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 코로나19로 인한 생활난에 부부싸움 증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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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북한에서 신형코로나 사태로 인한 주민 이동통제가 장기간 지속되면서 가정불화 사례가 증가하고 있다는 소식입니다. 생계가 어려워진 가정들에서 부부싸움이 심화돼 사회적 문제로 불거지고 있다고 현지 소식통들이 밝혔습니다.

북한 내부 소식 손혜민 기자가 보도합니다.

평안남도의 한 주민 소식통은 23일 "신형 코로나비루스 방역을 위해 당국의 통제가 장기간 지속되면서 주민 세대들 속에서 가정불화가 눈에 띄게 늘어났다"면서 "먹고 살길이 막막해진 가정들에서 심각한 부부싸움이 자주 일어나 동네 분위기가 어수선하다"고 자유아시아방송에 전했습니다.

소식통은 "코로나 방역 비상사태로 지역 간 주민이동이 장기간 통제되면서 장마당 이용객이 대폭 줄어들었고 장마당매대가 한산해졌다"면서 "자신의 거주지에서만 장사를 해야 하고 장마당 이용도 거주지 인근에서만 가능해 대부분의 주민들은 하루벌이도 제대로 할 수 없게 되어 신경이 날카로워져 가족들이 걸핏하면 부부싸움을 벌이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소식통은 이어서 "버스(서비차)정류장에서 장사꾼들을 대상으로 온반(국밥)을 팔아 식구를 먹여 살리던 여성주부들의 경우만 해도 코로나 사태로 서비차운행이 거의 중단되는 바람에 음식장사를 포기한 채 두 손 놓고 있다"면서 "가족을 먹여 살리는 장사를 할 수 없게 된 여성들은 그 화풀이를 남편에게 하는 바람에 부부싸움이 그치지 않는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소식통은 또 "여성들은 당장 먹을 식량이 없는 상황인데도 속수무책으로 공장에 출근하는 남편에게 공장에 가지말고 가족식량을 벌어오라고 소리치다가 남편의 폭력에 노출되고 있다"면서 "생계로 인한 부부싸움이 심각해지면서 이혼을 신청하는 가정이 늘어나고 있지만 당국은 아무런 대책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고 덧붙였습니다.

이와 관련 평안남도의 또 다른 주민 소식통은 24일 "지난 3월 성천군에서 장사를 하다가 신형 코로나비루스 감염 의심자로 분류되어 격리되었던 여성들이 태양절 이후 격리가 해제되어 집으로 돌아왔다"면서 "집에 도착한 여성들은 자신이 없는 동안 어린 자녀들이 먹을 것이 없어 꽃제비처럼 방랑구걸생활을 하고 있는 현실을 보고 남편에게 울분을 터뜨리고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소식통은 "코로나를 막는다며 방역당국은 격리 조치만 강화하고 격리된 사람과 그 부양가족들이 굶어 죽든 말든 외면하고 있어 주민들의 불만이 폭발하고 있다"면서 "당국에 대한 울분이 고스란히 남편에게 향하고, 남편들은 거세게 대드는 아내를 폭력으로 다스리려다보니 심각한 부부싸움이 자주 발생하고 있다"고 언급했습니다.

소식통은 이어서 "남편의 폭력에 여성들이 법적이혼절차도 없이 가출하는 경우도 많아 사회적문제로 되고 있지만 당국은 강 건너 불구경 하듯 한다"면서 "이에 주민들은 당국의 신형코로나 방역 목적은 주민 보호나 민생안정이 아니라 전염병으로부터 체제를 보호하려는 것이라며 당국을 비난하고 있다"고 강조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