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지원단체 “트럼프 ‘북 코로나19 지원’ 의향 환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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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미국의 대북지원 단체들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최근 북한에 코로나 19, 즉 신형 코로나바이러스(비루스) 방역 협조 의향을 밝힌 데 대해 환영의 뜻을 나타냈습니다. 일각에서는 트럼프 대통령이 미국 내 코로나19 확산 상황에 우선 집중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습니다. 김소영 기자가 보도합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22일 백악관에서 최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에게 보낸 친서와 관련한 질문을 받고 "북한과 이란은 코로나 19에 대한 도움이 필요하다"며 "미국은 이들을 돕는 일에 열려 있다"고 말했습니다.

앞서 김정은 위원장의 동생인 김여정 노동당 제1부부장이 트럼프 대통령이 보낸 친서를 거론하며 미국이 코로나19 방역에 협조할 의향을 전달했다고 발표한 것을 확인한 겁니다.

미국의 대북지원단체 관계자들은 우선 미국의 북한 지원 의사에 긍정적인 반응을 내놨습니다.

미국 친우봉사단의 다니엘 재스퍼 담당관은 23일 자유아시아방송(RFA)에 미북 간 공동 관심사에 대한 협력 가능성은 환영할 만한 일이라고 말했습니다.

재스퍼 담당관은 "실제로 미국이 어떤 방식으로 북한에 신형 코로나 와 관련해 지원할지는 예상하기 어렵다"면서도 "먼저 민간 지원단체나 비정부기관(NGO)의 대북지원 길을 좀 더 넓힌다면 미국 정부 차원에서 좀 더 효과적인 지원이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습니다.

대북지원 단체들에 대한 제재 면제 기준을 넓히는 등 현존하는 인도주의 지원의 어려움을 줄이는 일이 먼저 선행되길 바란다는 겁니다.

재스퍼 담당관: 미국의 이러한 목표는 환영합니다. 미북 당국 간 협력이 가능한 분위기를 조성하기 위해서는 우선 민간 지원단체와의 협력 증진에 대해 논의하길 희망합니다.

대니얼 워츠 전미북한위원회(NCNK) 국장 역시 23일 자유아시아방송(RFA)에 "서한 원문이 공개되지 않아 트럼프 대통령이 정확히 어떤 내용을 전달했는지는 알기 어렵다"면서도 "미국이 국제단체들의 대북지원 제공과 제재에 따른 불필요한 절차들이 이러한 지원을 방해하지 않도록 하는 조치를 취하는 것이 절대적으로 필요하다"고 강조했습니다.

북한에서 의료 지원활동을 해온 재미한인의료협회(KAMA)의 박기범 교수는 이날 자유아시아방송(RFA)과의 통화에서 "코로나 19는 국제적인 보건 비상사태인 만큼 국가 간 협조가 기본"이라면서 미국이 북한을 지원한다는 의도는 긍정적이라고 평가했습니다.

박 교수는 그러나 미국 내 코로나 19가 빠르게 확산되는 상황에서 이러한 트럼프 대통령의 발표가 나온 것은 미국 국민들로부터 반감을 일으킬 수 있다고 우려했습니다.

박기범 교수: 일단 트럼프 대통령이 편지를 보냈다는 것 자체는 좋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지금 미국에서도 아시다시피 코로나 19 상황이 굉장히 심각한데 그런 시점에 편지를 보냈다고 하니…이건 좀 타이밍(시점)이 안 맞다고 생각합니다.

한편 노마 토레스 미국 연방하원 의원은 22일 온라인 사회관계망서비스 트위터에 트럼프 대통령의 대북지원 발표와 관련해 우려의 목소리를 전했습니다.

그는 "트럼프 대통령이 미국 국민의 생명을 구하는 '국방물자생산법'(Defense Production Act)을 집행하고 있지 않아 자국민들은 마스크를 직접 꿰매고 있거나 기증하고 있는 실정"이라며 "이런 때 김정은에게 연락한 것은 크나큰 불명예"라고 주장했습니다.

토레스 의원은 그러면서 "'미국우선정책'(America First)은 어떻게 된 것이냐"고 반문하기도 했습니다.

한편, 전시 상황에서 군수 물품 생산을 늘리기 위해 제정된 미국의 '국방물자생산법'은 대통령이 민간 부문의 생산에 개입해 필요한 물자를 공급할 수 있도록 하는 법으로 이 법을 시행하면 현 상황에서 마스크나 인공 호흡기 등의 물품 확보를 위한 생산 증대를 꾀할 수 있다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