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북한 내 코로나19, 즉 신형 코로나바이러스(비루스)가 확산될 경우 최악의 상황에서 15만 이상의 사망자가 나올 수 있다는 예측이 나왔습니다. 북한의 인공호흡기 수도 최대 50개 인 것으로 추정됐습니다. 지예원 기자가 보도합니다.
미국 워싱턴DC 미국평화연구소(USIP)는 14일 '코로나바이러스가 북한에 미치는 영향'(The Impact of Coronavirus on North Korea)을 주제로 한 화상 전문가 토론회를 개최했습니다.
북한에서 의료 지원활동을 해온 재미한인의료협회(KAMA) 박기범(Kee Park) 교수는 이날 토론회에서, 북한 당국이 중국으로부터의 코로나 바이러스 유입 차단에 성공한 것으로 보인다고 평가했습니다. 북한 당국이 코로나19 사태를 완전히 통제했다는 겁니다.
북한이 1월 말 중국 당국의 후베이성 우한시 봉쇄조치와 거의 동일한 시점에 중국과의 항공 노선 및 국경을 신속히 폐쇄해, 북중 국경을 통한 바이러스 유입 위험도가 생각보다 높지 않기 때문입니다.
다만, 그는 의료체계가 매우 취약한 북한에서 코로나19가 확산될 경우, 북한 병원에 확보된 인공호흡기는 50개보다 적을 것으로 추정했습니다.
박 교수는 현재 북한의 병상 수가 3만 1천~33만 개, 이중 중환자실(ICU) 병상 수는 1.6%에 해당하는 500개~최대 5천개로 추정된다며, 지난 13년 동안 북한 일류병원과의 교류 경험에 미루어 더 적은 추정치가 현실에 근접할 것으로 분석했습니다.
그러면서 그는 최근 영국 임페리얼 대학의 코로나19 분석 모델에 북한도 포함돼 있다며, 북한에서 코로나19 확산 완화조치(mitigation measures)가 전혀 없다고 가정할 경우 15만 명 이상의 주민들이 코로나19로 사망할 것으로 예측했습니다.
박기범 교수: 코로나19 환자 1명이 3명 이상을 감염시키고 현실적이진 않지만 완화조치가 전혀 없다는 최악의 상황을 가정하면, 북한 내 사망자는 15만명을 넘어설 것입니다. 약 80만 개의 병상, 약 20만 개의 중환자실 병상이 필요할 것입니다. 북한의 (수용)능력을 넘어서는 것입니다.
다만, 그는 현실적으로 강력한 코로나19 완화조치가 조속히 실행돼 감염자 수를 75% 줄일 수 있다면, 북한 내 사망자는 약 7천 명 정도로 감소할 것이고 필요한 병상 수 역시 약 1만 3천개, 중환자실 병상 약 2,500개 수준으로 북한이 수용 가능한 범위에 있을 것으로 내다봤습니다.
이런 가운데, 키스 루스(Keith Luse) 전미북한위원회(NCNK) 사무총장은 이날 토론회에서, 북한의 코로나19 상황에 대한 보도와 정보의 많은 부분이 평양과 엘리트 계층 등을 주로 다뤄왔다며, 북한 내 시골지역, 감옥 수감자 등 소외된 계층에 대해서도 관심을 가져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한편, 제시카 리(Jessica Lee) 미국 퀸시인스티튜트 동아시아 프로그램 선임연구원은 이날 토론회에서, 코로나19로 인해 미국의 수도 워싱턴에서 북한 등 외부 도움이 필요한 국가에 대한 인도주의 지원을 더 수월히 하기 위한 문제가 논의되는 점이 흥미롭다고 말했습니다.
그는 또 미국 연방의회에서 13일 발의된 '대북 인도주의 지원 강화법안'이 고무적이라며, 코로나19 위기가 불확실한 미북 관계의 현 주소를 돌아보는 기회가 돼 양측이 실용적인 조치를 취하면서 직접적인 소통을 할 수 있는 공간을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0:00 / 0: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