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취자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저희 자유아시아방송에서는 최근 빠른 속도로 확산되고 있는 중국발 코로나비루스 감염증(우한 폐렴)에 대한 북한의 방역태세를 점검하는 의미에서 북한 내부소식 전문기자 두 분과의 대담을 마련했습니다. 저희 방송의 현지 소식통들이 전하는 북-중 국경 상황과 북한 내부의 움직임을 알기 쉽게 정리하기 위해 마련한 취재기자 대담입니다. 오늘 대담에는 자유아시아방송의 탈북 기자 김지은, 손혜민 기자가 참여했습니다. 저는 진행을 맡은 오중석 입니다.
-김 기자님, 손 기자님 안녕하세요? (안녕하세요) 먼저 북-중국경 지역의 상황에 대해 얘기해 보겠습니다. 우리 소식통들이 전하는 국경일대의 상황은 전하는 사람과 지역에 따라 다소 차이가 있는 것 같습니다. 어떤 소식통은 북중 국경이 완전 봉쇄되었다고 전하는가 하면 다른 소식통은 화물차를 포함한 모든 차량의 통행은 중단되었지만 소수의 인원은 아직 국경을 통해 출입국이 가능하다고 말합니다. 현재의 북중 국경 상황, 어떤가요? 김 기자님 먼저 말씀해주시죠.
김지은 : 지금까지 알려진 바에 의하면 북한과 중국이 국경세관을 완전히 닫은 것으로 보입니다. 북한당국이 지난 21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의 자국내 확산을 차단하려고 중국관광객의 입국을 중단한다고 통지하면서 22일 중국내 여행사들의 북한관광이 일제히 중단되었습니다. 중국여행사들에 언제 북한관광이 재개될지 문의한 결과 모른다는 답변을 들었습니다.
그렇다면 손 기자님은 어떻게 전해 듣고 있나요?
손혜민 : 북한당국은 신종코로나 비루스 폐렴에 대처해 처음에는 중국관광인 입국만 차단했습니다. 해외로 출장하는 간부들의 내왕은 허용했단 말이죠. 단 국경과 항구, 비행장으로 위생검역은 강화했습니다. 발병이 의심되는 사람들은 격리조치하도록 했습니다. 단둥-신의주 세관을 본다면요. 설명절 전날, 24일까지 무역트럭들과 사람들이 오갔습니다.
그러나 28일부터 상황은 달려졌죠. 설명절 연휴기간 중국에서 우한폐렴사망자가 증가하자 위기감을 느꼈던 겁니다. 북한당국은 즉시 신종 코로나 비루스전염에 대비해 국가비상방역체계를 선포했습니다. 전염병을 막는냐 못 막느냐 문제는 국가의 존망과 관련된 중대한 정치적 문제라고 공시했거든요.
북한이 중국보다 먼저 북중무역트럭을 막았습니다. 또 국적에 관계없이 북한입국자는 차단하라는 중앙의 지시도 내려왔거든요. 신의주세관에서 근무하고 있는 현지 소식통은 북중 국경이 완전 봉쇄되었다고 분명하게 전했습니다.
그런데 어제(28일), 평양사람들이 단둥세관에서 압록강다리를 걸어서 신의주세관으로 귀국했는데요. 원래는 택시나 버스를 타고 나가거든요. 우환 폐렴확진자가 단둥에서 나타나자 중국에 체류했던 평양사람들이 급히 귀국을 요청했다고 대북소식통이 급히 전했습니다. 그러니까 ‘아직 세관이 완전 막히지는 않은 것 같다’는 소식도 들려오는 겁니다.
말하자면 북한이라는 나라는 비상사태상황마저도 신분과 사업상 중요도에 따라 귀국에 차별을 둔 거죠. 이처럼 이중시스템이 작용하면서 북중 국경 상황소식은 조금 차이가 있는 것입니다.
-중국 주재 북한영사관이 북한입국 비자 발급을 중단하고 중국에 있는 북한 무역일꾼들의 귀국을 금지했다는 소식도 있었는데요.이런 상황인데도 북한으로 입국하거나 북한에서 중국으로 나오는 사람들은 어떤 사람들일까요. 아무래도 필수 인원만 출입국을 허용할 것으로 생각되는데요. 손 기자님 먼저 말씀해 주시죠.
손혜민: 네. 좀 전에 말씀드렸다시피 북한당국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전염이 심각한 상황에서도 이중적인 태도를 보이고 있거든요. 중국에서 일하는 일반 노동자들과 무역일꾼들의 귀국은 철저히 금지되어 있습니다. 중국현장에서 관리일꾼들이 자국민들이 전염성폐염환자가 발생하지 않도록 대책을 세우도록 강구하는데만 그칩니다.
반면 고위간부 가족들은 귀국이 허용되었습니다. 단둥만 놓고 봐도 평양간부의 아내가 큰 피복공장을 중국인과 경영하거든요. 또 심양이나 단둥에서 카페, 호텔을 경영하는 사람중에 고위간부 자녀들이 있습니다. 단둥에서 우환 폐렴확진자가 발생했다는 공포가 퍼지자 이들이 특혜를 받으며 귀국하고 있고요. 바로 평양으로 들어가지는 못하고 신의주에서 격리되었다고 합니다.
또 평양과 신의주에서 긴급하게 실무처리를 해야 하는 무역간부들은 귀국은 하지 못하고현재 단둥에서 평양본사로 팩스를 보내거나 전화로 업무를 본다는 소식이 방금 전해졌습니다.
김지은 : 현재 북한에서 많은 사람들, 특히 화교들이 춘절명절을 쇠려고 중국에 나와있습니다. 이들에게 확인한 결과 북한당국으로 부터 귀국일정에 관해 아직 어떤 통보를 받은 것이 없다고 합니다. 때문에 이들은 춘절명절이 끝나면 제 날짜에 북한으로 돌아가야 하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코로나비루스 감염증의 확산 정도에 따라 머지않아 북중국경이 완전 봉쇄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데요. 과거 사스와 메르스 감염사태 때도 일시적으로 국경이 봉쇄되었던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앞으로 국경봉쇄 가능성이 크다고 보십니까? 김 기자님.
김지은 : 한마디로 제 소식통들은 북-중 세관업무가 장기간 완전중단될 가능성은 낮게 보고 있습니다. 그동안 중국정부가 유엔의 대북제재속에서도 북한과의 무역교류를 계속해왔고 그 외에도 암묵적인 방법으로 국경에서의 밀무역을 진행해온 것이 그 이유입니다. 중국인의 북한관광은 상당기간 중단되겠지만 무역 관계자들은 춘절이 끝나는 2월 2일에 북-중 세관업무가 재개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습니다.
-손 기자님은 어떻게 생각하시는지요
손혜민 : 제 소식통들은 김기자님 소식통들과 조금 다른 의견을 갖고 있는데요. 당연히 국경은 철저히 봉쇄될 거라는 얘깁니다. 사스 전염병 사례를 본다면요. 그때가 2003년이었죠. 당시 북한당국은 외화벌이무역의 70%를 차지하는 1급 세관이었던 신의주세관까지 폐쇄했었어요. 남양, 온성세관 등 2급세관들도 완전 봉쇄했습니다.
그런데 지금 북한당국은 사스나 메르스전염병보다 더 예민하게 긴장한 모습이거든요. 보건 시설도 낙후하고, 변변히 먹지도 못하는 주민들이 바이러스에 전염된다면 사망으로 끝나는 게 아니라 김정은체제의 근간이 흔들리 수도 있다고 보는 것 입니다.
-국경을 봉쇄한다고 하지만 북-중 간에 활발히 이뤄지고 있는 개인 밀수까지 완전히 막기는 어렵지 않을까요? 밀수행위를 통해서도 비루스가 전염될 수 있을텐데 북한과 중국 당국이 방역을 위해 개인 밀수행위까지 확실하게 단속할 수 있을까요?
손혜민 : 그게 문젭니다. 오히려 밀무역은 더 성행하지 않을까 우려스러워요. 사스전염병으로 신의주세관무역이 봄철에 막혔거든요. 그때부터 용천, 의주 등 압록강밀무역장은 가관이었습니다. 크고 작은 밀선들이 중국변방대를 끼고, 또 북한 국경경비대를 끼고 바다공해상에서, 그리고 양국 국경에서 밀수가 단행되던 현장을 직접 목격했던 기억이 아직도 생생합니다.
김지은 : 제 소식통들은 북-중 국경에서 개인밀수는 여전히 행해지고 있다고 말합니다. 북한과 중국당국도 개인 밀수까지 완전히 단속하지는 않을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다만 식품과 축산물의 밀수는 강하게 통제하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습니다. 식품에 해당하는 북한산 사탕과 과자는 밀수 품목에 여전히 포함되어 있는 것으로 확인되고 있습니다.
다만 춘절 연휴기간에는 개인밀수도 거의 중단된 상태입니다. 밀수꾼들도 명절을 쇠기 때문이지요. 하지만 현재 많은 밀수 물품이 국경에 집결되어 춘절연휴가 끝나기를 기다리고 있다고 합니다.
-보도에 따르면 북한당국이 모든 입국 외국인을 대상으로 비루스 감염여부를 검사하고 국경에서 가까운 특정지역에 한 달 이상 격리수용한다고 들었습니다. 현지 소식통들은 입국하는 북한주민들에 대해서도 엄격한 위생검사와 격리수용을 적용한다고 전하고 있는데요. 북한주민 입국자들에 대한 격리수용이 진행되고 있는지 궁금합니다.
김지은 : 북한당국은 전염병이 돌게 되면 외국에서 귀국하는 내외국인을 모두 일정한 격리시설에 격리시키는 대책을 취합니다. 짧게는 한 달, 길면 세 달까지 격리시키는데요. 문제는 격리시설의 상태가 너무도 허접하다는 것입니다. 그리고 격리된 상태에서 주민들이 자체로 식사와 치료약 들을 해결하도록 하고 있습니다. 때문에 난방이 안되는 차디찬 격리시설에서 제대로 된 식사도 보장받지 못하고 정작 전염병이 아닌 다른 병으로 죽음을 맞이하는 경우도 종종 발생하게 됩니다. 결국 입국자를 격리하는 방법으로 방역의 효과를 본다고는 할 수 없습니다.
예, 손기자님은 어떻게 파악하고 계세요?
-손혜민: 이 소식도 오늘 오후에 들어온 건데요. 지방주민보다 평양주민들은 더 철저히 격리됩니다. 신의주세관으로 1월 중순 이후 입국해 평양으로 들어간 사람들은 모두 중앙위생방역소와 평양보건소의 철저한 추적검사를 받는다고 합니다. 감기 기운이라도 있으면 무조건 격리당하게 되구요.
-이번에는 북한 내부 상황에 대해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국경에서 가까운 신의주나 혜산시 등에서 어떤 방역대책을 세우고 있는지, 주민들은 자체적으로 어떻게 대비하고 있는지 알려진 게 있습니까? 손 기자님.
손혜민 : 27일부터 국경지역 주민들의 이동금지령이 내려졌다는 소식입니다. 특히 국경주민들이 평양으로 몰래 들어올 경우 최고존엄의 신변을 위협하는 반역자로 취급하겠다는 통보가 전해졌구요. 지역 간 이동도 급한 공무가 아니면 철저히 금지되었습니다. 지난 기간 위생방역증만 있으면 이동을 허락하던 시기와는 완전 다른 거죠.
-북한은 전염병에 대한 방역체계가 매우 취약한 것으로 알려져있는데요. 그래도 북한당국이 코로나비루스 방역을 위해 어떤 조치들을 취하고 있는지, 또 어느 정도 효과가 있는 것인지 과거의 예에 비추어 설명해주시겠습니까?
김지은 : 과거 사스나 메르스 같은 전염병은 다 중국을 통해 북한으로 유입된 것입니다. 어떤 전염병이 발생하여도 북한당국의 국가적 방역체계가 효과적으로 작동하는 것을 찾아보기 어렵다고 합니다. 그저 손 씻기와 물 끓여먹기 같은 원시적인 방법을 방역대책이라고 내놓는 형편입니다. 하지만 특별공급대상인 고위층에 한해서는 예방접종을 해주고 일반인 접촉이 통제됩니다. 일반 주민에 대한 예방주사 접종은 90년대이후 사라진 것으로 파악되고 있습니다.
손혜민 : 북한의 방역조치라는 게 국경과 주민이동 차단이거든요. 국경을 통제해서 그런지 사스전염병도 크게 번지지는 않았어요. 이번에도 국경을 봉쇄하면 급한 대목은 막을 수 있을 겁니다.
그러나 위생방역소의 부정비리가 심각하거든요. 주민들은 어떻게든 이동을 하면서 장사를 해야하기 때문에 방역소가 발급한 위생방역증이 필요합니다. 방역증 기간이 일일기간으로 되면 매일 사야되는데요. 뇌물을 주고 방역증을 구매하고 국경지역으로 오가느라면전염병을 완전 막는다는 전제가 없습니다. 특히 이번 신종 코로나비루스는 사스보다 전염속도가 훨씬 높지 않습니까.
-이번에는 러시아와의 무역에 대해서 알아보겠습니다. 북한은 러시아와의 무역과 인적 교류는 평소대로 진행하고 있나요?
김지은 : 그렇습니다. 북한과 러시아와의 무역과 인적교류에는 별로 큰 차이가 없는 것으로 보입니다. 러시아와 북한의 무역과 인적 거래는 크게 두가지로 볼 수 있습니다. 하나는 밀가루를 비롯한 식량과 연유(석유류)에 의한 물적 거래이고 또 하나는 인력 수출입니다.
하지만 북한과 러시아를 오가는 국제열차편이 정기적으로 운행하는 것을 보면 양국간의 물적 교류에서 변화는 크게 없다고 판단됩니다.
-평양시당국과 시민들이 이번 코로나비루스 사태에 어떻게 대비하고 있는지도 궁금합니다. 평양의 소식통을 통해 뭐 좀 알려진 게 있나요? 손 기자님.
손혜민 : 평양은 최고수뇌부가 자리잡고 있습니다. 중앙에서 직접 틀어쥐고 평양시 각 구역 위생방역국과 구역 병원 담당의사들이 세대별 왕진을 하도록 조치하고있습니다. 열이 있는 환자들을 체크하구요. 이미 기관지 천식이나 폐염을 앓고 있는 주민들은 면역이 약한 추가조사대상으로 분류한다고 합니다.
인민반에서는 방역국 직원들이 전염병에 대처해 마스크를 사용하고, 손 씻기를 자주 하라고 강연회가 진행되지만요. 예방에 필요한 마스크나 치료제는 전혀 공급되지 않습니다.
김지은: 북한당국은 코로나비루스에 대한 예방책의 일환으로 지역간 교통을 통제하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습니다. 특히 국경연선의 주민들이 평양과 내륙으로 이동하지 못하도록 통제가 심화되었다고 합니다. 방역당국이 분명한 예방대책을 내놓지 못한 채 주민이동을 철저히 단속하겠다는 의지만 전달한 것입니다.
- 네, 현지소식통들이 전하는 내용과 두 분 기자의 말씀을 종합해 보면 북한당국의 방역대책은 무조건 빗장을 걸어 잠그고 사람과 물자의 왕래를 차단하는 것 외에 뚜렷한 대책은 없는 것 같습니다. 이번 사태가 장기화 할 경우, 생필품 부족으로 인한 북한주민들의 고통이 클 것으로 예상됩니다. 아무쪼록 북한당국이 주민들의 입장을 헤아려 코로나비루스 확산방지 대책을 강구함으로써 주민들의 희생을 최소화 해주기를 바랄 뿐입니다. 이것으로 오늘 대담을 마치겠습니다. 김 기자 님, 손 기자님 감사합니다.
(감사합니다)