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중국은 북한이 필요하다면 코로나19 백신(왁찐)을 지원할 것을 적극 고려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이런 가운데, 세계백신면역연합(GAVI·가비)은 코로나19 대응을 위해 북한 당국과 협력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이경하 기자가 보도합니다.
북한 김정은 총비서가 29일 코로나19 방역 부문에서 주민 안전을 위협하는 중대한 사건이 발생했다며 간부들을 질타한 가운데, 중국은 30일 북한을 도울 용의가 있다고 밝혔습니다.
왕원빈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30일 정례기자설명회에서 중국이 북한에 백신을 제공하고 있느냐는 질문에 즉답을 피하고 "북한이 필요하다면 중국은 북한에 대한 지원을 적극 고려할 의향이 있다"고 말했습니다.
이와 관련, 코로나19 백신 공동 구매·배분 국제 프로젝트인 '코백스 퍼실리티'(COVAX facility)를 통한 백신 공급을 관할하는 세계백신면역연합(GAVI·가비) 대변인은 대북 백신 공급 상황에 대한 30일 자유아시아방송(RFA) 질문에 "우리는 북한 당국과 계속 협력하면서, 우리가 지원하는 모든 국가들이 함께 코로나19에 대응할 수 있도록 돕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We continue to work with DPRK authorities, as we work with all the countries we serve, to help respond to the COVID-19 pandemic.)
북한은 국제 백신 협력체 코백스를 통해 아스트라제네카 백신 170만4천회 분을 올해 하반기 중 공급받을 예정이지만, 북한이 코백스의 백신 분배감시를 꺼린다는 의혹이 지속적으로 제기되고 있습니다.
이와 관련 가비 대변인은 북한에 대한 원격 분배감시나 분배감시 면제 가능성에 대한 질의에는 답변을 피했습니다.
그러면서 대변인은 현재 상황에 대한 진전상황이 있을 때, 이를 언론 및 대중과 공유할 것이라며 말을 아꼈습니다. (As we have updates on the current situation, we will share them with the media and the public.)
이와 관련, 미국 워싱턴 한미경제연구소(KEI)의 트로이 스탠가론 선임국장도 30일 자유아시아방송(RFA)에 "현 시점에서 북한의 현재 상황에 대해선 거의 알 수 없다"고 밝혔습니다.
하지만 그는 김정은 총비서의 발언은 북한에서 상당한 규모의 코로나19 감염자가 발생했으며, 방역 노력이 실패했음을 시사하는 것일 수 있다고 분석했습니다. (Kim Jong-un's statement, however, suggests that there is a significant outbreak of COVID-19 in North Korea and that their quarantine efforts have failed.)
특히 그는 북한의 경우 식량과 의료서비스 등에 대한 접근성이 결여되기 때문에, 코로나19 감염 지역을 봉쇄하는 조치를 취함에 따라 많은 사망자가 발생할 수 있다고 분석했습니다.
이어 그는 북한이 중국이나 다른 국가들의 지원을 받더라도 코로나19를 빨리 극복할 수 없는 상황이 될 것이라면서, 백신을 공급하고 배포하는 데에도 시간이 걸린다고 지적했습니다.
그러면서 스탠가론 선임국장은 북한이 중국 백신을 접종하지 않는 것보다 하는 게 바람직하지만, 중국 백신의 효능이 떨어지고, 새로운 변종에 취약할 수 있다고 밝혔습니다.
스탠가론 선임국장: 주민들에게 백신을 접종하기 위해 아무런 노력을 하지 않는 것보다 중국 백신을 접종하는 것이 더 바람직한 조치가 될 것입니다. 하지만 북한이 외부 원조를 받아들일지는 불분명합니다.
또 그는 북한 정권이 주민들에 대한 통제를 강화하기 위해 코로나19를 구실로 삼고 있다는 징후가 있다고 덧붙였습니다.
한편, AFP통신은 지난 29일 자체 집계를 인용해 백신 접종이 세계적으로 30억회분 넘게 진행됐지만, 북한 등 5개국은 예방 접종을 시작하지도 못했다고 밝혔습니다.
이 집계에 따르면 코백스를 통해 빈곤국들도 대부분 백신 접종에 나섰지만, 북한, 탄자니아, 부룬디, 에리트레아, 아이티 등 5개국은 아직도 백신 접종을 전혀 시작하지 못했습니다.
0:00 / 0: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