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아시아 국가들 중 유일하게 북한에서 아직 공식적으로 코로나19, 즉 코로나비루스 백신(왁찐) 접종이 시작되지 않은 것으로 알려지면서, 북한으로의 백신 공급 계획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습니다. 최근 상황을 지정은 기자와 함께 살펴보겠습니다.
앵커: 먼저 가장 최근 북한 당국이 보고한 자국 내 코로나19 상황은 어떻습니까?
기자: 세계보건기구(WHO)는 최근 코로나19 주간보고서를 통해 북한에서 지난달 27일까지 총 2만8천905명을 대상으로 코로나19 검사를 시행했으나 여전히 보고된 확진자는 한 명도 없다고 밝혔습니다. 구체적으로 지난달 21~27일 사이 721명이 새롭게 검사를 받았으며 이 중 146명은 독감 유사질환이나 중증급성호흡기감염증 환자라고 전했습니다.
앵커: 북한은 자국 내 확진자가 한 명도 없다는 주장을 고수하고 있지만, 국제단체에 백신 지원을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는데요. 최근 진행 상황은 어떻습니까?
기자: 북한은 코로나19 백신 공동 구매·배분 국제 프로젝트인 '코백스 퍼실리티'(COVAX facility)의 백신 지원국인 92개 저소득 국가 중 한 곳으로 지정됐습니다. 이에 따라 코백스는 북한에 인도 혈청연구소(SII)가 생산한 아스트라제네카 백신 199만2천회 분을 배정했고, 이 중 1차 분에 해당하는 170만4천회 분을 5월까지 공급할 예정이라고 밝혔습니다. 하지만 세계백신면역연합(GAVI·가비) 대변인은 지난달 자유아시아방송(RFA)에 북한으로의 백신 공급에 대한 "구체적인 배송 날짜는 결정할 수 없다"면서 "2021년 하반기 중 이루어질 것으로 예상된다"고 설명했습니다.
앵커: 북한으로의 백신 공급이 계속 지연되는 이유는 무엇입니까?
기자: 가비 측 대변인에 따르면 먼저 북한의 기술적 준비상황 때문입니다. 가비 측 대변인은 기술적 요건에 대한 구체적인 설명은 피했지만, 세계보건기구의 살바도르 사무소장은 북한 당국이 충족해야 할 요건으로 백신 배송과 관련한 국가 규제 허가기준 확립 및 백신 제조사와의 부작용 면책 합의 등을 꼽았습니다. 북한으로의 백신 공급은 이외에도 전 세계적인 백신 공급 부족 사태에 영향을 받고 있습니다. 북한은 인도에서 생산된 백신을 공급받아야 하는데, 인도 정부가 지난 3월 중순 이후 자국 내 코로나19 확진자 수 급증으로 국내 백신 수요에 대응하기 위해 백신 수출을 잠정 중단하면서 북한으로의 백신 공급도 지연된 것입니다. 이에 대해 가비 측 대변인은 7일 자유아시아방송(RFA)에 "(북한으로의 백신 공급을 위한) 작업은 진행 중이며 북한과 논의가 이어지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유엔 사무총장 대변인실도 지난 4일 "코백스 퍼실리티를 통한 북한 내 코로나19 백신 접근과 백신 배포를 지원하는 것이 가장 취약한 계층을 보호하려는 유엔의 2021년 우선순위"라고 밝히기도 했습니다.
앵커: 북한이 최근 백신의 공평한 분배를 촉구하며 일부 국가들을 비난하기도 했었죠?
기자: 이달 세계보건총회(WHA) 홈페이지에 따르면 북한은 74차 연례회의 성명을 통해 "다른 국가는 구매 능력 탓에 백신을 구하지도 못하는 상황에서 일부 국가가 백신 국수주의로 필요한 분량보다 많은 백신을 확보하고 저장하는 불공평한 현실이 벌어지고 있다"고 주장했습니다. 세계보건기구 등 국제단체들도 공평한 백신 분배를 강조하고 있지만, 북한의 경우 북한 당국의 미온적인 태도가 백신 도입을 지연시킨다는 의혹이 지속적으로 제기되고 있습니다. 미국 국무부는 지난달 11일 자유아시아방송(RFA)에 "북한은 코백스와의 협력을 거절했다"며 "현재 북한과 백신을 공유할 계획은 없다"고 밝혔습니다. 또 이후 지난달 19일, 일본의 교도통신은 복수의 외교 소식통을 인용해 코백스 측이 북한에 백신 분배감시 요원들의 입국 허용을 요구해왔지만 북한은 해외에 있는 자국 주민들마저 들여보내고 있지 않다고 보도했습니다.
앵커: 해당 의혹을 가비 측과 전문가들은 어떻게 보고 있습니까?
기자: 먼저 국무부 입장에 대해 가비 측 대변인은 "코백스와 가비의 관점에서 볼 때, 북한 당국은 코로나19 확산 대응에 대한 협력을 거절하지 않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또 교도통신 보도에 대해 대변인은 "해당 정보를 확인해 줄 수 없다"며 "북한은 코백스의 일반적인 분배감시 조치 없이 백신을 공급받겠다고 요청하지는 않았다"고 말했습니다. 다만 분배감시에 필요한 "세계보건기구와 유니세프(UNICEF)의 해외 직원들은 현재 아무도 북한에 남아있지 않다"고 설명했습니다. 또 이달 초 가비 대변인은 "백신이 (북한에) 배송되는 대로 성공적인, 분배감시를 동반한 백신 배급이 이루어지도록 북한 당국과 계속 협력하고 있다"고 밝히기도 했습니다. 이와 관련해 전문가들은 가비 측 대변인이 북한과 분배감시 등을 협상하기 위해 부드러운 어조를 유지하고 있지만, 여전히 북한이 코백스에 적극적으로 협력하지 않는 것으로 분석했습니다.
앵커: 코백스의 백신 공급이 지연되면서 북한이 대안을 모색하고 있다는 보도도 이어지고 있죠?
기자: 러시아 인테르팍스 통신은 지난 4일 러시아 제약업계 관계자를 인용해 북한이 러시아산 코로나19 백신인 '스푸트니크 V' 백신과 '스푸트니크 라이트' 백신에 관심을 보이고 있다고 보도했습니다. 앞서 지난 4월에도 일부 러시아 언론은 북한 전문가들의 자체 검증을 위해 스푸트니크 V 백신 소규모 분량이 북한으로 공급됐다고 보도했으나, 주북 러시아 대사관이 자국 언론과의 인터뷰를 통해 이를 부인하기도 했습니다. 미국 내 북한 전문가들은 북한의 러시아산 백신 도입에 대해서는 각기 다른 의견을 보였지만, 대다수는 북한이 코백스 이외에 백신 도입 대안을 모색하고 있을 것으로 추정했습니다. 특히 일부 전문가들은 북한은 세계보건기구 등 자국이 신뢰하는 국제단체의 긴급사용을 승인받은 백신 도입을 고려할 것으로 내다봤습니다.
앵커: 북한 내 코로나19 상황과 백신 공급 등에 대해 최근 북한 내부에서는 어떤 소식이 전해지고 있습니까?
기자: 평안북도의 한 간부 소식통은 지난달 자유아시아방송(RFA)에 지난 4월말까지 평안북도 내 코로나19 증상으로 의심되는 환자가 2천4백여 명에 달하며 그 중 50여 명이 사망했다고 밝혔습니다. 평안남도 평성시에서도 4월말 기준 코로나19 의심 환자가 4백여 명에 달했으며, 이 중 사망자도 십여명 나왔다고 소식통은 전했습니다. 이외에도 함경남도와 함경북도 라선시에서 각각 6천589명, 6천355명의 의심환자가 발생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또 함경북도의 한 간부 소식통은 지난 3월 함경북도 전체에 의심 환자수가 총 1만3천여 명에 달하며 이 중 사망한 환자 수도 백여 명이 넘는다고 밝혔습니다. 한편, 중국 단동시의 한 조선족 소식통은 지난달 자유아시아방송(RFA)에 "단동에 파견된 북한 노동자들이 단체로 코로나19 백신을 접종하고 있다"며 "북한 공관 직원과 무역주재원들도 접종을 했다"고 전했습니다. 이들은 중국산 백신을 접종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앵커: 지금까지 북한으로의 코로나19 백신 공급과 관련해 지정은 기자와 함께 살펴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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