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 중국 길림성과 다리로 연결되는 북한 양강도 혜산시 주민들은 28일 현재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비루스) 이른바 '우한 폐렴'의 심각성에 대해 잘 인식하지 못하고 있다고 현지 소식통들이 전했습니다. 양희정 기자가 전해드립니다.
일본 언론매체 아시아프레스 오사카 사무소의 이시마루 지로 대표는 28일 자유아시아방송(RFA)에 혜산시에서는 마스크를 착용한 주민이 10명 중 한 명꼴에 불과하다는 혜산시 취재협조자의 말을 전했습니다.
이시마루 대표 : 마스크는 결과적으로는 주민들이 (각자) 부담으로 시장(장마당)에서 구입을 해야 하는데, 중국제 마스크 하나가 중국 돈으로 5위안한다고 합니다. 그건 쌀값 반 킬로그램보다 비싼 가격이기 때문에 일반 서민들은 그것보다는 쌀을 사겠다고 하는 거죠.
아시아프레스의 조사에 따르면 북한에서 백미 1킬로그램은 중국돈 3.6원(지난 20일 현재 중국돈 1위안은 북한돈 1천 300원대)이라고 이시마루 대표는 설명했습니다. 그는 그러면서 좋은 마스크는 중국돈 12원까지 하는 것도 있다고 덧붙였습니다.
따라서 북한 보건 당국이 주민들에게 마스크를 제공한다든지 하는 보다 적극적인 예방 조치가 필요하다고 그는 지적했습니다.
북한 당국은 언론 매체를 통해 주민들에게 손 씻기와 마스크 착용 그리고 열이 날 경우 ‘병원에 가도록’ 홍보하는 한편 중국에서 북한으로 귀국한 사람들을 격리하고 있지만, 28일 현재 혜산시 보건 담당자가 직접 나서 주민들에게 병에 대한 자세한 설명이나 구체적 예방법을 주지시키고 있지는 않다고 이시마루 대표는 밝혔습니다.
이시마루 대표 : 내부 협조자의 보고를 들으면서 "공포감 같은 것은 아직도 없구나"라고 느꼈습니다. "중국에서 진짜 사람이 많이 죽어가고 있는가?" 그런 식으로 반문했습니다. 그러니까 아직까지 그 병의 심각성에 대해 사람들의 자각이 부족한 것 아닌가 싶습니다.
북한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28일 북한 당국이 중국 우한 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에 대한 예방대책을 철저히 세우기 위해 긴급조치들을 취하고 있다고 보도했습니다.
이시마루 대표는 그러나 복수의 현지 소식통에 따르면 혜산시와 중국을 잇는 국경 다리는 완전히 봉쇄되고 중국인의 입국을 차단하고 있지만, 출장으로 중국 길림성 장백현에 나가 있던 북한 주민의 귀국은 허용되고 있다고 전했습니다.
그는 그러면서 이 지역에서 환자가 발생해 격리됐다는 이야기는 아직 듣지 못했지만, 증상이 있는 사람들이 격리될 것을 우려해 신고하지 않을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