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정부 “북한 내 확진자 아직 없어…남북 방역협력 검토”

0:00 / 0:00

앵커 : 한국 정부가 아직까지 북한 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비루스) 감염증, 이른바 우한 폐렴 확진자가 없는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며 남북 간 방역 협력 논의 시점을 검토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서울에서 홍승욱 기자가 보도합니다.

지난 2일 보건성 당국자를 통해 아직 북한 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비루스) 감염증, 이른바 우한 폐렴 발병자가 발생하지 않았다고 밝힌 북한.

북한 내 우한 폐렴 발병 여부에 대한 당국의 첫 공식 확인이었습니다.

한국 통일부도 3일 북한 측의 발표대로 북한 내에 아직 우한 폐렴 확진자가 없는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며 관련 동향을 예의 주시하고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그러면서 우한 폐렴 방지를 위한 남북 간 방역 협력이 필요하다는 게 한국 정부의 입장이라고 밝혔습니다.

여상기 한국 통일부 대변인 : 한국 정부는 기본적으로 남북 간 방역 협력이 필요하다는 입장이나 현 상태에서는 한국 측 상황, 그리고 북한 측의 진전 상황을 봐가면서 논의 시점을 검토해 나갈 방침입니다.

우한 폐렴 방역을 위해 개성 남북공동연락사무소 운영을 잠정 중단하면서 신설한 서울·평양 간 전화선 등과 관련해서는 남북이 합의한 대로 오전 9시와 오후 5시에 정상적으로 통화가 이뤄지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북한은 이날 관영매체를 통해 우한 폐렴 예방을 위해 지난달 13일 이후 입국자들의 동태를 면밀히 감시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우한 폐렴의 최대 잠복기간이 14일 정도로 알려져 있는 점을 감안하면 현 시점부터 역산해도 지난달 20일 이후 입국자부터 감시하면 충분하지만 북한의 전염병 대응 역량이 취약한 만큼 강도 높은 대비에 돌입한 것으로 보입니다.

북한은 지난달 28일 국가 비상 방역체계를 선포하고 평양부터 지방에 이르는 신속대응조를 구성해 항시 대비태세를 갖춘 바 있습니다.

우한 폐렴이 최초 발병한 중국으로부터 관광객 뿐 아니라 정부 대표단의 입국까지 막았고 대중 무역통제 조치를 내리는 등 극도로 민감한 반응을 보여 왔습니다.

이런 가운데 지난 1일에는 관영매체를 통해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에게 우한 폐렴 발생 상황에 대한 위문서한을 보냈다고 밝히기도 했습니다.

또 북한 노동당 중앙위원회가 중국 공산당 중앙위원회에 관련 지원금을 보냈다는 소식도 함께 전했습니다.

김정은 위원장이 서한에서 ‘식구’, ‘친혈육’ 등의 표현을 쓴 것과 경제적으로 어려운 상황에도 중국에 지원금을 전달한 것은 북한이 중국과의 관계를 매우 중시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것이란 분석이 나옵니다.

한국 내 우한 폐렴 확진자는 3일 오전 9시 기준 모두 15명으로 확인됐습니다.

지난 주말 사이 4명이 추가 확진된 것으로 이들 가운데 10명은 ‘해외 유입’, 나머지 5명은 한국 내 ‘2차 감염’으로 각각 분석됐습니다.

오는 4일 0시부터 14일 이내에 중국 후베이성을 방문한 모든 외국인의 한국 입국이 제한되는 가운데 한국 정부는 이날 입국제한 지역을 중국 후베이성 외 지역까지 확대하는 방안을 지속해서 검토하겠다고 밝혔습니다.

김강립 한국 보건복지부 차관 : 한국 정부가 역대 감염병에 대해서 취한 것 가운데 가장 강력한 조치를 처음 시행했기 때문에 질병의 전파 양상이나 중국 내 확대 상황 등을 면밀히 주시하면서 필요성 여부를 계속 검토 하겠습니다.

한국 질병관리본부도 입국 제한지역을 단계적으로 확대하는 방안을 놓고 내부 검토를 계속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대한의사협회에 따르면 지난 2일 저녁 9시 기준으로 중국 내 1만 4천여 명의 우한 폐렴 환자 가운데 40% 정도인 5천4백여 명이 후베이성 바깥에서 발생했습니다.

우한 폐렴 확산을 막고자 개학을 미루거나 휴업한 한국 내 학교는 유치원 245곳과 초등학교 53곳을 비롯해 모두 336곳으로 나타났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