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 북한이 백신 접종을 통해 코로나19 오미크론 변이 유행에 대응하기엔 이미 늦었으며 코로나 사태 장기화에 대비해 중장기적으로 대규모 백신 접종을 추진해야 한다는 분석이 한국 내에서 제기됐습니다.
서울에서 이정은 기자가 보도합니다.
한국의 연세의료원 통일보건의료센터가 17일 주최한 ‘북한의 COVID-19 분석과 대북지원 방식’ 세미나.
안동일 연세대학교 보건대학원 교수는 이날 행사에서 북한이 현재 유행 중인 오미크론 변이 감염 확산을 막기 위해 백신을 쓰기에는 이미 늦었다고 진단했습니다.
오미크론 변이는 백신을 맞은 경우에도 감염이 되는 돌파 감염 사례가 많아 향후 3-4개월간 지속될 것으로 예상되는 오미크론 감염 기간 동안의 백신 접종은 일반인의 감염 확산 예방에 거의 도움이 되지 않을 것이기 때문이라는 설명입니다.
사망 예방을 위한 백신 접종의 경우에도 최소 2차, 이상적으로는 3차까지 접종해야 유의미한 수준의 효과가 있을 것이라며 백신 확보와 접종에 필요한 시간과 백신 접종 간격 등을 고려해 추진 여부를 결정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안동일 연세대학교 보건대학원 교수 : 백신이 오미크론 감염을 막아줄 확률은 세 번을 맞아도, 부스터 샷까지 맞아도 한 50% 밖에 안 됩니다. 그래서 사망을 예방할 목적으로 주로 접종하게 되는데 이 경우에도 3차까지 맞아야 됩니다. 3차까지 맞으면 그 때는 아마 오미크론 상황이 다 지나가겠죠. 그래서 백신이 지금 시기적절하지 않은 것 같습니다.
안동일 교수는 또 북한에서 오미크론 변이로 인해 연간 약 3만 명의 사망자가 발생할 것으로 예측하며 이보다 치사율이 높은 변이가 생겨날 경우 코로나는 결과적으로 북한에서 90년대 고난의 행군보다도 더 많은 사망자를 유발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습니다.
이에 더해 향후 20-30년간 다양한 코로나 변이가 나타날 것으로 관측하며 중장기적으로는 북한도 봉쇄를 통한 코로나 근절(elimination)이 아닌 백신 접종을 통한 코로나 완화(mitigation)를 추진할 수 밖에 없을 것으로 전망했습니다.
안동일 연세대학교 보건대학원 교수 : (코로나는) 앞으로 한 20-30년 지속될 것이고 마치 독감처럼 쉽게 없어지기는 어렵습니다. 그래서 결국은 변이가 제일 문제인 것 같고요. 그래서 북한도 코로나 근절에서 완화로 가는 건데 중장기적으로는 백신을 맞아야 되고 백신을 맞아서 점점 치사율이 떨어져야 됩니다.
그러면서 대북지원 관련 인도주의적, 일회적 의료품 공급 차원을 넘어 과학적이고 지속가능한 방역정책 수립과 실행을 돕는 중장기적 접근을 추진해야 한다고 제언했습니다.
이덕행 전 청와대 통일정책비서관은 북한에선 인도지원 문제에 대해서도 정치적 고려가 개입되기 때문에 단기적으로는 한국 정부나 민간단체 차원의 대북지원이 쉽지 않을 것으로 내다봤습니다.
이덕행 전 청와대 통일정책비서관 : 북한은 인도지원 문제도 정치적으로 이용하고 있고 특히 자력 갱생이라든지 외부의 영향력을 배제하려는 것, 그동안 쌓인 한국에 대한 불만, 앞으로 계속해야하는 핵과 미사일 개발 그리고 그에 대한 대북제재 등으로 쉽지 않을 것입니다.
또 북한은 10년 넘게 한국 정부의 지원을 거의 받지 않고 있다며 한국 민간단체, 국제기구, 또는 제3국 국가들이 포함된 방식의 지원을 추진해야 할 것으로 전망했습니다.
그러면서 중장기적으로는 북한 내 의약품 또는 기자재 생산 공장, 의료 인력의 외부 훈련 등 북한의 의료 능력을 증강시키는 방향의 지원이 이루어져야 한다고 제언했습니다.
기자 이정은, 에디터 오중석, 웹팀 김상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