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 ‘ 방역 중대사건’...코로나19 확산 앞선 예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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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북한 측이 코로나 19(코로나비루스) 방역조치와 관련해 '중대사건'이 발생했다고 밝힌 데 대해 공식 발표와 달리 북한 내 이미 코로나 19가 대규모로 발생한 것이 아니냐는 추측이 나오고 있습니다. 김소영 기자가 보도합니다.

북한 관영매체는 30일 구체적인 내용 없이 코로나 19 방역 부문에서 '중대사건'이 발생했다며, 김정은 노동당 총비서가 이와 관련해 간부들을 질책하고 인사를 단행했다고 보도했습니다.

세계보건기구(WHO)는 코로나 19 관련 '중대사건'에 대한 30일 자유아시아방송(RFA) 논평 요청에 추가로 아는 내용은 없다고 전했습니다.

에드윈 살바도르(Edwin Salvador) WHO 평양사무소장은 "(북한 관영언론) 보도 내용 외 코로나 19 방역 조치 실패로 인한 중대사건에 대해 알지 못한다"면서 "지난 24일 기준 북한 당국의 코로나 19 업데이트에 따르면 북한 내에는 아직 코로나 19 사례가 보고되지 않았다"고 밝혔습니다. (WHO is not aware of any report regarding a grave incident on a lapse in anti-epidemic measures, other than those being shared by the media. Based on the latest COVID-19 update from the government to WHO (as of 24 June), there are still no COVID-19 cases reported in DPR Korea.)

WHO의 최근 북한 코로나 19 통계에 따르면 지난 20일까지 북한 주민 3만 1천명 이상이 코로나 진단검사를 받았지만 여전히 확진자는 발생하지 않았습니다.

젤리나 포터(Jalina Porter) 미국 국무부 부대변인은 이날 전화 기자설명회에서 "이 보도와 김정은 총비서가 한 말에 대해 알고 있지만 덧붙일 언급은 없다"고 밝혔습니다.

포터 부대변인은 조 바이든 미국 행정부의 대북 백신지원에 관한 질문에 대해서는 즉답을 피한 채 외교를 중심으로 한다는 바이든 행정부의 외교정책 기조를 재확인했습니다.

이런 가운데 미 국가이익센터의 해리 카지아니스(Harry Kazianis) 한국담당 국장은 30일 자유아시아방송(RFA)과의 통화에서 이번 보도는 북한 내 코로나 19 확진 사례가 있다는 것을 암시하는 것이라고 분석했습니다.

카지아니스 국장: 북한은 코로나 19가 발생한 지난해 1월부터 확진 사례가 있었던 것이 분명합니다. 시간이 지나면서 북한이 국경 폐쇄를 다소 완화했고, 코로나 19가 북한 내에서 퍼져나가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카지아니스 국장은 일부 도시나 지역에서 코로나 19 사례가 발생해 전역으로 확산되는 데 따른 더 큰 위기 상황에 대비한 '예고'로서 이번 보도를 내보낸 것일 수 있다고 추정했습니다.

그러면서 김정은 정권에 대한 주민들의 불만을 불식시키기 위해 방역 조치를 관할하는 관리들의 탓으로 돌렸다는 겁니다.

대니얼 워츠(Daniel Wertz) 전미북한위원회(NCNK) 국장은 30일 자유아시아방송(RFA)에 중대사건에 대해 누구도 확실히 알기는 어렵다며, 여러 가지 가능성을 제기했습니다.

워츠 국장은 이 보도가 북한 내 코로나 19 사례가 발생했을 가능성을 암시하는 것일 수 있지만 고위 관리들이 당국에서 엄격하게 금지한 북중국경을 통한 밀수를 허용하는 등 방역 조치를 소홀히 한 데 대한 경고일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그는 일부 추정과 같이 북한 내 코로나 19가 발생했고, 이에 대한 국제사회 지원이 필요하다는 메시지로 속단할 수는 없다고 지적했습니다.

워츠 국장은 이번 보도가 북한 관리들을 겨냥해 코로나 19 방역 조치에 대한 주위를 환기시키고, 당의 명령을 따르지 않으면 곧바로 해임될 수 있다고 경고하는 대내용 메시지인 것으로 풀이했습니다.

한편 북한 내 소식통들은 최근 북한 당국이 코로나 19 방역을 이유로 7월부터 올해 12월말까지 휴교령을 내렸다고 전하기도 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