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AVI "코로나 백신 분배감시 위해 대북협력 지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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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세계백신면역연합(GAVI·가비)이 북한 내 코로나19 백신 분배감시가 시행되도록 북한 당국과 협력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분배감시에 대해 북한과 국제단체 간 의견 차이가 있을 것으로 내다봤습니다. 지정은 기자가 보도합니다.

세계백신면역연합(GAVI·가비) 대변인은 2일 북한 내 백신 분배감시 계획에 대한 자유아시아방송(RFA) 질의에 "백신이 (북한에) 배송되는 대로 성공적인, 분배감시를 동반한 백신 배급이 이루어지도록 북한 당국과 계속 협력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We continue to work with DPRK authorities to ensure a successful and monitored rollout as and when doses are delivered.)

다만 대변인은 북한에 대한 원격 분배감시나 분배감시 면제 가능성에 대한 질의에는 답변을 피했습니다.

북한은 코로나19 백신 공동 구매·배분 국제 프로젝트인 '코백스 퍼실리티'(COVAX facility)를 통해 아스트라제네카 백신 170만4천회 분을 올해 하반기 중 공급받을 예정이지만, 북한이 코백스의 백신 분배감시를 꺼린다는 의혹은 지속적으로 제기돼 왔습니다.

앞서 지난달 일본의 교도통신은 복수의 외교 소식통을 인용해 북한이 백신 접종상황에 대한 코백스 감시요원을 수용하는데 난색을 보이고 있다고 보도했습니다.

당시 가비 대변인은 해당 보도에 대해 "북한은 코백스의 일반적인 분배감시 조치 없이 백신을 공급받겠다고 요청하지 않았다"면서도 "하지만 현재 세계보건기구(WHO)와 유니세프(UNICEF·유엔아동기금)의 해외 직원들은 아무도 북한에 남아있지 않다"고 밝힌 바 있습니다.

국무부 역시 지난달 자유아시아방송(RFA)에 "북한은 코백스와의 협력을 거절했다"며 "우리는 북한의 인도적 지원 요청을 고려할 수 있지만 이는 지원이 목표로 한 수혜자들에게 확실히 전달될 수 있도록 하는 효율적인 감시가 동반돼야 한다"고 지적하기도 했습니다. (While we are open to considering DPRK requests for humanitarian assistance, these would need to be accompanied by effective monitoring to ensure that it reached the intended beneficiaries.)

미국 내 북한 전문가들 역시 북한이 백신 분배감시를 거부하고 있을 것으로 추정했습니다.

미국 중앙정보국(CIA) 정책분석관을 역임한 수 김 미국 랜드연구소 분석관은 2일 자유아시아방송(RFA)에 "국가의 지도층이 외부 세계에 국가를 공개하기 두려워할 때 (분배감시에 대한 국제단체와 국가의) 의견 충돌은 불가피하다"며 "김정은 총비서는 숨길 것이 많다"고 지적했습니다.

수 김 분석관은 "김정은 총비서는 북한 내 백신 관리상황 뿐 아니라 북한의 비참한 상황을 해외 분배감시 요원들이 보기를 원치 않는다"며 이는 국제사회가 지적해 온 북한 당국의 인권 경시 문제를 입증하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그는 또 "제 3자의 개입은 공평하고 우선순위에 따르는 백신 접근을 보장한다"며 북한에서는 엘리트 계층이 백신을 우선 공급받을 가능성이 있다고 덧붙였습니다.

해리 카지아니스(Harry Kazianis) 미국 국가이익센터 한국 담당 국장 역시 지난달 자유아시아방송(RFA)에 가비는 북한이 분배감시 여부에 대해 협상하기 바라지만 북한은 취약계층이 아닌 엘리트층에 먼저 백신을 제공하기 위해 분배감시를 원치 않을 것이라고 설명하기도 했습니다.

이런 가운데, 가비는 2일 보도자료를 통해 일본 정부와 이날 공동으로 개최한 '코백스 백신 정상회의'에서 개발도상국 등 백신 수혜국들에 대해 미화 24억 달러에 달하는 지원금이 약정됐다고 밝혔습니다.

북한 역시 공여국들의 자금을 통해 백신을 공급받는 92개국에 포함됩니다.

이날 회의에서 조제 마누엘 바호주 가비 의장의 말입니다.

바호주 의장: 모두의 관대함과 코로나19 사태 종식을 위한 헌신 덕분에 오늘 총 미화 24억 달러를 확보하게 됐다는 소식을 알리게 돼 기쁩니다.

가비는 이에 따라 백신 지원 대상국들을 위해 지금까지 약속된 총 지원금은 미화 96억 달러에 달한다고 덧붙였습니다.

한편, 세계보건기구(WHO)는 지난달 20일까지 북한 내 총 2만8천184명을 대상으로 코로나19 검사를 시행했지만 보고된 확진자는 여전히 한 명도 없다고 밝혔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