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코로나 19 확산에 북 관련 행사 ‘줄줄이 취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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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 중국에서 시작된 코로나 19, 즉 신형 코로나바이러스(비루스)가 최근 미국에서 빠르게 번지면서 북한 관련 행사가 줄줄이 취소되고 있습니다. 올해 말 미국 대선과 북한의 무성의 등으로 미북 당국자 간 접촉도 없는 상황에서 북한 관련 민간 분야의 관심도 줄어들 전망입니다. 김소영 기자가 보도합니다.

유엔에서 북한 인권 보고서가 발표되는 3월에는 미국에서도 북한과 관련한 다양한 행사가 열립니다. 그러나 올해는 신형 코로나19 여파로 북한 관련 행사 대부분이 연기 또는 아예 취소되거나 온라인 행사로 대체되고 있습니다.

특히 미국의 민간 연구기관들이 몰려 있는 워싱턴 DC의 경우 이번주 들어 북한 관련 행사들의 취소 소식이 잇따르고 있습니다.

12일 미국 평화연구소(USIP)에서 열리기로 한 한반도 평화 관련 전문가 토론회는 행사 전날 오전 신형 코로나 우려로 연기됐습니다.

12일 또 다른 민간연구기관, 헤리티지재단에서 열리기로 계획됐던 북한 인권 관련 행사 역시 취소된 상황입니다.

헤리티지재단 관계자는 11일 자유아시아방송(RFA)에 “당초 대중이 모이는 것을 우려해 온라인 행사로 대체하려던 계획을 전격 취소하기로 결정했다”면서 “신형 코로나 확산이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예상돼 향후 4주간 모든 대중 행사는 취소할 계획”이라고 전했습니다.

‘코리아 피스 네트워크’와 ‘위민 크로스 DMZ’가 한국전쟁 종전을 촉구하기 위해 이달 15일부터 17일까지 워싱턴 DC에서 열기로 한 연례대회는 7월 말로 연기됐습니다.

주최 측은 최근 전자우편을 통해 “신형 코로나 영향에 대해 심도있는 논의를 거친 결과160명 이상 등록을 해주신 뜨거운 관심에도 불구하고 행사를 미루는 것이 좋겠다는 결정을 내렸다”며 취소 소식을 알렸습니다.

워싱턴 DC에서 열리는 가장 큰 북한 인권 행사 중 하나로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가 19일 종일 개최하기로 한 북한 인권 행사 역시 온라인 행사로 대체될 예정입니다.

워싱턴 DC 민간단체의 군축협회(Arms Control Association)는 한달 이상 떨어진 4월24일 연례 핵군축 행사를 11월로 잠정 연기한다고 11일 밝혔습니다.

헤리티지재단의 브루스 클링너 선임연구원은 11일 자유아시아방송(RFA)에 북한 관련 대중 행사들의 잇따른 취소는 현 북한 문제에 대한 인식을 높이는 데 어려움을 줄 뿐 아니라 북한 전문가나 정책 결정자, 정부 관계자 간 소통의 기회를 줄인다는 점에서 부정적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클링너 연구원 : 대중 행사를 통한 세미나와 정책 권고 등은 대중들과 언론의 관심을 끌 수 있고, 문서로 볼 수 있는 내용 뿐 아니라 전문가들의 의견을 직접 들을 수 있습니다. 전문가 토론회, 간담회 등은 북한 전문가나 외교 관계자, 정부 관리 간 의견을 교환하는 자리가 됩니다. 연구기관에서 하는 행사들은 활발한 정책 논의와 조율에 중요한 역할을 합니다.

클링너 연구원은 또 오는 3월 말과 4월 서울에 있는 북한 정책 연구기관들과 갖기로 한 북한 정책 전문가 토론회가 신형 코로나로 취소됐다고 밝혔습니다.

한편 신형 코로나에 대한 우려로 일부 미국 연방의회 의원들은 자가 격리에 들어가는가 하면 의회 내 회의나 청문회가 취소될 것으로 보여 당분 간 대북정책을 포함한 미국의 외교정책 논의에도 적지 않은 영향이 예상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