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 코로나 상황 좋지 않을 가능성 높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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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 북한의 코로나 사망자 통계가 조작됐을 가능성이 제기되면서 현재 북한 내 코로나 상황이 좋지 않을 것이란 분석이 나왔습니다. 서혜준 기자가 보도합니다.

마틴 윌리엄스 스팀슨센터 연구원은 23일 미국의 북한 전문매체 ‘38노스’에 기고한 글에서 북한이 고의로 코로나 사망자 수 및 사망자 발생 시점에 대해 정확치 않은 정보를 발표했을 가능성이 있다며 북한 내부 상황이 알려진 것보다 훨씬 좋지 않을 것이라고 추정했습니다.

윌리엄스 연구원은 백신 접종을 하지 않은 북한 인구의 18%에 달하는 470만 명의 감염자 중 사망자가 73명으로, 치명률 0.002%라는 발표는 다른 국가들의 경우와 비교해 현저히 낮다고 설명했습니다.

전 세계적으로 현재 코로나로 인한 평균 치명률은 1.18%고 북한과 같이 국경을 비슷하게 폐쇄한 뉴질랜드의 경우도 0.1%라며, 북한의 낮은 치명률과 더불어 사망자가 발생한 시점에도 주목했습니다.

평균적인 사망 사례는 대부분 코로나 감염 2~3주 후 발생하게 되지만 북한의 경우 코로나 발병자가 가장 높은 시점이 되기 이전에 사망자가 가장 많았다는 겁니다.

북한 당국이 내놓은 코로나 발병∙사망자 수에 따르면, 지난 달 19일 코로나 발병자가 75만 4천여 명으로 최고치를 기록했는데 사망자 수는 지난 달 13일 21명으로 가장 많은 사망자 수를 발표했습니다.

북한 당국이 지난 23일 발표한 통계에 따르면 이날 약 1만 9천 500명의 감염자가 발생한 반면 사망자는 없었습니다.

윌리엄스 연구원은 북한의 처음 발병 사실 확인 이후 공개된 6명의 사망자 중 1명만 코로나 바이러스(비루스)의 변이로 알려진 오미크론이 원인이었다고 설명하고 나머지의 사인은 밝히지 않았다고 지적했습니다.

그러면서 이는 코로나 검사 장비가 부족하기 때문일 수 있다며 따라서 발표된 사망자 수보다 실제 코로나로 인한 치명률이 높을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습니다.

또 지난 2년 동안 코로나 감염을 부인했던 북한이 발병 규모 및 평양 등의 주요 도시의 폐쇄 필요성 때문에 코로나 발생을 인정할 수밖에 없었을 것이라고 평가했습니다.

북한 보건의료 전문가인 안경수 한국 통일의료연구센터 센터장도 24일 자유아시아방송(RFA)에 북한이 지난 2020년 국경을 봉쇄함으로써 감염원을 차단했지만 변이 바이러스의 빠른 확산 때문에 상황을 단속하기 어려웠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안 센터장 : (오미크론 변이) 특성 자체가 워낙 확산율이 높아요. 감기처럼 한 명이 걸리면 주변 사람이 다 걸리거든요. 그래서 그런 특성 자체가 북한 당국이 더 이상 침묵하기 어렵게 만든 거죠.

그러면서 북한의 통계는 신뢰할 수 없다며 “발열자가 정점을 찍었다가 계속 줄어들고 있다는 해석 방식이 오히려 오류가 계속해서 확산되는 이유인 것 같다”고 전했습니다.

한편 박기범 미 하버드 의대 교수는 21일 한미경제연구소(KEI)가 주최한 화상회의에서 아프리카 국가 중 말라위는 인구의 80% 이상이 코로나에 대한 항체를 가지고 있고, 코로나 바이러스가 풍토병, 즉 유행을 반복하는 질병이 됐다고 설명하며 북한도 비슷한 상황일 수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따라서 현재 코로나 바이러스는 북한에서 독감과 같은 질병일 가능성이 있다면서도 향후 새로운 변이 바이러스로 인해 대규모 확산이 발생한다면 북한이 어떻게 대처할 수 있을지는 의문이라고 덧붙였습니다.

기자 서혜준, 에디터 양성원, 웹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