은 (국제사회와) 협력시 코백스 혹은 다른 어떠한 국제단체의 요청에도 매우 느리게 반응합니다. 또 (국제사회와 협력하기 위해 내부적으로) 여러 단계의 관료주의적 절차(bureaucracy)도 거쳐야할 것입니다. 이런 점에서 미국 정부는 (북한이) 협력하지 않는다고 여길 수 있습니다.

미국 중앙정보국(CIA) 정책분석관을 역임한 수 김 미국 랜드연구소 분석관 역시 북한 당국은 외부 지원이 북한 국내 문제에 개입할 수 있는 범위에 대해 한계를 설정했을 수 있다고 이날 자유아시아방송(RFA)에 말했습니다.

즉 김정은 정권은 국제 사회의 백신 지원에 열려있고 또 이를 필요로 하겠지만, 백신 관리를 감시하는 해외 관리자들의 입국은 원치 않는 등 더 협력적인 태도를 보이지 않는다는 설명입니다.

앞서 국무부도 11일 자유아시아방송(RFA)에 "우리는 북한의 인도적 지원 요청을 고려할 수 있지만, 이는 지원이 목표로 한 수혜자들에게 확실히 전달될 수 있도록 하는 효율적인 감시가 동반돼야 한다"고 강조한 바 있습니다. (While we are open to considering DPRK requests for humanitarian assistance, these would need to be accompanied by effective monitoring to ensure that it reached the intended beneficiaries.)

수 김 분석관은 이어 이러한 점이 북한 정권의 백신 관리 계획에 의문을 일으킨다며, 북한 내 관리 과정이 다른 국가들과 마찬가지로 백신에 대한 평등한 접근을 보장하지 않고 대신 백신이 엘리트 계층에 먼저 분배될 수 있다고 우려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