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 주민, 코로나 백신 접종에 비상한 관심

0:00 / 0:00

앵커 : 지난 9월 8일 북한 최고인민회의 시정연설에서 김정은이 코로나 백신 접종 문제를 언급하면서 북한 주민들이 코로나 백신에 큰 관심을 보이고 있다고 현지 소식통들이 밝혔습니다.

북한 내부 소식 안창규 기자가 보도합니다.

함경북도 경원군의 한 주민 소식통은 14일 “요즘 사람들이 모이면 코로나 왁찐(백신) 접종에 대한 이야기가 빠지지 않고 있다”며 “최고존엄(김정은)의 시정연설에서 왁찐 접종 문제가 언급되었기 때문이다”라고 자유아시아방송에 전했습니다.

소식통은 “경원군처럼 중국과 국경을 맞대고 있는 지역은 코로나 방역 기간 내내 더욱 힘들었다”며 “올해 초까지만 해도 국경 지역은 중국에서 악성 비루스(코로나)가 침투할 것을 우려해 다른 지역보다 당국의 단속과 통제가 훨씬 더 살벌했다”고 설명했습니다.

소식통은 “전국이 다 마찬가지겠지만 경원군에서도 지난 최대비상방역 기간 코로나 증상으로 앓다가 약이 없어 치료도 한 번 받아보지 못하고 사망한 사람이 적지 않다”며 “30세대가 채 안 되는 우리 인민반에서도 코로나 증상으로 가족을 잃은 집이 5세대나 되며 그중 한 집은 시부모까지 3명이 사망했다”고 말했습니다.

소식통은 “사람들은 누구나 우리도 다른 나라들처럼 전체 주민들이 코로나 왁찐 접종을 받았다면 이렇게 사망자가 많이 발생하지 않았을 것이라고 말하고 있다”며 “중국이나 다른 나라에서 일찌기 시작한 왁찐 접종을 우리는 왜 이제야 언급하는지 모르겠다”고 말했습니다.

소식통은 그러면서 “동네 주민들은 인민반장을 보기만 하면 왁찐 접종을 언제부터 시작할 것이라는 지시가 내려오지 않았냐고 물어본다”면서 “요즘 당국이 김정은의 시정연설 주요 내용을 대대적으로 선전하고 있지만 주민들이 관심을 가지는 것은 왁찐 접종에 대한 것뿐”이라고 강조했습니다.

이와 관련 양강도 혜산시의 한 주민 소식통도 같은 날 “요즘 우리나라 사람들의 최대 관심사는 (코로나)왁찐 접종을 언제 시작하는가 하는 것이다”라면서 “악성 전염병으로 가족을 잃었거나 약이 없어 고생을 겪었던 사람들은 왁찐 접종이 빨리 시작되기를 간절히 바라고 있다”고 전했습니다.

소식통은 “지난 8일 최고인민회의에서 한 시정연설에서 김정은이 직접 왁찐 접종 실시를 언급했다”면서 “지금쯤이면 왁찐 접종과 관련한 구체적인 지시나 행동이 있어야 하겠는데 아직까지 잠잠하니 답답하다”고 설명했습니다.

소식통은 “우리나라 사람들도 과학과 기술이 발전한 미국이나 유럽에서 생산한 왁찐이 안전성이나 효과가 우수하다는 것을 알고 있다”며 “질이 좋지 않은 중국이나 러시아산 왁찐을 맞는 것을 우려하는 시각도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소식통은 그러면서 “전국적인 왁찐 접종이 빨리 완료돼 악성 전염병에 대한 두려움 없이 마음 편히 살고 싶다”며 “동시에 지역 봉쇄나 이동 통제와 같은 비상방역과 관련한 단속과 통제도 싹 풀렸으면 좋겠다”고 강조했습니다.

한편, 앞서 국제 백신 공급 프로젝트인 ‘코백스 퍼실리티’를 운영하는 세계백신면역연합(GAVI·가비) 대변인은 지난 12일 자유아시아방송(RFA)에 북한에 제공할 충분한 양의 백신을 보유하고 있다며 “코백스는 북한이 코로나 백신 도입을 위해 요청한다면 기꺼이 백신을 공유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유니세프 측은 12일 자유아시아방송(RFA)에 지난주 발표된 북한의 코로나 백신 접종 계획에 대한 어떤 정보도 전달받지 못했다고 전했습니다. (UNICEF has not received any information regarding the proposed COVID-19 vaccination effort in DPR Korea, announced last week.)

이런 가운데 미국의 북한전문매체 'NK뉴스'는 최근 북한의 통계를 인용해 올해 초 코로나 확진자 발생을 시인한 이후 북한 당국은 450만 명 가량의 북한 주민들이 코로나 의심 환자로 분류됐다고 밝힌 바 있는데 그중 약 75명 만이 고열로 사망한 것으로 밝히고 있다고 전했습니다.

기자 안창규, 에디터 오중석, 웹팀 김상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