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북한이 최근 배정된 코로나19, 즉 코로나 비루스 시노백 백신(왁찐)을 다른 국가에 양보하겠다고 밝힌 데 대해, 일부 전문가들은 북한이 백신을 양보하지 말고 북한 주민들을 위해 신속히 도입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습니다. 지정은 기자가 보도합니다.
유엔아동기금(UNICEF·유니세프) 대변인은 지난 1일 자유아시아방송(RFA)에 "북한 보건성은 (코로나19 백신 공동구매·배분 국제 프로젝트인) 코백스가 북한에 배정한 시노백 백신 297만 회분을 코로나19에 크게 영향을 받은 다른 국가들에 재배정해도 된다는 뜻을 전했다"며 "전 세계적인 코로나19 백신 공급 제한과 일부 국가들에서 반복되는 (감염자) 급증 사태를 고려한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코백스는 올해 북한에 총 500만 회분에 달하는 아스트라제네카(AZ) 백신과 중국산 시노백 백신을 배정했지만, 북한이 이중 시노백 백신 297만 회분을 다른 국가에 양보하겠다고 밝힌 것입니다.
이와 관련해 미국 존스홉킨스 보건대학의 길버트 번햄(Gilbert M. Burnham) 교수는 1일 자유아시아방송(RFA)에 "(시노백 백신을 다른 국가에) 재배정하도록 (양보한 것은) 외교적 제스처, 즉 움직임일 수 있다"며 "혹은 북한의 코로나19 봉쇄 전략이 바이러스, 즉 비루스 를 차단하는데 성공해 북한 주민들은 백신 접종이 필요 없는 상황임을 전 세계에 알리려는 의도일 것"으로 추정했습니다.
하지만 번햄 교수는 북한 당국이 의도와 관계없이 효과가 입증된 코로나19 백신을 신속히 도입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북한에도 언젠가 바이러스가 유입될 수 있으며 "영양실조 등 여러 다른 건강 문제를 앓고 있는 북한 주민들에게는 (바이러스 유입이) 재앙적일 수 있다"는 것이 번햄 교수의 설명입니다.
그러면서 앞서 브라질에서 이루어진 임상시험에서 시노백 백신이 중증 예방 효과를 보였다고 설명했습니다.
앞서 시노백 백신은 최근 백신 접종 후에도 코로나19에 감염되는 사례가 늘어나면서 '물백신' 논란에 휩싸였지만, 세계보건기구(WHO)는 시노백 백신의 긴급 사용을 승인할 당시 연구 대상자들 모두에서 중증과 입원 예방 효과가 있었다고 설명한 바 있습니다.
미국 국가이익센터의 해리 카지아니스 한국 담당 국장 역시 이날 자유아시아방송(RFA)에 북한 전체 인구를 각 2회 접종하기 위해서는 북한이 현재 도입 가능한 백신을 종류와 관계없이 모두 지원받아야 하는 상황이라며 "(북한의 양보는) 매우 의아한 행보"라고 지적했습니다.
그러면서 "김정은 정권이 현재 백신 (효과에) 대해 의심하고 있을 수 있다"며 "혹은 당분간은 위기를 이용해 북한 주민들과 노동당에 대한 권력을 더 행사하려고 할 것"이라고 추정했습니다.
카지아니스 국장은 이어 "코로나19 치료제가 없는 한 북한은 백신이 필요하다"고 강조했습니다.
신영전 한양대학교 예방의학과 교수는 지난달 23일 한국의 시민평화포럼이 주최한 '북한의 인도적 위기와 남북협력의 길' 정책포럼에서 북한이 코백스에서 배정한 백신 이외 다른 백신을 선호하고 있을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신영전 교수: 북이 선호하는 모더나나 얀센 백신의 대량 확보가 어려운 것이 더 근본적인 문제가 아니냐, 저는 그렇게 생각합니다.
신 교수는 그러면서 북한 관영매체가 코로나19 감염여부를 진단하는 장비를 북한이 자력 개발했다고 보도했지만 이보다 백신 문제 해결이 더 시급하다고 강조한 바 있습니다.
한편, 2일 세계보건기구(WHO) 홈페이지에 따르면 WHO 194개 회원국 중 백신 접종이 시작되지 않은 국가는 북한과 부룬디, 에리트레아 등 총 3개국에 불과합니다.
기자 지정은, 에디터 양성원, 웹팀 김상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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